박원석 의원(정의당 정책위의장)은 추석연휴 쉬지 못하는 청소노동자들에 관하여 KBS제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인터뷰를 하였다.
KBS 제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 입니다' 인터뷰 전문
2013년 9월 20일 오전 7시 40분
홍지명
추석연휴 귀성, 귀경길 교통체증 때문에 힘들다는 분들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고충도 명절, 휴일 구분 없이 제대로 쉬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어쩌면 배부른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습니다. 연휴에 쉬지 못하는 사람들 얼마나 많은 걸까요? 정의당의 박원석 의원 연결 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원석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이제 추석연휴, 내일 모레까지인데 명절 맞아서 당에서들 인사 많이 다니셨죠? 한가위 민심 어떻게 느끼셨습니까?
박원석
아무래도 지금 정국이 꽉 막혀있어서 국민들 우려가 굉장히 크시고요, 특히 추석연휴 직전에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 간에 3자회담에 기대를 많이 걸었는데 기대만큼 어떤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국민들로서도 굉장히 답답해하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그러니까 정치권에 대해서 여러 가지 우려와 걱정들이 많으셨다, 그렇게 들으셨군요?
홍지명
이번 연휴가 비교적 길다지만 충분히 쉬지 못하는 근로자들도 많습니다. 어떤 업종의 어떤 분들로 파악되고 있습니까?
박원석
우선 명절 때 대표적으로 바쁜 업종이 우체국 노동자들, 그리고 택배, 배달 노동자들, 그리고 전화 상담원 노동자들, 그리고 편의점과 같은 곳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업종으로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명절에 쉬지 못하는 업종 전체를 산정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생각한 것보다 굉장히 많은 노동자들이 명절에 쉬지 못하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홍지명
네. 사실 뭐 우리 방송국 근무자들도 쉬지 못하고 있는데, 그 얘기는 좀 안 해주시네요? (웃음) 추석연휴 전에는 정의당 지도부가 다산콜센터 노동자들과 도시락 미팅을 가졌다고 들었습니다. 이 분들도 비정규직이라고 들었는데 어떤 고충들을 많이 토로하셨는지 좀 궁금합니다.
박원석
다산콜센터가 동대문구 신설동에 위치 해 있는데요, 점심을 먹으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우선은 다산콜센터 노동자들은 3개의 회사에서 500명 정도 파견이 돼 있는데요, 여러 가지 고충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점심시간에도 민원상담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11시부터 3시까지 50명씩 교대로 시간을 하고 있었습니다.
홍지명
계속 이제 전화를 받아야 되는 그런 상황이군요.
박원석
그렇죠. 그리고 또 제때 식사를 할 수 없거나, 짧은 시간에 식사를 마쳐야 되기 때문에 그날도 많은 분들과 얘기를 나누기는 대단히 어려웠고요, 또 한 가지 많이 알려진 사실이긴 합니다만 감정 노동의 어려움입니다. 서비스 노동자들이 주로 겪는 그런 감정노동이라는 것은 유형으로 측정되지 않는 무형의 노동 형태인데 특히 콜센터 직원 같은 경우에는 욕설이라든지 모욕적인 말을 듣는 경우들이 굉장히 많고요, 이런 것에 대해서 대응지침 같은 것을 내놓기는 했지만 사실상 한 번 걸려온 전화를 끊을 수가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규정상. 그래서 이 문제는 그런 어떤 감정노동의 문제를 고려했을 때, 욕설이나 모욕적인 전화에 대해서는 즉흥적으로 좀 끊을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방지규정 같은 것도 좀 필요할 것 같고요, 궁극적으로는 이게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서 감정노동까지 법의 범위 안에서 보호할 수 있는 어떤 방안을 고려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그렇군요. 그래서 다산콜센터 노조가 임금인상과 노조 활동 보장을 요구하면서 부분 파업을 하다가 최근에 사측과 이제 교섭이 타결 되면서 정상업무에 들어갔는데 문제는 서울시 직고용이 앞으로의 과제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더군요. 어떻게 좀 대화가 진행이 되고 있습니까?
박원석
우선은 대화는 서울시와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요, 노동조합과 다산콜센터 노동자들 고용하고 있는 업체들의 위임을 받은 경총과 4월부터 진행을 하고 있고요, 9월 6일 날 협상이 타결이 돼서 임금 3% 인상, 설과 추석과 같은 명절 상여금 5만원 인상, 노조 활동에 대해서 부분적인 보장, 이런 것들이 타결이 됐습니다. 비록 타결은 됐지만 간접고용의 구조적인 문제점이 다시 한 번 확인이 됐습니다. 서울시 임금인상 가이드라인이 5.6%였는데요, 이런 임금 가이드라인으로는 저임금 구조를 해결 할 수 없고요, 또 교섭과정에서 외주업체의 중간 착취구조, 이게 확인이 됐는데 교섭기간 내내 사측에서는 직원들의 복지 등등의 비용에 한 푼도 지불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직접 고용을 통해서 중간착취 비용을 노동조건 개선으로 전환할 수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2014년 서울시 예산안에 이런 내용들이 분명히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홍지명
콜센터 상담원을 명절에 가장 바쁜 직업가운데 하나로 예를 들어서 얘기를 해 봤습니다마는 이렇게 쉬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수, 전체적으로 얼마나 되는지, 혹시 파악이 된 게 있습니까?
박원석
명절에 쉬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계량적으로 산출하기는 어렵습니다. 대신에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 비중이 얼마나 높은지는 통계가 나와있고요. 올 해 3월 달 통계청 경제활동 인구조사 부가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비정규직 노동자는 약 880만 명입니다. 전체 노동자의 46%가 좀 넘고요.
홍지명
거의 절반 가까이 되는군요?
박원석
그렇습니다. 선진국들이 비정규직 비중이 대략 2~30% 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굉장히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홍지명
이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실 뭐 마음 놓고 쉬지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쉬더라도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는데, 어떤 불이익들을 겪어야 되는 겁니까?
박원석
휴일문제는 예전보다 많이 개선된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정규직이 쉬면 그 자리를 비정규직이 채우는 그런 관행은 현재도 여전히 진행이 되고 있고요, 예를 들면 최근에 정부와 여당에서 대체휴일제를 관공서에서만 실시를 하고 민간부분은 자율에 맡기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요, 그렇게 자율에 맡기게 되면 하청업체나 용역업체에 고용된 더 넓은 의미에서의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의 차별은 더욱 심화될 것이 매우 높습니다.
홍지명
그런데 대체휴일제 말씀을 하셨으니까, 공공부분부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일반 기업도 따라가지 않겠나, 라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어요?
박원석
그렇지는 않을 것 같고요, 우선 지난 3,4월에 국회에서 논의되던 법률안에 따르면 민간기업도 공휴일에 의무적으로 쉬어야 되고, 모든 공휴일에 대체휴일제를 시행하는 그런 법안이 논의가 돼 왔습니다. 그렇게 보면 이번에 당정협의에서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대체휴일제는 오히려 후퇴 된 내용이라고 볼 수 있고요, 국민들 다수도 민간기업까지 포함한 그런 대체휴일제 전면도입에 찬성을 했는데요, 직장인들 90%이상이 대체휴일제 찬성을 하고 있고, 또 자영업자들이나 경영자를 포함한 과반 수 이상이 찬성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렇게 다수가 찬성하고 있는데 반쪽짜리 대체휴일제를 시행하겠다는 것은 대단히 불충분하고 부족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네. 재계에서 반대하고 있는 만큼 사실 이 부분은 다수가 찬성하더라도 그 파급, 영향 이런 건 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요.
박원석
그게 아마 경제적 효과 때문에 그렇다고 볼 수 있는데요. 외국의 사례를 보면 오히려 대체휴일제로 인해서 여행업이라든지 레저라든지 또 교육산업 이런 데서의 어떤 내수 진작 효과, 생산 유발 효과를 크게 냈기 때문에 사실은 지금 뭐 그런 기우를 가지고서 대체휴일제를 반대하는 것은 별로 근거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네. 알겠습니다. 비정규직 얘기로 돌아와서요. 사실 명절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지만 대부분 상여금 지급에서도 차별을 겪지 않습니까?
박원석
네. 우선 현행법에서는 상여금과 같은 임금에서 정규직과 차별을 두는 것을 금지를 하고 있습니다. 근데 현실에서는 여전히 차별을 받는데요. 왜 그러냐 하면 법에서는 동종업무 종사자라는 비교대상이 있을 때만 차별로 보는데, 아예 한 업무를 모두 비정규직에게만 이렇게 주게 되면 비교대상이 사라져서 법적으로는 차별이 아닌 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유통업체 계산원들 같은 경우에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은데 이 캐셔들을 모두 비정규직으로 사용하면 일반 사무직에 비해서 적은 상여금을 줘도 현행 기간제법에서는 차별이 아닌 게 되는 것이죠. 굉장히 큰 문제점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홍지명
자, 그래서 지금 이야기한 것들이 바로 노동시장에서의 차별과 양극화의 단면인데 어떻습니까? 이런 문제를 좀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필요하고, 뭐부터 해나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박원석
저는 임금 문제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비정규직의 임금을 정규직의 임금과 같거나 오히려 높게 만들어야 된다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비정규직 문제의 절반 이상은 해결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기업들이 비정규직 고용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고용유연성을 위해서라고 주장합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비정규직의 싼 인건비 때문에 임금 따먹기를 하고 있는 거죠. 근데 그런 기업들로서 기업들 입장에서 봤을 때 비정규직을 쓰는데 정규직과 같은 비용이 든다면 회사에 대한 충성도나 또 업무숙련도가 낮은 비정규직을 굳이 쓸 이유가 없게 됩니다.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고용안정성을 포기하는 대신에 높은 임금을 받는 것이 저는 뭐 사회정의에 비추어봤을 때 합치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여러 선진국들에서도 실제로 비정규직 임금이 정규직보다 높은 경우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홍지명
연휴에 쉬지 못하는 분들 이야기 해봤습니다. 그런데 연휴에 쉬지 못한다고 모두 부정적으로만 볼 건 아니지 않는가? 하는 주장도 있어요. 예를 들어서 주문량이 밀려서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잔업을 한다든지, 또 추가 작업을 하고 그에 따른 정당한 보수를 받고, 근로자들이 또 기꺼이 추가 작업에 참여해준다면 굳이 이걸 백안시 할 필요는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박원석
물론 그런 면도 없지 않아 있을 텐데요. 그래도 이 추석 명절과 같은 연휴에 가족들과 함께 휴일을 보내지 못하고 그것이 자발적이든 혹은 비자발적이든 근로를 하기 위해서, 노동을 하기 위해서 직장에 나가야 된다는 것은 굳이 그렇게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이제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 그 경우는 조금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고용, 피고용 관계에 있어서 그런 연휴에 쉬지 못하고 노동을 한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봐도 그것이 어떤 자발적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홍지명
네. 일단 빨간 날은 좀 쉬자, 이런 얘기군요?
박원석
네, 네. 그렇습니다.
홍지명
네. 알겠습니다. 오늘 설명 감사합니다.
박원석
네. 고맙습니다.
홍지명
정의당의 박원석 의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