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천호선 대표·심상정 원내대표·박원석 당 국정원개혁특위 위원장, 국정원 전면개혁 촉구 청와대 공개서한 발표 기자회견 모두발언
일시: 2013년 9월 12일 오전 11시
장소: 청와대 앞 분수대
■천호선 대표
제 생각은 이 서한에 다 담겨있기 때문에 긴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단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마도 오늘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기대를 가지고 호소를 드리는 마지막 날이 될 것입니다. 오늘 이후 어떤 답변이 없다면 우리 정의당과 시민들은 보다 결연한 행동에 나서게 될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심상정 원내대표
심상정입니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러시아, 베트남 순방을 마치고 어제 귀국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전 세일즈 같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도 있습니다만, 호치민 묘에 들러 헌화함으로써 아픈 역사를 달래고 베트남 국민들에게 진솔하게 다가가려 노력했던 것은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여독이 채 풀리지 않으셨겠지만, 국정원 개혁을 위한 대통령의 결단만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의 피로도는 한계에 달했기 때문에 저희 정의당이 오늘 이 자리에 올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야당 대표들이 시청앞 광장에서 여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가을에 접어들었습니다. 민생을 살피기 위해서 밤낮으로 불을 켜야 하는 국회는 지금 공전상태입니다. 국회의 파행과 정치의 파국에 대통령의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은 비단 저와 정의당만의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정보기관을 바로잡고 민주적 헌정질서를 바로 세워야 하는 책무를 그 동안 방기했습니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기구입니다. 그리고 야당과 국민들이 무려 지금 3개월째 국정원 개혁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해외순방 직전에 대통령께서 곧 국정원의 셀프개혁안이 제출될 것이라 말하는 것을 듣고 귀를 의심했습니다. 청와대와 시청 앞의 거리는 불과 3킬로미터 밖에 되지 않는데, 대통령과 민심의 거리는 천 리나 되는구나,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음지에서 일하지 않고 양지로 나와서 한국사회를 진동시킨 국정원은 다시 음지로 되돌려 보내야합니다. 국민의 감시와 견제 속에 바로잡아야 합니다. 대통령께서 국정원 개혁과 관련해서 하셔야할 가장 첫 번째 임무는 국정원의 국기문란 사건과 일련의 일탈행위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정치권에 부역하고 정보장사를 하는 사람은 이익을 보는 것이 아니라 결국 패가망신할 거라는 분명한 교훈을 줌으로써 국정원의 기강을 확실히 바로잡는 것이 대통령이 해야 될 첫 번째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정원 개혁의 의지를 확고히 천명해 주셔야 됩니다. 그와 함께 각 정당에서 내놓은 국정원 개혁방안을 가지고 국회가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개혁을 뒷받침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유신독재시절이 아닌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민주주의 정치 체제의 한 부분으로서의 대통령의 직무를 자각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하는 것, 그것은 정치적 실패를 의미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대통령의 사명중의 하나입니다. 오히려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를 책임있게 수행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튼튼함을 보여주고, 그래서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정권의 정통성을 강화해나가는 일이 될 것입니다. 대통령의 결단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합니다.
■박원석 당 국정원개혁특위 위원장
이미 국민들이 국정원 개혁을 촉구하면서, 그리고 지난 대통령 선거 시기에 있었던 국정원의 국기문란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면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온 지 4개월이 돼 갑니다. 지난 4개월 동안 국민들이 요구했던 것은 복잡한 것이 아닙니다.
민주헌정질서 안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서 대통령이 책임지고 그 진상을 규명하고, 마땅히 책임져야할 책임자들을 처벌하고 그리고 다시 이런 불행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세워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국민들에게 대통령이 답하신 것은 지난 대선 국정원으로부터 도움 받은 것 없다, 국정원의 개혁은 국정원이 스스로 알아서 하라는 답뿐이었습니다.
국민들 정말 절망스럽고 좌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의 선거개입으로 인해서 박근혜 대통령이 도움을 받았는지, 받지 않았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국정의 책임자로서 정치에 개입하면 안 되는 국가정보기구가 정치에 개입한 것에 대해서 마땅히 책임있게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그 진상을 낱낱이 밝히고, 책임자들을 처벌함으로써 재발방지책을 세워야 합니다. 그게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으로서 마땅한 책임원리라고 저희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민들뿐만 아닙니다. 지금 대한민국 야당의 대표들이 시청 앞 광장 한데서 잠을 자면서 국정원 진상규명과 국정의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의 천호선 대표가 시청 앞 광장에 나와서 농성을 시작한지도 22일이 넘었습니다. 이 정도 되면 국민들과 야당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를 받아 안아서 국정을 정상화시키는데 책임있게 나서야 합니다. 이번 대통령 해외순방에서 여러 가지 성과들이 있었고, 우리 국민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국정원 문제로 인해서 꼬일대로 꼬여있는 이 정국을 책임있게 풀기를 더 바라고 있습니다.
이제 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마치고 돌아오신 만큼 그리고 지금 정기국회가 열려있습니다 여러분. 9월 2일부터 회기가 시작됐지만 국정원 문제로 인해서 한 발도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 못합니다.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우리 국민들의 민생을 돌보는 그런 정기국회 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책임있게 박근혜 대통령이 이 문제를 푸는데 앞장서야 합니다.
다시 한 번 촉구드립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의 선거개입으로 발생한 국기문란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책임지게 하고 국정원의 셀프개혁이 아닌 국회가 중심이 된 국정원 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통령이 책임있게 나서주시기를 촉구합니다.
2013년 9월 12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