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 대한민국 국가모델 연구모임 축사>
“복지국가 건설 위한 국가모델 대전환 필요”
“‘아메리칸 스탠다드’ 일변도에서 탈피해
삶의 질 중시하는 유럽모델 적극적으로 참고해야”
심상정 의원(진보정의당)은 오늘(2일) ‘대한민국 국가모델 연구모임(대표: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여야를 불문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중시하는 유럽형 국가모델을 연구하는 흐름은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며, “이제는 한국형 국가모델을 발전시켜나가는 데 있어 유럽모델을 적극적으로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여야의 경쟁적인 유럽모델 연구를 통해) 이제 비로소 ‘국민을 갑으로 만드는 정치’의 시대를 열 수 있지 않을까, 정책과 노선을 놓고 경쟁하는 제대로 된 경기장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심 의원은 “우리나라도 유럽의 복지국가들을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한국형 복지국가를 만들 때가 되었다”며 이를 위해서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 걸맞은 국가모델로 대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국가모델 연구모임은 지난 4월부터 매주 한 차례씩 총 12회에 걸쳐 ‘독일식 사회적 시장경제의 이해’를 주제로 정치?경제?교육?복지?통일 등 각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다음은 심상정 의원의 축사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진보정의당 국회의원 심상정입니다.
국회가 분주하게 돌아가던 지난 3개월 동안, 매주 한 차례씩, 12회에 걸쳐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를 공부해 오신 선후배 동료의원 여러분들의 열정과 성실함에 경의를 표합니다.
지난 3개월 간 지적인 무장을 탄탄하게 다져온 의원님들과 경쟁하기 위해, 제가 그보다 두 배 이상의 공력을 기울여야 하는 부담을 받아 안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기분 좋은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의욕적으로 이 연구모임을 이끌어 오신 남경필 의원님,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시즌 1이 성공적으로 종결되었으니, 시즌 2도 알차게 이끌어 나가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새누리당에 남경필 의원님이 계시다면, 민주당에서는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신 원혜영 의원님께서 ‘혁신과 정의의 나라 포럼’을 이끌며 유럽식 사회적 시장경제모델을 연구하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 진보정의당도 올해 들어 스웨덴, 프랑스, 독일 대사들을 초청해서 특별강연회를 가지며, 유럽 복지국가모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지난 17대 국회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당시에는 글로벌 스탠다드로 통용되던 모든 기준이 ‘아메리칸 스탠다드’였기 때문에, 사실 굉장히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너나 할 것 없이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모델을 공부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에 대해 큰 희망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자갈길을 걷는 것과 같은 시련 속에서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오로지 진보정당의 길만 걸어가고 있는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우리나라도 유럽의 복지국가들을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한국형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한 제대로 된 진보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입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 걸맞은 국가모델을 구축할 대전환의 시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그것을 감당할 만한 충분한 경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야를 불문하고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모델을 연구하고 한국적 적용을 고민해나간다면, 이제 비로소 ‘국민을 갑으로 만드는 정치’의 시대를 열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정책과 노선을 놓고 경쟁하는 제대로 된 경기장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해봅니다.
지금의 이러한 고민과 논의들이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우리 대한민국이 유럽모델을 더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기까지 아주 격렬한 성장과정을 거쳤습니다. 국가주도의 격렬한 성장은, 그 빛에 따른 그늘도 짙고 길게 드리워 놓았습니다. 시민의 자발적 의지만으로 이러한 그림자를 거둬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국가의 책임 있는 역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둘째로, 모두가 공히 인지하고 있듯이 우리 헌법은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모델을 토대로 만들어진 헌법입니다. 우리 사회 역시 전통적으로 공동체에 대한 민감도가 상당히 높은 사회입니다.따라서 공동체를 중시하는 유럽모델이 우리의 법규범과 사회적 가치에도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국민들을 직접 대면할 때 국민들께서 호소하시는 어려움은, 요약하자면, 딱 두 가지입니다.
첫째, 젊은이들은 해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모든 것을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나뿐만 아니라, 내 자식과 내 자식의 자식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제대로 평가받는 공정한 사회, 물론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개인의 능력과 경쟁만을 통해서 해결하기에는 우리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피로감이 너무나 심각한 상태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우리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할 과제들의 경우에는 모두가 각자의 짐을 내려놓고,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나갈 방도를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지금껏 미국의 여러 사례들을 검토하고 적용해 왔었기 때문에, 이제는 새로운 한국형 국가모델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유럽모델을 적극적으로 참고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시 한 번 국가모델 연구모임 시즌1의 성공적인 완결을 축하드리며, 시즌2, 시즌3 쯤 되면 저희가 제대로 된 경기장에서 한국형 국가모델을 가지고 즐거운 경쟁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