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평]566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오늘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어 세상에 널리 알린 지 566돌이 되는 날이다. 배우기 쉽고 쓰기 편한 한글의 탄생에는 세종대왕이 백성과 마음을 함께 나누고자 한 ‘소통의 정치’가 담겨있어 더욱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문자를 특권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해 온 기득권층의 반대를 무릅쓰고, 글을 모르는 백성들의 처지를 살펴 쉬운 한글을 만든 것은 세종대왕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과 결단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한글날은 1949년 공휴일로 제정되었다가 1991년부터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 쉬는 날이 너무 많아 노동생산성은 떨어지고, 기업과 경제에 큰 부담을 준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한글의 탁월한 문화적 가치와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 국민은 한글날이 언제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라는 사실이 문화관광부의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제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서 한글을 만들었던 세종의 정치철학을 복원시켜야 할 때다. 한글의 과학성과 가치에 대한 관심이 해외에서도 점점 높아지고 한국어 학습자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세계화 시대에 자랑스런 한글을 지키고 기리기 위해서라도 한글날은 공휴일로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
한글날을 공휴일로 복원해야 한다는 법률안을 여야의원들이 뜻을 모아 발의한다고 한다. 적극 환영한다. 한글날이면 으례히 쏟아지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길 바란다. 한글날 공휴일 지정의 열쇠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있다. 국무회의를 통해 대통령령으로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면 된다. 임기가 마무리되기 전에 문화적인 치적을 남길 수 있는 이 절호의 기회를 부디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국회의원들이 법률안을 발의하기 전에 한발 앞서 오늘 566돌 한글날 대통령이 결단할 의향은 없는가. 대다수의 국민들과 한글제단체에서 바라는 바 대로 한글날은 법정 공휴일로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
2012년 10월 9일
국회의원 노회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