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 불공정·과잉대출 규제 토론회 개최
DSR 규제 및 전세금까지 포함하는 법 제정안 준비 중
- “가계부채 뒤 은행 이익은 막대, 서민 채무자만 위기에 내몰려”
- - “부동산 관련 대출은 줄이는 게 답, 전세대출도 줄여야”
※ 아래는 2023년 9월 12일(화) 오후 2시에 국회 본관 223호에서 개최한 ‘불공정·과잉대출 규제 토론회’에 참석한 심상정 의원의 인사말 전문입니다. 토론회 자료집을 별도파일로 첨부합니다.
□ 안녕하세요, 정의당 국회의원 심상정입니다.
가계부채는 우리경제의 만성질병입니다. 제가 국회에 들어온 이후 가계부채가 문제가 아니었던 적이 없습니다.
□ 2022년 상반기 말 기준 대한민국의 가계신용 잔액은 1,867조 원을 넘어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105%에 이르고,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 역시 2021년 기준 206%에 이르는 등 가계부채 규모가 OECD 최고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 전문가들에 의하면 가계부채로 인해 금융기관이 겪는 위기 자체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은행들이 쌓아온 대손충당금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정도라고 합니다.
문제는 서민 채무자들이 무너진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가계부채가 긴급하지 않다해도, 닥쳐올 위기에 앞서 채무자 구제대책을 만들고 가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제2금융권, 사금융권으로 넘어가서 다시 대출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막아야 합니다. 바로 법원으로 가서 파산회생 절차를 빠르게 밟고 회복할 수 있도록 구제책을 정비해야 합니다.
□ 박근혜 정부 때에도 서민 부채 경감을 위한다면 국민행복기금을 만들었으나, 결국 부채 탕감 펀드가 아니라 채권 추심 펀드로 전락해버렸습니다. 은행들이 지금 분기당 1조원씩 이익을 내고 있는 마당인데, 이 이익의 일부분을 가계부채로 위기에 몰린 서민 채무자들의 부채 경감을 위해 사용해야 합니다.
□ 가계부채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주택과 전세가격이 하락하면서 깡통전세가 문제가 되었습니다. 갭투기로 집을 사들인 사람들, 전세대출을 받았던 사람들이 휘청였습니다. 여기에 사기꾼들까지 끼어들어서 전세사기로 보증금을 잃고 떼인 피해자들이 수만 명이 되었습니다.
□ 그래서 부동산과 관련된 대출은 줄이는 게 답입니다. 전세대출은 서민 주택마련의 수단으로 이야기되었지만,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으로 소진되었고, 정부의 무조건 보증 하에서 은행의 가장 손쉬운 돈벌이 수단이 되었고, 갭투기와 깡통전세의 자금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월세 보증금 수준의 소액 전세대출만 남기고, 지금처럼 3~4억원 이상씩 빌려주는 전세대출은 축소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게 우리 청년들의 미래에도 도움이 됩니다.
□ 가계부채는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감소시켜 소비를 위축시키고, 자산가격 급락시 대출 부실화와 금융기관 건전성 악화로 이어집니다. 무엇보다도 서민들은 빚에 허덕이는 사이에 고소득층은 순자산을 증가시키면서 자산불평등이 심화되는 결과를 낳습니다.
□ 휘청이는 민생을 보면서, 깡통전세 피해자들의 절규를 들으면서, 결국 무분별한 대출을 줄이는 것만이 해결책임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그리고 대출을 규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소득 대비 부채를 규제하여 상환능력을 정확히 검증하는, DSR 규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특례보금자리론이나 전세금 같은 것들이 DSR에서 제외되어 있지만, 엄밀하게 상환능력을 따지기 위해서는 이러한 우회 경로들도 모두 포함하여 DSR을 측정하고 규제하여야 할 것입니다.
□ 하지만 대출 규제는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와 같습니다. 무분별한 대출을 줄여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막상 주택구입비나 전세자금이 없고 생활비가 부족한 입장에서는 대출을 줄인다는 것은 살 길을 막막하게 만드는 일일 것입니다.
오늘 토론회를 통해서, 우리 모두를 위한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를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합니다.
□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 내주신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의 백주선 실행위원님,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박현근 회장님, 금융위원회의 김태훈 거시금융팀장님, 한국은행의 임광규 안정총괄팀장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