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10.29 이태원 참사 100일 시민 추모대회 추모발언
일시: 2023년 2월 4일 (토) 15:00
장소: 시청 앞
윤석열 대통령님, 오세훈 서울시장님. 오늘 이곳을 가득 메운 경찰 기동대들을 보십시오. 이들은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 있었어야 했습니다. 조금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다면 바로 이 곳에 꽃 한 송이 들고 와서 유족들에게 무릎 꿇고 사죄하십시오.
저는 오늘 유가족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159명의 생때같은 목숨이 사라져간 지 100일이 지났음에도, 책임자들의 교활한 변명과 발뺌은 여전하고 대통령은 단 한 차례도 유족들을 만나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강자들은 너무나도 쉽게 위기를 모면하려 합니다. 이태원 참사를 방기한 이상민 장관은 그 모든 거짓과 위증을 쏟아놓고도 수많은 권력자들의 엄호 하에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약자들은 너무나도 쉽게 위기 속에 버려지고 있습니다. 그날, 6시 34분을 시작으로 보내진 모든 구조 요청은, 권력자들에게는 한없이 뒤로 미뤄져도 좋을 하찮은 일이었습니다.
한국 사회를 그대로 빼닮은 참사입니다.
일상의 위기, 어떤 우연적 상황의 재난이라도 반드시 방어 해야 할 국가권력이, 구조를 요구한 분명한 인재임에도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는데, 국회가, 정의당이 이 모든 일을 유가족들의 심정 만큼 제대로 해결하려 했는가, 제대로 싸웠는가, 스스로부터 돌아봅니다.
100일 추모식에 열린광장을 가로막고, 유가족들의 손을 잡아줘야 할 권력이 매정하게 먼저 내민 손조차 뿌리치는 이 현실을 바로 잡지 못해 죄송합니다.
오늘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행정과 안전을 지킬 능력이 없는 행정안전부 장관, 권력을 포기하고 책임을 지느니 차라리 사람의 도리를 포기하는 쪽을 선택한 이상민 장관은 즉각 자리에서 내려와야만 할 것입니다. 책임질 사람들이 책임을 회피한다면, 국회가 나서서 그 일을 행해야만 합니다.
제1야당에도 촉구합니다. 무엇 때문에 머뭇거리는 것입니까. 대통령이 거부하면 국회가 나서서 최소한의 도리를 행해야 합니다.
강자들은 책임을 포기하고, 사과를 거부하며, 우리 모두가 시간이 지나면 잊을 것이라고, 또 다시 그 놈이 그 놈인 정치판에서 그들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 나쁜 정치에 맞설 피해자들과 유족들, 그리고 대한민국의 평화로운 일상과 안전을 원하는 시민들의 마지막 무기는 기억입니다. 우리가 함께 추모한 100일이, 권력의 거짓과 막말을 함께 기억한 100일이 단단하게 벼려진다면, 진실은 끝내 봄의 꽃을 피우며 유가족들의 눈물을 닦아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이태원 참사의 피해자들의 명복을 빌며 진심으로 추모의 말씀을 올립니다. 책임자 처벌을 향해 힘차게 싸울 것을 약속드립니다.
2023년 2월 4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