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이정미 대표·이은주 원내대표 외, 이태원참사 진상규명·책임자처벌·국정조사를 위한 정의당 결의대회 발언문

[보도자료] 이정미 대표·이은주 원내대표 외, 이태원참사 진상규명·책임자처벌·국정조사를 위한 정의당 결의대회 발언문

 

일시: 2022년 11월 10일 (목) 13:40

장소: 국회 본관 계단

 

■ 이정미 대표

 

정의당 당대표 이정미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10.29 이태원 참사 이후 정의당은 처음으로 국정조사를 요구했고, 어제 더불어민주당·기본소득당과 함께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습니다.

 

국정조사는 이번 참사의 원인과 진상, 책임을 규명해야 할 국회 본연의 책무입니다. 국민들은 10월 29일 그날, 국가는 과연 어디에 있었는지 알고 싶어하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라는 명령도 정치권에 내리고 있습니다. 이제 그 지엄한 명령을 받들 때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번 참사에서 책임의 위치에 있었던 분들은 ‘수습의 책임자’가 아니라 ‘수습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게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을 구하지 못했는가”를 묻는 시민들에게 “자기 책임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통합수사본부는 이에 반응하듯 책임자는 제껴두고 엄한 곳만 찌르고 있습니다.

 

어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참고인 조사도 없이 피의자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라고 합니다. 참사 당일 손 떠는 용산소방서장님이라고 하는 제목으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되었던 그 분입니다.

 

걷지도 못하고 계속 뛰어다니던 현장 실무자입니다. 당일 비번임에도 불구하고 출근해 현장으로 달려간 용산소방서장이 과연 영장이 밝혀진 것처럼 의무를 게을리한 사람입니까. 이것이 바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똑바로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이며, 국정조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수사를 주관하고 있는 경찰에게 묻겠습니다. 대통령 행안부 장관보다 늦게 보고받은 서울경찰청장보다 1시간 동안 차 안에서 멍 때리다 뒷짐 지고 설렁설렁 현장으로 이동한 용산경찰서장보다 의무를 게을리한 사람이 정말 최성범 서장입니까.

 

소위 말하는 높으신 분들이 참사 이후 우왕좌왕할 때, 현장에서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사력을 다하며 몇 시간 동안 수백 명 CPR에 매진했던 소방 구급대원이 정말 업무상 과실치사로 입건되어야 할 피의자입니까. 참사 4시간여 전 11번의 경찰 신고에도 국민을 향한 안전관리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았던 게 밝혀진 상황임에도 참사 후엔 각종 회피성 말로 책임 미루기에 운운하고 있고, 본인이 행정부의 일원이면서 다른 나라 정부의 잘못인 것처럼 유체이탈 화법으로 일관하는, 참사를 한낱 농담거리로 만든, 행안부장관, 국무총리가 진짜 책임자 아닙니까?

 

마지막으로 국민의힘에 요구합니다.

이제 결단의 시간입니다. 국민에게 주권을 위임받은 국회가 나설 차례입니다. 압도적 다수의 국민들께서 제대로 된 수사를 통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국회는 하루라도 빨리 그 명령을 받들어야 합니다. 이번마저도 진상규명보다 정쟁과 당리당략이 앞선다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본 회의까지 14일이라는 시간이 남았습니다. 진상규명에 대한 의지만 분명하다면, 얼마든지 국정조사에 대한 이견들을 협의할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의당은 약속드립니다.

24일 본회의에 국민의힘이 국정조사에 함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설득하고 요구하겠습니다. 만약 진상규명보다 당리당략을 앞세우는 국정조사가 된다면, 누구보다 앞장서서 멈추고 바로 세우겠습니다.

지켜봐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이은주 원내대표

 

정의당 원내대표 이은주입니다.

 

정말 절실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여기 정의당 수도권 위원장과 당직자들도 달려와 주셨습니다만, 정의당은 지난 주말부터 10.29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전국 범국민 서명운동에 들어갔습니다. 전국에서 정당연설회와 1인시위하면서 참사가 일어난 지 2주가 다 되도록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무책임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를 직접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참사의 성역 없는 국정조사를 정의당이 가장 먼저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 민주당과 함께 제출했습니다. 매년 그랬던 것처럼 안전대책만 세웠더라면, 신고 전화가 빗발치던 그때 경찰만 제때 대응했더라면 모두 살릴 수 있었다는 비통함이 국회와 우리 시민들의 가슴을 짓눌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반복되는 참사에 국회가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 집권여당 국민의힘도 함께하자고 설득했지만 여당은 끝끝내 거부했습니다.

 

참으로 유감스럽고 화가 납니다. 지난 열흘 동안 시민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은 정부의 책임과 사과가 아니었습니다. 입만 열면 책임회피하고 실언을 쏟아내는, 명칭부터 행정안전부인 부처의 수장인 이상민 장관. 그리고 그것을 뻔히 보고도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었습니다.

 

애도와 책임회피를 동시에 말하는 인지부조화에 가까운 이 상황이 어떻게 가능했겠습니까. “책임은 있는 사람한테만 딱딱 물어야 한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가이드라인 말고는 찾을 수 있는 이유가 없습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이런 행태를 보고도 여당으로써 국정조사를 반대할 명분이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집권여당 국민의힘에 촉구합니다. 8년 전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대한민국은 세월호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야 한다고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의힘도 그 약속의 당사자였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이 정말 바뀌었습니까? 단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이번 참사로 또다시 참담하게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수사가 먼저’라는 궁색한 명분을 고집하고 있을 겁니까. 8년 전 약속이 아직 국민의힘의 약속이 맞다면, 안전 사회라는 시민적 요구에 응답하겠다면 즉각 국정조사 수용하고 협의 테이블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경고합니다. 조금만 더 버티면 된다는 착각을 버리십시오. 참사의 모든 책임을 경찰과 소방당국에 미루고 정부와 대통령실의 책임은 꼬리 자를 것이란 속내는 이미 온 세상이 다 알고 있습니다. 이상민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당장 파면하고 대국민 담화를 통해 공식 사과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또 앞으로 국정조사로 있을 증인출석과 자료 제출을 방해하려 한다면 분명한 책임이 뒤따를 것임을 경고합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잠시 뒤 본회의에 국정조사 요구서가 보고될 것입니다. 세월호 이전과 이후가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던 국회의 약속을 지킬 마지막 기회입니다.

 

안전 사회 전환을 위해 국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와 이번 10.29 참사를 겪은 청년들에게 분명한 사회적 믿음을 남기는 국정조사로 반드시 만들어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권영국 변호사 (10.29 이태원 참사 TF 법률지원팀장)

 

이제 진상조사와 책임규명을 위해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할 때입니다.

 

아무에게도 책임이 없다던 정부, 모두에게 재난과 안전관리를 위한 법적 의무가 있었습니다.

 

지난달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났습니다. 젊은이들의 축제였던 그날, 그곳에서 사상 초유의 압사 사고로 353명(사망 156명, 부상 197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참사는 왜 또 발생했을까요.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로 304명이 사망한 이래 안전과 생명은 한국 사회의 중요한 핵심적인 과제였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의 죽음 등 여러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반성했고,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나 안전보다 효율을 중시하고 기업을 위한다는 이유로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 기조 아래서 재난안전 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경제 규모 세계 10위의 선진국임을 자랑하는 한국은 이번 참사로 또다시 ‘매우 위험한 곳’임이 확인됐습니다. 자고나니 여전히 후진국이었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난 직후 정부와 대통령, 행정안전부장관, 서울특별시장, 용산구청장, 경찰은 이태원 핼러윈데이 행사가 주최가 없는 행사이므로 서로 법적 책임이 없다고 책임을 회피해왔습니다. 그러나 참사가 발생하기 4시간 전부터 위험을 알리는 112신고가 쇄도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각료들과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참으로 비겁하고 무책임합니다.

(1) 정부와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헌법상의 의무가 있습니다.

(2) 행정안전부장관은 정부조직법과 재난안전법에 따라 재난 및 안전에 관한 정책과 재난 예방 업무를 총괄할 의무가 있습니다.

(3)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서울특별시와 용산구는 역시 재난안전법에 따라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 재난을 예방·대비할 의무가 있습니다.

(4) 경찰은 경찰법과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따라 국민의 생명과 신체, 그리고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한 직무를 수행하여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대통령, 행안부장관, 서울특별시장과 용산구청장, 그리고 경찰은 모두 이태원 핼러윈 행사로 인한 대규모 인파의 밀집으로 예견되는 안전문제와 재난에 대비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법적 의무와 책임이 있었습니다.

 

대규모 인파의 밀집이 고도로 예상되는데도 인파로 인한 혼잡 및 압사 등의 위험과 재난에 대해 사전에 아무런 안전관리대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현장 안전요원 배치나 교통·보행 동선 관리 등 기본적인 안전대책을 전혀 세워두지 않았습니다. 안전대책 부재 속에서 대규모 인파로 인한 극심한 혼잡이 참사로 이어진 것입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안전관리시스템 작동 불능이자 총체적 난국입니다. 안전관리대책 부재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물론 국가 차원의 법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그럼에도 대통령은 경찰에게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냐며 질타할 뿐 행정부 수장으로서 국가의 안전관리시스템을 관리할 자신의 책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을 보좌해 국무를 총괄할 한덕수 총리는 총리로서 자신의 권한과 책임을 다했다고 주장합니다. 재난예방업무를 총괄하고 조정할 의무가 있는 이상민 행안부장관은 재난 사고 이후에는 권한과 책임을 다했다고 강변합니다. 재난관리책임기관인 서울특별시장과 용산구청장은 자신들은 무관하거나 할 일을 다 했다고 말합니다. 참으로 뻔뻔하고 몰염치하기 그지없습니다.

 

112 신고 후 신고에 따른 위해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정부와 경찰의 안이함과 무책임은 실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하기 약 4시간 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는 등 위험 징후를 알리는 시민들의 급박한 신고가 112 신고센터에 쇄도했습니다. 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11건 가운데 8건을 ‘긴급 출동이 필요하다’는 의미인 ‘코드0’과 코드1‘로 분류하고도 단 1건만 현장에 출동했을 뿐 위험을 방치해버렸습니다. 집회와 시위를 이유로, 한남동 관저 경비를 이유로 경찰기동대들이 이태원 가까운 곳에 대기하고 있었지만 아무도 비상파견 요청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참사 현장에는 안전관리를 해야할 정보와 경비과 경찰은 없었습니다. 국가는 없었습니다. 행안부와 경찰이 대통령과 정권의 안위에는 만전을 기한 반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나몰라라 내팽개쳐버렸습니다. 이제 참사의 원인과 진상을 조사하고 책임을 규명해야 할 때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성역 없는 수사는 물론이거니와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직접 국정조사에 나서야 합니다. 그런데 국민의 힘은 어떤 이유로 국정 조사를 못 하겠다고 하는지 납득할 수 없습니다 경찰과 소방 일선 지휘관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것이 아니라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 행안부장관, 서울특별시장, 용산구청장, 경찰 지휘부의 직무유기, 직권남용, 업무상과실치사상, 부작위 살인 등의 책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반드시 국정 책임자들의 정치적 책임과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2022년 11월 10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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