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 '산업. 노동. 지역 전환을 위한 사회적대화' 격려사
[보도자료]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 '산업. 노동. 지역 전환을 위한 사회적대화' 격려사
 
 
일시 : 2022년 10월 14일(금) 09:30
장소 : 한겨레신문사 3층 청암홀
 
정의당 국회의원 이은주입니다. 
 
먼 나라 영국의 이야기로부터 시작하고자 합니다. 
 
영국은 세계에서 산재사고 사망률이 가장 낮은 나라입니다. 물론 원래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1960년대 영국은 서유럽 국가 가운데 산재사고 사망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1년에 1천여명이 산재사고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바로 이런 위험한 일터를 가졌던 나라가 반세기만에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일터를 가진 나라가 되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여기에는 오랜 인습을 극복하는 새로운 지혜와 협력이 필요했습니다. 
 
1967년 영국 노사정은 최악 산재국가라는 오명을 끝내기로 함께 결심했고, 새로운 방법으로 서로 협력했습니다. 그 결실이 1972년 로벤스 보고서(Robens Report)입니다. 영국이 안전한 일터를 실현하는데 변곡점이 된 로벤스 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우리는 절실한 변화가 쉽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변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그것이 어렵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오래되었다는 사실에 있다는 것을 압니다.……인간에게 가장 큰 고통은 새로운 생각을 해내는 것입니다.”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것도 새로움입니다.
 
한국 조선산업은 세계1위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그럴지는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10년 극심한 불황 속에서 우리 조선업이 이루어온 성과는 눈물겨운 것이지만, 동시에 그 성과가 하청업체 노동자의 피와 살, 대대적 정리해고와 감원, 장시간 저임금 노동과 위험한 노동조건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로 얼마전 대우조선해양의 거제, 통영, 고성 하청노동자들이 목숨을 담보로한 옥쇄투쟁에 나섰습니다. 거대하게 서 있는 벌크선 앞에 놓여있는 유최안 부지부장의 작은 감옥은 조선산업의 미래 앞에 서 있는 우리 노동자 불안하고 위험한 삶을 상징합니다. 
 
불황의 긴 터널을 조금씩 벗어나고 있지만, 우리가 오랫동안 유지해 왔던 관행과 방식으로는 더이상 미래를 말하기 어렵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기후위기에 따른 환경규제 강화에 대한 대응 역시 거스를 수 없습니다. IT, AI 등 조선산업의 스마트화 역시 그렇습니다. 조선산업 노동시장의 양극화와 봉건적 원하청구조 역시 그렇습니다. 
 
산업은 기업과 노동이라는 두 개의 기반 위에 서 있습니다. 한 산업이 강해진다는 것은 기업과 노동이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잘 협력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조선산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토대 역시 기업과 노동의 협력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오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이 개최한 토론회는 참으로 시의적절할 뿐 아니라 너무나 절실한 과제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하는 사람의 생존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에서 시작해 생태환경, 기술발전, 지역경제 문제를 포함해 결국 우리가 함께 지향해야 할 정의로운 산업전환에 이르기까지, 오늘의 노동과 기업이 미래의 협력공동체로 발전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대안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저는 이것이 ‘전환을 위한 대화’이자 새로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오늘 토론회가 기업과 노동, 지역사회가 위기 극복 방향에 대한 새로운 지혜를 찾고, 또 정치가 우리사회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결심하고 책임질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는 장이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022년 10월 14일
정의당 공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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