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 제14차 비상대책위원회 모두발언
일시 : 2022년 8월 4일(목) 09:30
장소 : 국회 본청 223호
■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
( 폭염 산재 관련 )
“햇볕 잠시도 피할 수 없는 공간에서 하루 8시간, 9시간씩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열사병으로 죽기 싫어서 기자회견합니다” 지난달 국가인권위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한 건설노동자가 정부의 폭염 대책을 요구하며 한 발언입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이 일상화되면서, 혹서기 폭염은 이제 우리 산업현장의 일상적 조건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2005년부터 폭염종합대책을 매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 있고 종합적인 방안이 되기 보다는 매년 의례적으로 반복되는 캠페인 이상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동안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인한 산업재해로 156명이 피해를 입었고, 이 가운데 26명이 사망했습니다. 기록적 폭염이 몰아친 2018년에는 12명이 숨졌습니다. 통계가 말해주듯 매년 기후위기에 따른 폭염으로 인한 산재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시대 여름 폭염은 충분히 예견되는 일이고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 대비해도 예방할 수 있는 일입니다. 반복되는 폭염 산재에 대해 사후약방문식의 대책과 실효성 없는 지침의 의례적 반복으로 온열질환이 끊이지 않는 것은 폭염 산재가 아니라 폭염 인재라 불러야 마땅합니다.
여름철 폭염 산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옥외 건설 노동자의 문제도 개선되지 못하고 있지만, 고열 사업장으로 분류조차 되지 않아 고열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사업주가 이에 대한 조치 의무가 없는 사각지대도 다수 존재합니다. 최근 우리당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폭염기 쿠팡 물류센터는 실내 최고온도 36도, 최고습도는 77%가 넘는다고 합니다. 고용노동부 더위체감지수 기준으로 위험을 넘어 경고 수준입니다.
쿠팡은 임대건물이어서 냉방기 설치가 어렵다고 하고, 정부는 실내이기 때문에 고열사업장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런 사각지대에서 쓰러지는 노동자는 의례적인 지침과 반복되는 대책의 도움조차 받을 수 없는 현실입니다.
어제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저와 정의당이 제안한 쿠팡 물류센터 방문조사를 여야 합의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8월 17일 동탄 쿠팡물류센터를 환노위 위원 전원이 방문해 실태를 직접 확인할 계획입니다. 한참 늦은 일이지만, 이렇게라도 현장의 어려움과 실태를 직접 확인할 기회를 갖게 되어 다행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국회를 비롯해 각 정당들이 보다 현장에 가깝게 가야 합니다. 정의당도 예외가 아닙니다. 시민이 선 뙤악볕에 같이서고, 쏟아지는 폭우를 함께 감당하지 못한 채, 시민의 에어컨이되고 우산이 되겠다는 말은 입에 발린 언어에 불과합니다. 국회와 정치가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의당이 더 앞장서 시민 곁으로 가겠습니다.
원내 정당 모두가 비대위 상황이라는 우리 정당 전체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시민의 안정과 안전을 지키는 정치의 본령을 회복하는 길이라 믿습니다.
2022년 8월 4일
정의당 공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