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2년 7월 23일(토) 11:00
장소 : 마석 모란공원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이은주입니다.
노회찬 대표님 서거 4주기를 맞았습니다. 추모제를 준비하신 노회찬 재단 조돈문 이사장님과 관계자 분들,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추모의 마음을 함께 나눠주고 계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추모제는 먼저 가신 이를 기리고, 슬픔을 넘어 그의 꿈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하고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라”는 노대표님의 말씀을 떠올립니다. 지난 4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정의당은 또다시 비상상황에 처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지금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이름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감히 노회찬 대표님의‘빈 자리가 크다’고 말하기도 면목이 없습니다. 헛된 바람인 줄 알면서도 ‘노대표님이 계셨다면’을 무시로 떠올립니다.
정의당 당원들을 비롯하여 많은 시민들이 노대표님을 사무치게 그리워합니다.
노동자, 서민,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진정한 주권자가 되기 바랐던 민주주의자, 쌍용자동차와 용산참사 현장을 지키고 비정규직 곁에 있었던 현장의 정치인, 3.8 여성의 날이면 국회 청소노동자와 여성들에게 장미꽃과 편지를 주던 다정한 정치인, 유쾌하고 낙천적이었던 정치인 노회찬에 대한 그리움입니다.
또한 노회찬과 함께 꾸었던 ‘불평등을 평등으로, 불공정을 공정으로,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평화의 정착으로’ 나아가고자 했던 우리들의 꿈에 대한 그리움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교도소나 구치소가 수용자에게 최소한의 수용 공간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5년 전, 노대표님이 교정시설 과밀수용의 심각성을 보여주기 위해 국정감사장에서 신문지 두 장 반을 깔고 누웠던 일은 사라지지 않고 오늘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민주주의에서 변화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정의당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좌절은 진보정치의 종착점이 아닙니다. 한 시대를 마감하면 새로운 시대가 열립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결코 멈추지 않고 새로운 도전과 도약의 길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왼쪽으로 갈 것인가, 오른쪽으로 갈 것인가 논쟁할 때 아래쪽으로 가라고 하신 말씀을 기억합니다.
그제 정의당은 대우조선하청노동자 파업 현장에 공권력 침탈 우려가 있다는 소식에, 생명을 지키러 밤 열차로 거제 옥포조선서 도크로 내려갔고, 천막당사를 차렸습니다.
노동하는 시민들의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가겠습니다. 시민들 속에서 진보정치의 길을 다시 개척하겠습니다.
"분노는 짧지만 희망은 깁니다. 희망은 종유석입니다. 흘린 땀과 눈물이 하루하루 만들어가는 돌기둥입니다.”라는 노대표님의 말씀처럼 땀과 눈물로 희망의 돌기둥을 세우겠습니다. 정의당은 더 치열해지고, 더 성숙해지고, 더 단단해질 것입니다.
다시는 노대표님 추모제에서 면목 없이 고개 떨구고 잊지 않겠습니다. 부디 걱정은 접어 두시고 편히 쉬십시오.
2022년 7월 23일
정의당 공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