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핑] 유럽 택소노미는 원전 면죄부가 아닙니다. [예윤해 부대변인]
[브리핑] 유럽 택소노미는 원전 면죄부가 아닙니다. [예윤해 부대변인]

일시 : 2022년 7월 8일(금) 16:15
장소 : 국회 소통관

유럽은 녹색산업 분류 체계인 택소노미에 원자력 발전을 포함했습니다. 이 소식에 국내 원자력 관련 주식들은 전 세계 원자력 산업을 우리나라가 석권이라도 한 듯 상승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원전 업자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겠지만 정작 글로벌 원전 산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원자력 발전이 친환경으로 인정받기 위한 조건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후쿠시마 사고 이래로 꾸준히 요구된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사고 저항성 핵연료’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는 아직 상용화조차 되지 않은 기술입니다. 또한 2050년까지 핵폐기물과 같은 고준위폐기물 처분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고준위핵폐기물 처분장 건설에 가장 빠르게 대응 중인 핀란드와 스웨덴 역시 논의에 30년이 넘게 걸렸지만 아직 폐기장이 완공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기준을 알아보기는 했는지 윤석열 정부는 유럽의 에너지 위기를 핑계 삼아 한국의 원전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고준위핵폐기물 처리장 부지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핵폐기물을 원자력 발전소 안에 위험하게 보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용량이 목전까지 찬 실정입니다. 현실이 이런데 무작정 원자력 발전 비중을 높일 수는 없습니다.

정부가 원전 비중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낮추겠다는 발표한 날, LG이노텍은 모든 사업장의 전기를 100% 재생에너지로 사용하는 글로벌 RE100이니셔티브에 가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원전의 국제적 시장가치보다 재생에너지 시장의 성장성이 훨씬 크다는 보고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그렇게 원하는 경제발전에도 원자력 발전 비중 확대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후보 시절 대한민국과 미래세대를 위한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겠다고 한 윤석열 대통령은 오히려 스스로 ‘험한 세상’을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야 합니다. ‘ 방사성폐기물은 일단 임시로 쌓아두고 나중에 천천히 고민해도 되는 것 아닐까?’라는 원자력안전기술원의 공식 블로그만 보아도 천문학적인 핵폐기물 처리 비용을 후세에 떠넘기겠다는 윤 정부의 의중을 알 수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아 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고 시민의 안전에는 오히려 위협이 되는 원자력 발전의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현재 운영하고 있는 원전을 단계적으로 줄이면서 재생에너지 기술발전과 보급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경제와 안전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이 점을 명심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정책을 재편해야 합니다.

2022년 7월 8일
정의당 부대변인 예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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