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이슈 브리핑- 2013.4.9]
개성공단 잠정 중단 상황, 전망과 함의, 대책
김수현(평화-통일 분야 정책연구위원)
□ 상황
O 북한 당국 4월 8일 개성 공단 북한 근로자 전원 철수 등 밝혀
- 김양건 북한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 발표의 주요 내용
“1. 개성공업지구에서 일하던 우리 종업원들을 전부 철수한다. 2. 남조선당국과 군부호전광들이 우리의 존엄을 모독하면서 개성공업지구를 동족대결과 북침전쟁도발의 열점으로 만들어보려 하고 있는 조건에서 공업지구사업을 잠정 중단하며 그 존폐여부를 검토할 것이다.”
- 3일부터 진행된 개성공단으로의 입경 금지 조치에 이은 초강수
O 개성공단 가동 9년 만에 최대 위기
- 북한은 2009년 3월에도 한미 연합군사연습에 반발하며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해 우리 기업인들이 조업 과정에서 불편을 겪은 적이 있지만 조업 자체가 중단되지는 않음. 이번에는 북측 노동자 전원 철수로 조업이 중단되는 위기.
O 관련 예상 직접 피해
- 남한 측 직접 피해
_. 개성공단 내 기업들은 개성공단의 연간 생산액이 2012년 기준 4억6천950만 달러이기 때문에 단순 추산으로도 하루 128만 달러씩 생산 차질을 보게 됨.
_. 개성공단기업협회 측은 입주기업과 연계된 국내 하도급업체까지 계산하면 수천 개 업체에서 근무하는 1만5천여 명의 근로자들이 이번 중단 조치의 영향을 받게 된다고 밝힘.
_. 공단 조성 투자비 약 1조 원.
_.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2009년 6월 발표한 자료에서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협력업체의 동반 부도로 인한 직접적인 경제 피해만 6조 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
- 북한 측 직접 피해
_. 개성공단 근무 노동자 피해 :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공단에 근무하는 북한 노동자는 총 5만 3천397명. 가족까지 합하면 수 십만 명의 동반 피해 예상.
_. 현금 수입 연 약 9천만 달러 손실 예상 : 총 노동자 수 x 평균 임금 약 144 달러 x 12개월
(중국 등에 인력 수출되는 북한 노동자가 중국의 최저 임금보다 조금 낮은 200 달러 정도의 임금을 받으므로 북한측으로서는 경제적으로 별 이득이 없었다는 분석도 있음. 그러나 최근 중국이 북한의 인력 송출을 제한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고, 5만 명 이상의 대규모 인력이 취업을 하고 안정적 수입을 얻는 경제적 효과가 금방 대체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임)
□ 검토 의견
O 아직 완전 폐쇄는 아니나 상당한 위기 상황
- 김양건 비서의 발표문 자체에서 보듯 잠정 중단 상태이며, 북은 현 사태의 원인을 국방부 등 남한 당국에 있다고 주장하며 그 존폐 여부에 대해서는 남한 당국 등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있음.
-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완전 폐쇄 여부에 대해서는 엇갈리는 진단. 한편에서는 북한의 공세는 대북 정책 전환을 노리는 벼랑끝 전술의 일환이며 4월 말 한미연합훈련이 끝나면 전환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힘.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최근 예전과 다른 초강경 공세에 비춰보았을 때 남한 당국 및 미국의 전향적 정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북한 당국이 먼저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없으며, 남한 당국도 '북한이 통행 정상화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은 비관적이며, 상황이 장기화되면 개성 공단 입주 업체가 막대한 피해를 입어 나중에 완화 조치가 취해지더라도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함.
O 개성공단은 남북관계의 지표이자 평화와 통일의 마중물
- 개성공단은 천안함·연평도 사건 때도 중단 없이 유지되며 남북 간 긴장을 다소나마 풀어주고, 국내 및 대외적으로 남북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메신저 역할을 해옴.
- 최근 개성공단으로의 우리 기업 관계자들 출경이 막히며 이런 믿음이 약해져 국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외국인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금융시장도 크게 동요하고 있음.
- 금강산관광이 중단되고 '5·24조치' 등으로 남북 간 교류가 거의 중단된 이후 개성공단은 사실상 남북 교류·협력의 가장 중요한 보루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음. 남북 경협의 불안정을 이번에 보여줌으로써 이후 정상화되더라도 경협 활성화에 상당한 심리적 걸림돌이 될 수 있음.
- 또한 개성공단은 개성-파주·문산-고양-서울로 이어지는 전략적 축선을 전쟁의 축선에서 경협의 축선으로 전환시키는 구심이었음. 휴전선 바로 이북에 있는 북한군 주요 부대를 십 여 km 북쪽으로 이동시키고 거대한 공단이 들어서 대규모 부대 이동을 가로막음으로써 우리에게 막대한 전략적 이득을 안겨주고, 전쟁을 가로막고 평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해 옴.
- 그러므로 개성공단이 완전 폐쇄되는 것은 남침과 북침을 통해 무력 통일을 꾀하는 양측 군부 호전세력에게는 이득이 될지 모르나, 대규모 민족상잔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고 관계 개선과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대다수 사람들에게는 큰 불행이 될 것.
∴ 남북 당국은 더 이상 기싸움만 하지 말고, 오히려 개성공단을 매개로 해서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함.
우리 당은 4월 8일 대표단이 긴급 성명을 발표하는 등의 노력을 했으나, 작은 정당으로 한계가 있음. 국회에서 민주당 상당수 및 새누리당 일부까지 포함하는 ‘(가칭) 남북 대화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고, 북한 당국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하면서도 대화에 소극적인 통일부 및 청와대와 강경 발언이나 일삼아 위기를 고조시키려는 북한과 악순환이나 일으키는 국방부 등에 대해 질타하는 다각적 노력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