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심상정 대통령 후보·여영국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외, 제4차 상임선대위원장 회의 모두발언
[보도자료] 심상정 대통령 후보·여영국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외, 제4차 상임선대위원장 회의 모두발언


일시 : 2021년 12월 23일(목) 9:00
장소 : 국회 본관 223호


■ 심상정 대통령 후보

오늘 모두 발언은 나쁜 뉴스와 좋은 뉴스 두 가지를 준비했습니다. 먼저 나쁜 뉴스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야 좋은 뉴스로 불쾌감을 털어낼 수 있으니까요.

검찰 권력자 출신 대통령 후보가 다시 망언을 재개했다고 합니다. 가난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르고, 자유가 왜 필요한지도 느끼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이번 망언은 이 나라 권력자들의 건망증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줍니다. 윤석열 후보에게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가난하고 배울 기회조차 박탈당한 사람들이 온몸으로 쟁취한 것입니다. 부유하고 가방끈이 긴 사람들이 가져다준 것이 아닙니다.

배부르고 등 따시고 많이 배운 검찰 나리들이 독재정권을 지키는 사냥개 노릇을 하고 있을 때, 초등학교 밖에 못 나온 가난한 노동자 전태일이, 부마항쟁의 청년노동자가, 광주항쟁의 구두닦이 시민군이 독재와 착취에 맞서 목숨을 걸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쟁취해왔다는 것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는 광주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항쟁이라고 추켜올리면서도 정작 그 주역이 누구인지는 망각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자유는 특권층이 빈자에게 적선하듯이 하사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못 배우고 가난한 사람들이 매일매일의 투쟁과 각고의 노력으로 획득한 것입니다. 

제가 처음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을 때 내건 슬로건이 “가난한 사람의 민주주의”였습니다. 가난한 사람도,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사람도, 자신의 개성과 잠재력을 발휘하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자유를 부여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구로공단의 여공들의 눈빛이 선연합니다. 그들이 가난하고 배운 것이 없었지만, 독재와 회사의 억압에 맞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웠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는 바로 이들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들에게 큰 빚을 졌습니다. 

이번에는 좋은 뉴스를 전합니다. 

국회에서 14년째 차별금지법 제정이 미뤄지고, 생활동반자법은 아예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게 국회가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19만명의 금속노동자들이 차별금지법과 생활동반자법의 취지를 실천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최근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의 중앙집행위원회가 모범단협안을 개정해 회사 내에서 성소수자의 차별을 금지하고, 배우자의 범위를 법률상 혼연여부와 상관없이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와 동거인까지 확대했고, 가족의 범위도 법률상 혼인관계를 넘어서 여러 가족형태 모두를 포함하도록 했습니다. 이로써 사실혼이나 동거관계에 있는 동성커플도 경조사휴가, 가족돌봄휴직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동조합의 단체협약안은 노동자들의 권리목록이자, 노동자들이 꿈꾸는 직장공동체의 새로운 모습입니다. 이는 곧 노동자들이 경영자들에게 우리는 이렇게 직장공동체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히는 포부이기도 합니다. 

지난 2003년 금속노조가 주5일제를 중앙교섭으로 먼저 관철시키자, 바로 이어 국회가 주5일제를 법을 통과시키지 않을 수 없었듯이, 이번에도 금속노조의 선도적 노력이 국회의 무딘 양심을 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금속산업 경영진들이 금속노동자들의 선도적 요구에 성실하고 화답하길 기대합니다. 더불어 이 단체협약안이 금속노동자들만이 아니라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비롯한 전체노동자들의 단협안에 반영되기를 소망합니다. 

이 소식에 가장 먼저 화답한 고용주가 있는데, 바로 주한미국대사관입니다.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추려면 한국의 고용주들도 분발해야겠습니다.


■ 여영국 총괄상임선대위원장

(차별금지법 제정, 시민들의 생활현장에서부터 박차 가할 것) 

다양한 존재의 공존을 담은 금속노조 단체협약안이 만들어졌습니다. 노동자의 성 정체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경조사 휴가와 돌봄 휴직 등의 권리를 법률상 혼인, 가족 개념에 상관없이 성적 지향과 정체성에 따라 구성된 가족에게도 모두 부여하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금속노조의 이 단체협약안에 대해 어제 주한미국대사관이 다양한 존재의 공존을 담았다면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이례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지지 표명을 차별 철폐에 함께해온 정의당도 기쁜 마음으로 환영합니다. 

금속노조가 만든 단체협약 가이드라인은 차별금지법뿐 아니라 여전히 하나의 관습으로 막혀 있는 가족 구성권에 대한 논의도 앞당길 것입니다. 2005년 호주제 폐지 헌법소원 당시 반대 논리로 쏟아져 나왔던 ‘자연 섭리’, ‘성 문란’ 등의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이 16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성소수자 시민을 비롯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가족 구성을 가로막는 궤변으로 존재하는 현실에 작은 파열구를 낼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사랑하는 사람들로 가족을 이루는 너무나 당연한 권리를 더이상 빼앗아서는 안 됩니다. 정상 가족 프레임을 강요하면서 정책과 제도에서 배제해왔던 1인 가구, 비혼·동거 커플 등 다양한 형태의 공동체도 가족이어야 합니다. 

정의당은 차별금지법 제정, 차별 없는 가족 구성권을 위한 싸움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금속노조 단협안이 산하 사업장에서 체결될 수 있도록 캠페인을 비롯한 정의당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찾겠습니다. 19만 노동자가 소속된 금속노조의 차별금지 단체협약안이 일터의 문턱을 넘는다면 차별금지법이 국회의 문턱을 넘는 것도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시기상조란 이유로 서울시의회가 심사 보류한 ‘사회적 가족 지원 기본조례’, 이른바 생활 동반자 조례가 제정되고, 전국의 지방의회로 확산하도록 당 소속 지방의원들과 노력하겠습니다. 입법의 좁은 틀을 넘어 삶의 현장 곳곳에서 차별과 배제를 넘어서기 위해 정의당이 달려가겠습니다.


(‘윤호중의 민주당’ 뒤에 숨지 마십시오.) 

또 거짓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가족을 잃어 망연자실하고 있을 유족들 앞에서 말입니다. 진실은 도대체 뭐냐고 묻는 주권자들 앞에서 말입니다. 

두 번의 경남도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한 저로서는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해외 출장에 동행한 직원을 모른다고 한 발언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만약 이재명 후보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는 곁의 사람에게조차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을 살피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되는 무자격자입니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윤호중의 민주당’에 숨는 것은 비겁합니다. 이재명 후보는 ‘이미 당에 특검법을 요청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묻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도대체 어느 당에 요청한 겁니까. 169석의 과반 의석을 가진 ‘이재명의 민주당’에 요청한 게 맞습니까, 아니면 안드로메다당에 요청한 것입니까. 

‘이재명의 민주당’에 이재명이 요청했는데도 이렇게도 굼뜬 태도를, 아니 뭉개는 태도를 보이는 건 별도의 사인을 주고받고 있기 때문입니까. 

‘윤호중의 민주당’ 뒤에 숨지 마십시오. ‘요청했다’고 변명하지 말고, 진실 규명을 요청하는 시민들의 광장에서 ‘조건 없는 특검 수용’을 다시 한번 이재명 후보에게 촉구합니다.


■배진교 공동상임선대위원장

( 대장동 특검법 반드시 내일 본회의 통해 처리되어야 해 )

어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장동 특검법 발의를 당에 이미 요청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닌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한 이재명 후보였습니다.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아니면 말고' 식의 한 마디에도 아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곤 했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공시지가 제도 개편 추진을 말한 지 이틀 만에 더불어민주당은 긴급 당정협의까지 열어서 후보의 말을 뒷받침했습니다. 민주당에서도 3건이나 발의된 차별금지법 역시 이 후보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한마디에 유야무야되고 있습니다.   

후보가 특검법 발의를 이미 요청했다는데 민주당은 왜 벌써 2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엉망진창 검찰수사만 촉구하고 있습니까.
 
후보의 말을 들은 척도 안 하는 민주당이라면 이재명 후보의 리더십을 의심해 봐야 하는 것입니까. 그것도 아니면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이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역할 분담해 특검을  뭉개고 있는 것 아닙니까.


이미 국회에는 오늘(23일) 법사위 개회요구서가 제출되어 있고 대장동 특검법 역시 안건에 올라와 있습니다. 이제 민주당의 결단만 남았습니다. 후보가 직접 조건 없는 특검 수용에 대해 윤호중 원내대표와 송영길 당대표에게 요구를 했다고 하니 민주당이 더 미룰 수 있는 명분도 없습니다. 

대장동 특검법을 반드시 오늘 법사위와 내일 본회의를 통해 처리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번에도 구렁이 담 넘어가듯 대장동 특검을 외면한다면 특검을 거부한 몸통이자 대장통 게이트의 몸통이 이재명 후보라는 것을 민주당 스스로 자인한 것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 강민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자유를 모르는 사람은 윤석열 후보 본인입니다) 

120시간 노동을 선택할 자유라거나, 최저임금을 안 받을 자유 같은 것은 자유가 아닙니다. 선택지가 없어서 내몰리는 것일 뿐입니다. 장시간노동과 저임금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가 진짜 자유입니다. 

디지털성범죄물 필터링 시스템 없이 아무렇게나 동영상을 올릴 자유는 자유가 아닙니다. 불법촬영과 성폭력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권리가 진짜 자유입니다. 

차별금지법이 없는 나라에서 누군가를 차별할 자유는 자유가 아닙니다. 누구든 차별과 혐오로부터 자유롭게, 동등한 권리를 누리며 살아갈 권리가 진짜 자유입니다. 

그러므로 자유를 모르는 사람은 가난하고 가방끈 짧은 시민들이 아니라, 윤석열 후보입니다. 윤석열 후보야말로 진짜 자유의 반대편에 서 있는 '반자유 후보'입니다. 

청년의 삶에 대한 윤석열 후보의 지독한 무지는 개탄스럽습니다. 집이 없어서 청약통장 만들 일이 없었다는 황당한 발언에 이어, 이번에는 '미래에는 구인구직 어플이 생길 것'이라는 둥 몇십년 전에서 온 듯한 어이없는 발언을 내뱉었습니다. 청년의 삶에는 이미 다양한 구인구직 어플이 지겨우리만치 익숙합니다. 구인구직 어플이 없어서 일자리를 못 구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일자리가 없어서 청년들의 삶이 이토록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윤석열 후보가 시민을 바라보는 시선은 오만하고, 평범한 삶에 대해서는 황당하리만치 무지합니다. 윤석열의 망언은 끝없이 반복될 것입니다.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만, 아무리 선대위를 개편해도 문제는 반복될 겁니다. 지금 국민의힘이 가진 가장 큰 리스크는 윤석열 후보 본인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후보인데 후보 빼고 다 바꿔봐야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 나경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윤석열 후보님, 그래요, 우리는 자유를 모릅니다. 알바비가 입금되었지만 통장을 스치면서 월세가 빠졌고 핸드폰 요금이 결제되었는데 다음 학기 등록금을 위해 50만원을 적금했더니 당장 내일 친구와 맛있는 것 먹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하는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무리해서 약속을 지킬 수도 있고, 미안하지만 다음에 보자고 말할 자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 앞에 다소곳이 서 있는 이 선택의 자유 앞에서 우리는 기쁘지 않습니다. 그래요, 우리는 자유를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 자유가 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친구들과 약속이 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 서거나,  지하철을 탈 수도 있으며, 택시를 부를 자유도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이 탈 수 있는 저상버스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지하철에 내려가다 죽어버린 친구들을 생각하면 지하철은 위험합니다. 장애인 콜택시를 기다리다가 시간을 못맞추기 일쑤여서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은 만나서 반갑다는 말만큼 제가 자주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 자유가 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우리 가난한 사람들은 자유를 모릅니다. 갑자기 쓰러져 버린 아버지의 침대 옆에서 우리들은 수없이 많은 경우의 수를 가늠하며 가난한 선택을 해야 합니다. 박봉의 직장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곁을 지키기 위해 몇 개 안되는 동그라미의 통장을 깨야 할지, 미안하더라도 아무 감정이 없는 척 다른 가족에게 이 무거운 짐을 떠넘겨야 할지, 끔찍하지만 고통의 강을 함께 건너버려야 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빈곤한 삶은 자유 앞에서 가슴이 벅차지 않습니다. 가난하고 못 배운 우리 사람들은 자유의 진정한 가치를 모릅니다. 

윤석열 후보님, 그런데 가난한 사람들도 아는 것이 있습니다. 대학등록금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고 알바를 해야 하는 나라도 있고, 대학등록금이 아니라 전공하는 학문이 학생에게 부여하는 질문의 가치를 깨닫기 위해 하루 종일 도서관을 서성대도 괜찮은 나라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일찍부터 문제를 해결해 왔던 나라도 있습니다. 다치면 도태되는 동물의 왕국같은 민영화된 의료가 지배하는 나라가 있는 반면, 일찍부터 공공의료제도를 잘 만들어 유지하고 있는 복지사회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가난과 자유를 말하는 정치인의 입은 가난한 삶을 불쌍하게 여기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우리 정의당의 생각입니다. 정치가 빈곤과 자유를 말할 때 그것은 빈곤에 대한 정치의 책임과 약속에 대한 것이어야 합니다. 자유의 확장을 위한 정치인의 의무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말이어야 했습니다. 

정의당은 오늘의 빈곤에 대해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가난은 더 많은 노동으로 이어지므로 주4일제 법제화를 약속합니다. 자유의 확장은 최저소득이 보장될 때라야 시작될 수 있다는 신념은 정의당판 최저소득보장제도 발표로 이어졌습니다. 심상정 후보는 아픈 사람을 방치하지 않는 인간적인 사회로 나아갈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며 의료비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를 약속합니다. 

윤석열 후보님, 그렇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자유를 모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이 있다면, 후보님은 가난을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2021년 12월 23일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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