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오승재 대변인, 서울대 청소노동자 ‘인권침해’ 팀장 경징계는 ‘갑질 근절 포기 선언’ 

일시: 2021년 11월 15일(월) 16:20
장소: 국회 소통관
 
서울대학교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하여 인권침해를 한 관리자에 대해 경고 처분을 내렸습니다. 취업규칙에서 정한 5단계의 징계 중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입니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표현도 부족할 만큼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입니다. ‘제 식구 감싸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서울대의 경징계 처분은 당장 철회해야 합니다.
 
서울대학교의 경징계 처분은 ‘갑질 근절 포기 선언’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 만큼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준 인권침해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경고에 그친다면, 일터에서 직장 내 괴롭힘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차별적 고용구조가 공고한 서울대에서 ‘을 중의 을’인 청소노동자는 앞으로도 계속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고통과 불안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오세정 총장의 사과와 노동 환경 개선 약속이 새빨간 거짓말이 아니라면, 서울대가 이처럼 경악스러운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되는 것 아닙니까.
 
가해자로 지목된 관리자의 행위는 이미 서울대 인권센터, 고용노동부에서 인권침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여, 제대로 된 응분의 조치를 이뤄내 고인의 넋이라도 위로하겠다는 동료 노동자, 시민들의 마음이 모여 비로소 만들어진 결과입니다. 그런데 두 차례나 미뤄 결정한 징계가 고작 경고 처분이라니, 과연 누가 이 결과를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서울대학교의 ‘인권침해’ 팀장 경징계는 반드시 철회되어야 합니다. 인간의 존엄성을 무참하게 짓밟는 갑질을 해도 경고 처분으로 면피할 수 있다는 선례는 우리 사회에 단 하나도 남길 수 없습니다. 고용노동부에 당부합니다. 서울대학교가 제출하는 경징계 처분 결과를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에 대한 필요한 조치’로 인정해서는 안 됩니다. 이처럼 나쁜 선례를 남긴다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아예 무용지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행정지도를 통해 서울대학교가 다시 제대로 된 가해자 징계에 나설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가 적극 나서서 바로 잡아주기를 바랍니다.

서울대학교에도 경고합니다. 면피하기에 급급한 대책은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사건에 관한 합당한 처분은 물론, 갑질을 피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소노동자의 노동 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확실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혀둡니다.


2021년 11월 15일
정의당 대변인 오 승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