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여영국 대표, 송두환 신임 국가인권위원장 내방 인사말
일시 : 2021년 9월 9일(목) 17:00
장소 : 국회 본관 223호
오늘 이렇게 정의당을 찾아주신 송두환 인권위원장님, 위원장 임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변호사 시절부터 사회 참여를 적극적으로 해 오신 것으로 들었습니다. 민변에서도 오랫동안 활동하셨고,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최근 대검 검찰개혁위원장까지 꽤 굵직한 역할도 해 오셨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력들 가운데 ‘올바른 국가인권기구 실현을 위한 민간단체 공동대책위원회’ 이력이 참 눈에 띄었습니다. 인권위 출범 20주년이 되는 올해에 인권위의 초석을 놓았던 위원장님이 책임을 맡은 것이 참 의미가 깊습니다.
인권위는 항상 지금 현재보다 한 걸음 더 앞에 있었습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인권위의 의지, 그리고 지난 원주 건강보험 공단 콜센터 노동자 집회 금지에 대한 인권위 입장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가 보다 민주적이고 다양성 있는 사회로 나아가는 데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번 위원장 취임사에 담긴 메시지들은 이러한 인권위의 역할을 보다 강한 의지로 밀고 나가겠다는 말씀이라 생각합니다.
송두환 위원장님께 요청하고 제안할 것이 참 많습니다. 가장 최우선으로 요청드릴 것은 차별금지법 제정 문제입니다. 아시다시피 지난 역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이 제대로 논의된 적이 거의 없습니다. 지난 6월에 성립된 차별금지법 제정 시민 입법청원과 장혜영 의원 발의안, 민주당 이상민, 박주민 의원이 각기 대표발의한 평등법이 있지만 양당이 패싱하면서 국회에서 다시 수면 아래로 잠기고 있습니다. 교통사고로 사람이 죽으면 도로에 안전장치를 늘리고 법을 바꿉니다. 부실공사로 건물이 무너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차별과 혐오로 시민들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문제에는 다들 입을 꾹 닫고 있습니다. 일부 종교계의 반대가 논의 자체를 가로막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차별금지법에 포함된 인권위의 적극적 개입 의무는 인권위 독립성 강화와도 연결되는 지점입니다. 인권위가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고 나서주시길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또 한가지는, 코로나 방역 상황에서의 기본권 침해 문제입니다. 방역은 공동체 모두를 위한 결정이지만 이 결정이 만든 결과는 극명합니다. 자영업자들의 대출로 금융권은 막대한 이자 수익을 걷고, 플랫폼 노동자들은 노동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죽어가지만 플랫폼 기업들은 노동자들의 목숨을 밟고 엄청난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자영업자와 노동자들이 자기 요구를 위해 벌이는 집회마저도 방역을 이유로 다 차단하고 구속수사 하고 있습니다. 방역과 기본권이 충돌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한 원칙으로 세워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원주에서의 지난 건강보험 공단 노동자들의 집회에 대해서 인권위가 기본권 침해 의견을 발표했지만,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집회에 대한 정부 결정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반대와 설득을 해 주실 것을 또한 정중히 요청 드립니다.
코로나19는 감염병 재난이면서 동시에 사회적 차별 행위가 노골화된, 헌법 정신에 대한 재난이기도 합니다. 국가인권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19 정국을 관통하는 지금 시기 인권위가 내리는 판단과 결정이 코로나19 이후 한국사회를 결정하는 것이라는 책임의식을 갖고 위원장직을 수행해 주시면 더욱 감사드리겠습니다. 오늘 방문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2021년 9월 9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