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오현주 대변인, ‘BC카드역’ ‘센터필드역’은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 서울교통공사는 역이름 판매를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일시: 2021년 9월 9일(목) 15:25
장소: 국회 소통관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늦어도 다음 달부터는 서울지하철 2호선과 5호선이 지나는 을지로4가역이 ‘BC카드역’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불립니다. 2호선 역삼역은 ‘센터필드역’이라는 이름이 함께 병기될 예정입니다. 서울지하철이 적자 재정의 타개책으로 역이름을 인근 상업시설에 팔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역이름 판매를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역이름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서울의 지리에 담긴 문화와 역사를 훼손하는 행위입니다. 더군다나 역이름을 판매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서울특별시가 100% 주주로 되어 있는 공기업입니다. 따라서 서울교통공사는 서울시민의 재산인 공공재를 사기업의 홍보수단으로 팔아넘기고 공기업 본연의 가치를 심각히 훼손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적자가 심하다 하더라도 다른 방식을 찾아야 할 문제입니다. 서울시민의 정체성을 BC카드와 센터필드에 가둘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부역명을 병기하는 일은 사실 하루 이틀 된 일은 아닙니다. 1호선 종각역은 SC제일은행,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은 원광디지털대역으로 명기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이나 학교는 사기업이나 사립대학이라 할지라도 공공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엄연히 카드사나 쇼핑몰과 다른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시민들의 접근성과 편의를 고려한 결정이었기 때문에 서울시민들이 수긍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돈벌이 수단만으로 역이름을 파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을지로4가역과 역삼역 외에도 8개 역에 추가로 공개입찰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 시민은 “자본이 지하철역 이름까지 독점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습니다. 맞습니다. 서울교통공사의 부역명 판매는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의 모습과 같습니다. 정의당은 서울교통공사의 부역명 입찰은 심히 부적절하며 서울시민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명합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즉각 부역명 판매를 중단하길 바랍니다. 오세훈 시장 또한 서울시장으로서 서울교통공사에 대한 관리 감독의 의무를 다해주길 바랍니다.
2021년 9월 9일
정의당 대변인 오 현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