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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정치위원회] [읽을거리]국민건강보험 하나로운동, 지금이 적기(오마이기고글)

실손보험 백날 가입해봐야 이거 하나 못 당한다

[의료민영화되면, 우리는⑪] 국민건강보험하나로 운동, 지금이 적기

14.07.03 21:07l최종 업데이트 14.07.03 21:08l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더니 의료민영화에 대한 정부 의지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세월호'에서 특히 생명을 다루는 의료분야는 가장 안전해야 할 영역인데요. 그 안전이 흔들리면 시민들의 불안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이번 연재를 통해 의료민영화의 우려점을 자세히 짚어봅니다 [편집자말]
지금의 의료민영화는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의료민영화가 초래할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지금의 민간의료보험의 현황을 보더라도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다.

가구당 평균 3.8개 민간의료보험 가입... 소득에 따라 차이 커

2011년 한국의료패널의 연구에 의하면, 현재 민간의료보험은 가구당 평균 3.8개를 가입하고 있고, 월보험료로 23만 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다. 결코 적지 않다. 소득수준에 따라 보면 연소득 2천만 원 이하의 가구는 평균 2개 미만, 10만 원 이내로 가입하고 있으며, 4천만 원 이상 소득가구는 평균 5~6개, 월보험료는 30~40만 원에 이른다.

그 격차가 매우 크다. 민간의료보험은 건강보험과 달리 개인별로 가입해야 하기에, 아이들보험 따로, 부부 각기 따로따로 암보험,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그렇다보니 가구당 5~6개 이상씩 가입해야 하고, 수십 만 원의 보험료를 지출해야 한다.

건강보험이 모든 의료비를 해결해주지 못한 대가인 셈이다. 그나마 어느 정도 소득이 있는 중산층 이상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긴 하지만) 수십 만 원의 민간의료보험을 지불할 능력은 있다. 하지만 저소득층은 그럴 여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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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의료보험 가입현황(한국의료패널 자료)
ⓒ 김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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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2008년과 2010년 3년 사이 동안 2천 만 원 이하 가구는 오히려 민간의료보험 가입 개수가 줄었다. 반면 4천 만 원 이상 소득 가구는 가입 개수와 월 보험료가 늘어났다. 저소득층이라고 해서 어찌 중산층 이상처럼 민간의료보험에 가입하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들은 더 이상 민간의료보험을 지출할 능력이 없다.

지금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대로 의료법인 영리화가 진행되면 국민이 부담해야 할 의료비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영리화된 의료기관은 수익을 남기기 위해 환자에게 더 많은 병원비를 부과할 것이고, 그와 함께 실손의료보험료와 같은 민간의료보험료도 오를 수밖에 없다.

특히 민간의료보험은 적지 않은 사업비를 부과하기 때문에 민간의료보험료 증가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현재 민간의료보험에선 60세 이상 노인들은 거의 배제되어 있다. 여기에 향후 노후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되면, 가구가 부담해온 민간의료보험료는 지금보다도 더욱 늘어날 것이다.

미국은 기업이 보험료 보조라도 해주지,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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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의료보험은 건강보험과 달리 개인별로 가입해야 하기에, 아이들보험 따로, 부부 각기 따로따로 암보험,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그렇다보니 가구당 5~6개 이상씩 가입해야 하고, 수십만 원의 보험료를 지출해야 한다.
ⓒ free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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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민간의료보험 지출 규모와 미국을 비교해보면 이해가 더욱 쉽다. 미국은 2013년 4인 가족 기준 민간의료보험료가 연 1만6000달러를 넘어섰다(하버드대학 공중보건학부와 여론조사기관 카이저 패밀리 재단(Kaiser Family Foundation) 자료 참고). 월 보험료가 130만 원 정도다. 그나마 이중 75%는 기업이 부담해준다(고용자 보험에 가입한 경우). 기업의 부담분을 제외하면 가구당 30만 원이 조금 넘는 셈이다.

단순 비교하긴 곤란하지만 우리나라 중산층 이상의 민간의료보험 지출은 이미 미국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민간의료보험체계이긴 하나, 민간의료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기업이 부담해주기에 그렇다. 반면 우리나라의 민간의료보험은 기업복지차원에서 제공해주는 단체실손의료보험을 제외하면 국민들이 거의 대부분을 지출해야 한다.

민간의료보험체계를 갖고 있는 미국은 전 국민의 15%가 보험이 없고, 병원비가 비싸 개인파산자의 62%가 의료비 때문인 것으로 악명이 높은 나라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민영화는 미국을 모델로 삼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계획대로 의료민영화가 추진된다면 우리는 미국보다 더 끔찍한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 민간의료보험 현황에서도 드러나는 양극화만 보더라도 그렇다. 건강보험이 취약해지고, 민간의료보험이 더욱 활성화되면 서민들은 아프면 죽으라는 얘기와 같아진다. 더욱이 미국은 민간의료보험료의 상당 부분을 기업이 부담해준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물론 대략 500만명 정도의 상위 정규직은 기업복지차원에서 기업이 단체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해주고 있다. 하지만 그 외 하위 정규직이나 비정규직, 자영업자들은 그렇지 못하다.

의료민영화가 보험자본과 재벌에게는 미래의 먹거리일 수 있겠으나, 국민에겐 재앙일 뿐이다. 의료민영화의 정책을 반대하고 국민건강보험을 강화시키려는 대안적 운동이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국민건강보험을 강화시킬 수 있을까? 민간의료보험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의료비를 해결하자는 운동을 벌여야 한다.

의료민영화의 대안으로서 건강보험 강화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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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재원을 대폭 확충하여 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병원비를 해결하게 되면 지금 수십만 원에 이르는 민간의료보험은 사실상 가입할 필요가 없어진다.
ⓒ 건강보험하나로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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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건강보험의 보장률은 62% 정도다. 이론적으로 국민건강보험 보장률을 OECD 평균 수준인 80% 이상으로 올리기 위해서는 현재 건강보험 재정을 30%(13조 규모) 정도 더 늘려야 한다. 이 정도면 모든 비급여를 급여화할 수 있으며, 연간 병원비 본인부담 100만 원 상한제와 입원진료 90% 이상 보장성 확대가 가능하다.

건강보험 재정은 국민의 보험료와 기업부담금, 국고지원으로 대략 55%-30%-15%로 구성되고, 국민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는 소득에 정률로 부담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건강보험료도 소득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이어서 국민건강보험료의 형평성 논란은 상당 부분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 재원을 대폭 확충하여 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병원비를 해결하게 되면 지금 수십만 원에 이르는 민간의료보험은 사실상 가입할 필요가 없어진다. 특히 민간의료보험 중 1인당 평균 월 7~10만 원에 이르는 실손의료보험은 즉시 해약할 수 있다.

건강보험료를 인상하더라도 보장성이 확대된 만큼, 환자가 부담해야 할 병원비 부담이 줄어들 뿐 아니라, 추가로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할 필요가 없게 되니 국민 부담은 오히려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건강보험의 재정확충으로 건강보험의 역할이 강화되면, 이를 기반으로 각종 의료영리화 정책도 막아낼 수 있다. 국민의 건강보험료 부담이 늘어난 만큼 그 재원은 전적으로 국민의 건강을 향상시키는데 사용되어야 한다는 요구도 늘어날 것이며, 건강보험 재정이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것도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 우리의 의료체계는 기로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간 취약한 건강보험제도는 의료영리화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건강보험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요인이기도 했다. 이제 우리의 의료체계는 미국식 영리의료냐, 유럽식 무상의료냐를 선택해야 한다. 지금은 미국식 영리의료로 가겠다는 힘이 막강하다. 이를 저지하고 유럽식 무상의료를 가기 위해서는 국민적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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