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성민아 청년명예대변인,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 임명 논란 관련
- 모든 시험이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박성민 청와대 청년비서관 임명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뜨겁습니다. 청와대 인사가 발표된 다음날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국보협)는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청년을 예로 들며 박성민 비서관의 임명이 ‘청년 박탈감 조장’이라 비꼬았고, 지난 7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국보협의 행위를 ‘정치적 의도를 가진 것’이라 주장하며 ‘속으로 너희들은 시험으로 뽑았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여야간 청년비서관 임명에 대한 입장은 다르지만 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시험과 공정입니다. 한 쪽은 시험조차 치르지 않은 청년이 1급 공무원이 되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 역시 ‘너네도 시험을 치르지 않았으면서 공정성 운운하냐’고 말합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모든 자리는 경쟁에서 승리해야 획득할 수 있고, 경쟁은 공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시험이 가장 공정한 경쟁의 방식으로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국민의힘은 인선과정에서 ‘공정성을 높이겠다’며 토론배틀을 통해 대변인을 공개선발 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선발된 대변인들에게 “나이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 청와대 1급 비서관과의 경쟁”을 언급하며 경쟁을 통한 대변인 선발이 공정하였음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과 같은 방식의 선발이, 고시와 같은 시험이 모든 자리를 뽑는 가장 공정한 방식인가? ‘누구나 참여하여 실력으로 경쟁한다’는 절차적 공정성이 과연 진짜 공정을 말하는지 되물어야 합니다. 참여하기 전까지 개인이 쌓는 경험은 천지 차이입니다. 그 경험은 오롯이 개인이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부모를 만나서 어떤 환경에서 자라느냐 하나만 놓고 봐도 애초에 출발이 공정할 수 없음은 자명합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능력주의를 강요당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정환경, 학력, 성별, 출신지역 등이 만들어낸 불평등한 출발선을 생각하기도 전에 나의 능력부터 의심하고, 노력하지 않은 나를 탓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의 끝에 서서 삶을 위협당하고 불평등한 구조를 들여다 볼 여유조차 없는 청년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다양한 꿈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삶을 꾸려가는 청년들 또한 이 사회에서 존재합니다. 시험 통과로 대표되는 공정성 논쟁은 이 청년들을 우리 사회에서 지워버립니다. 결국 청년비서관 임명이 공정하니 마니로 논란을 벌이는 것은 마치 청년들에게 길이에 맞지 않으면 늘이거나 잘라서 사람을 죽여버린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들이대는 것과 같습니다.
공정이라는 말을 쉽게 붙이지 마십시오. 시험 통과가 능사가 아닙니다. 출발선이 다른 지금, 능력주의 경쟁이 공정하다고 말할수록 불공정은 심화되고 사회는 양극화됩니다. 더 많은 청년들이 벼랑 끝으로 몰릴 뿐입니다. 청년과 그들이 서는 자리에 대한 공정팔이를 멈춰야 합니다.
공정의 방향은 불평등 해소로 향해야 합니다. 평등을 향한 공존으로 나아갈 때 청년의 삶이 변화할 수 있습니다.
정의당은 청년의 삶을 온전히 들여다보고, 권력과 자원의 배분으로 동일한 출발선을 만드는 평등사회로 나아갈 것입니다.
2021년 7월 14일
정의당 청년명예대변인 성 민 아
*'청년명예대변인'은 교육연수원에서 진행하는 '진보정치4.0' 청년정치학교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실제 정치현장에 대한 실습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