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안종민 청년명예대변인, MZ세대 노동조합은 ‘사회적 연대’로 나아가야 합니다
국제노총(ITUC)이 발표한 2021년 세계노동권리지수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조사가 시작된 2014년부터 지금까지 노동기본권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여 최하위등급인 5등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동현장의 반복되는 산재 사고는 노동권리지수 최하위 국가의 부끄러운 노동현실에 대한 반증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MZ세대의 노동조합 조직 물결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주로 특정 세대와 직종에 국한되어 있던 노동운동의 저변이 확대되며 더 많은 노동자가 권리를 보장받을 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의 조직화도 자극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리라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논란을 시작으로, 지난 3월에는 LG전자에서, 4월에는 금호타이어와 현대자동차에서 사무직 노동조합 설립이 이어졌습니다. 언론에서는 '공정'을 중요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을 들어 이들이 기존의 생산직 중심의 노동운동과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지 분석하고, 그로 인한 갈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노동운동과 거리가 있었던 MZ세대와 사무직의 노동조합이 확대되고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일부 언론은 이러한 흐름을 ‘노조 때리기’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늘 그래왔듯이 생산직 노동자를 '갑', '기득권', '꼰대', '불공정'의 표상으로 놓고 노골적인 비난을 가하며 노노 갈등을 조장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기존의 노동운동과 함께하려는 청년들의 존재는 지워버리고 있습니다.
부당한 현실에 맞서 앞장서는 청년들의 움직임은 물론 무척 고무적입니다. 세대와 직종 사이의 갈등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갈등은 '생산직 중심의 낡은 노동운동'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낡은 기득권 사회'에 있습니다. 노노갈등을 부추기는 일부 언론의 행태에 피해를 보는 사람은 결국 노동자입니다. 만약 그 '불공정'한 '꼰대' 노동운동이 사라진다면, 언론의 다음 공격 대상은 그들이 추켜세우던 'MZ노동조합'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는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부분들을 선명하게 드러냈습니다. 노동자들은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도 하루하루 열심히 땀흘리며 대한민국을 떠받치고 있지만, 노동의 댓가와 처해있는 현실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우리 사회가 정말 지향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돌아봐야 합니다. ‘공정’의 탈을 쓴 각자도생은 이미 현실에서 그 정당성을 잃었고, 코로나 극복의 유일한 방법은 시민 모두의 사회적 연대이기 때문입니다. MZ세대 노동조합이 가야 할 길은 분명합니다. 그 길은 모두가 함께 걷는, 누가 앞서지도 않고 뒤처지지도 않는 연대의 길입니다. 정의당은 그 위에서 언제나 청년에게 손을 내밀 것이며, 언제라도 그 손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2021년 7월 13일
정의당 청년명예대변인 안 종 민
*'청년명예대변인'은 교육연수원에서 진행하는 '진보정치4.0' 청년정치학교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실제 정치현장에 대한 실습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