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오현주 대변인, 이준석 대표는 ‘사회적합의’ 뒤에 숨지 말고 차별금지법에 대한 당내 논의를 위해서라도 떳떳하게 정견을 밝혀야
일시: 2021년 6월 17일(목) 13:55
장소: 국회 소통관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가 차별금지법 입법에 대해 불과 며칠 만에 입장을 바꾸었습니다. 지난 14일 방송 토론에서 ‘공감’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지만 오늘은 ‘시기상조’라고 말하며 부정적으로 입장을 바꾼 것입니다. 젊은 당 대표로서 변화한 시대정신을 대변할 것이라 믿었는데 혹시나 했던 기대가 ‘역시나’라는 실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 대표가 말하는 공정이 ‘차별금지’라는 아주 상식적인 요구조차 담아내지 못한다면 그 공정은 빈껍데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런데 이 대표가 차별금지법 입법에 주저하며 밝힌 이유가 솔직히 더 실망스럽습니다. ‘입법의 단계에 이르기에는 사회적 논의가 부족하다’라고 한 것입니다. 한국사회는 2007년부터 줄기차게 차별금지법을 논의해왔으며 여러 차례 설문조사도 이뤄졌습니다. 심지어 작년 국가인권위 설문조사에는 국민의 88.5%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찬성한다는 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더 이상 어떤 사회적 논의가 필요합니까. 그리고 국민의힘은 사회적 합의를 위해 도대체 어떤 노력을 했습니까. 사회적 합의라는 공허한 말로 이래저래 회피하는 모습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당내에 기독교적 관점이 있다’란 말도 부적절합니다. 기독교 내에서도 차별금지법에 대한 공감대는 넓어지고 있고 다양한 노력이 있어 왔습니다. 이런 기독교 내의 노력을 깡그리 무시하고 기독교를 방패 삼는 것은 오히려 국민의힘이 편향된 종교적 시각을 가졌다는 것을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또 ‘국민들 상당수가 이 법안에 우려를 하고 있다’며 심지어 가짜뉴스 혹은 잘못된 통계정보까지 신뢰하고 있는 듯한 모습에는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합니다.
이 대표는 사회적 합의와 시기상조를 운운하며 입법요구를 회피하기 전에 국민의힘 차원의 절차와 공감대를 마련하는 최소한의 노력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 대표가 ‘사회적합의’를 핑계로 숨지 않고 자신의 정견을 떳떳하게 밝혀야 당내 논의도 자연스럽게 촉발될 수 있다는 점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준석 당대표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자신의 정견을 제대로 밝히길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2021년 6월 17일
정의당 대변인 오 현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