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핑] 오현주 대변인, 쿠팡의 화장실 폐쇄, 생리적 기본권 침해
[브리핑] 오현주 대변인, 쿠팡의 화장실 폐쇄, 생리적 기본권 침해

일시: 2021년 6월 7일(월) 14:40
장소: 소통관

쿠팡 용인 물류센터가 남자 화장실을 고의로 폐쇄했다는 의혹이 한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그 이전에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는 관리자의 허락을 받고 화장실을 이용하고 있으며 명부 작성도 해야 한다며 피해를 호소한 바 있습니다. 화장실 등의 편의시설은 노동자의 가장 기초적인 ‘생리적 기본권’과 관련된 사항입니다. 쿠팡의 행태는 생리적 기본권 침해로서 심각한 기업의 인권침해 사례입니다. 

얼마 전 비슷한 논란이 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육군훈련소입니다. 화장실은 딱 2분간 사용하고 타이머로 시간까지 쟀다고 합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규율과 통제가 엄격한 군대에서조차 화장실통제는 심각한 인권침해라며 국방부 장관과 육군참모총장이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민간영역인 일터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화장실에 대한 통제는 노동자의 생리현상까지 통제하면서 신체에 대한 사용주의 장악력을 높이는 악랄한 수법으로 그로 인한 질병까지 노동자가 스스로 감수해야 합니다. 또한 심각한 모욕감을 주는 행위로서 지극히 전근대적인 폐습입니다. 

화장실 이용문화만 보고서도 쿠팡 물류센터의 노동실태가 심각하다는 짐작이 듭니다. 쿠팡은 2020년 9월부터 11월까지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올해 3월 기준으로 지난 1년간 쿠팡에서 숨진 노동자가 7명에 달합니다. 최근에는 직장내 성희롱, 괴롭힘 사건도 있었습니다. 근로감독 이후에도 바뀌지 않는 현실에 분노합니다. 이번 화장실 폐쇄 사태는 ‘쿠팡이 쿠팡했다’라는 말이 생겨도 과하지 않은 현실을 보여줍니다. 

쿠팡은 화장실 공사 중이라는 어이없는 변명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사과에 나서야 합니다. 육군훈련소 사태로 국방부 장관이 사과하는 마당에 김범석 의장은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습니까. 김범석 의장은 책임 있는 사과와 더불어 시정조치를 발표해야 합니다. 

한편 일터에서의 화장실통제와 감시는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2015년 민주노총의 전국 8개 공단 인권침해 실태조사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보고된 바있습니다. 당시 보고서에는 고용노동부의 역할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쿠팡을 비롯한 물류센터 노동자들 인권침해 사례를 상세히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기를 촉구합니다. 


2021년 6월 7일
정의당 대변인 오 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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