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여영국 대표, 노형욱 신임 국토부장관 내방 인사말
[보도자료] 여영국 대표, 노형욱 신임 국토부장관 내방 인사말


일시 : 2021년 5월 20일(목) 14:30
장소 : 국회 본관 223호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고, 장관 임명을 축하드립니다. 사실 정의당에서 노형욱 장관 임명을 반대했기 때문에 장관도 그렇겠지만 썩 편한 자리는 아닐 겁니다. 인사청문회에서 지명철회를 할 만큼 큰 흠결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지명철회까지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장관께서 밝힌 정책방향이 과연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택정책인지, 또 국가균형발전과 정의롭고 평등한 기후위기 대응에 맞는 것인지는 의문을 가졌었습니다.
 
오늘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최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LH 혁신과 관련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홍 부총리는 민간 재건축·재개발 등 공급방안을 주장했습니다. 노 장관의 첫 번째 행보가 지난 18일 주택 공급기관 간담회였는데, 이 자리에서도 장관께서 민관 협력을 통한 공급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민간 참여를 높이려면 인센티브를 달라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상당히 우려되는 지점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제대로 된 공공주도 공급입니다. 공공임대 공급, 도시 영세민 주거환경 개선, 공공재개발 등이 LH나 SH와 같은 기관의 고유 목적사업입니다. 그에 따라서 공급된 공공임대 비율이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6%에 그치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비율입니다. 이러한 공익사업들은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민간이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공공기관은 땅을 강제수용해서 민간에 팔고, 사업은 민간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투기가 일어나고 자산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지점도 바로 이러한 사업들입니다. 그런데 홍 부총리나 노 장관의 말처럼 공공임대공급에도 민간 참여를 유도하게 되면 더 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LH 등 기관의 내부 정보를 활용한 투기를 막을 방안은 모색해야겠지만 오히려 주택공급의 공공성을 위해서는 민간이 아니라 공공의 역할을 더욱 확대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3기 신도시부터 획기적인 공급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가 공익적 목적으로 강제수용해 조성한 공공택지에는 비싼 분양주택이 아니라 공공주택만 공급해야 한다는 원칙이 구현돼야 합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3기 신도시 절반은 장기 공공임대주택, 나머지 절반은 토지임대부, 환매조건부 등 저렴한 공공자가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을 제안드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공공성이 확대되고 더 확보되려면 공공주택 사업을 위한 재정을 늘려야 합니다. 지금처럼 LH가 땅 팔고, 주택을 판 이익으로 공공주택을 건설하는 ‘교차보조’ 방식으로는 공공성을 살릴 수가 없습니다. 심상정 의원이 정의당 부동산투기공화국해체 위원장인데 심 의원을 중심으로 이러한 공공주택 확대를 위한 재정확보에 정의당이 역할을 다 하겠습니다.
  또 하나는 지난 부산 재보궐 선거 핵심 이슈 중 하나가 가덕 신공항이었습니다. 사업성도 없고,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구상인데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일사천리로 예비타당성 조사도 면제해가면서까지 특별법을 통과시킨 것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관련해서 제주 제2공항의 경우, 제주도민들이 10년의 갈등과 숙의 끝에 결심을 굳혔습니다. 공항 건설과 같은 토건사업을 가장 환영하는 이들은 원주민이 아니라 외지에서 들어온 투기꾼들이고, 지난 20년 동안 제주에서의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파괴로 제주도민의 삶이 나아진 게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원희룡 지사가 그 결정을 뒤집으려 하고 있습니다.
 
인사청문 과정에서 장관께서 취임하면 즉시 제주 제2공항 내용을 검토하고 합당한 결과를 내놓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아니더라도 빠른 시일 내에 입장을 밝혀주시기를 바랍니다.
 
제가 요즘 총리나 장관, 또 여당 분들을 만나면 자꾸 쓴소리만 하는 것 같아서 조금은 죄송스럽기도 한데 정권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만큼 반드시 해야 할 이야기라서 말씀드립니다. 촛불이 만들어준 정권인데 그동안 많이 실망시켰으면 1년 만이라도 어느 정도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장관께서 민심을 제대로 살피셔서 집 없는 사람들에게 안정적인 집을 공급하고 또 부동산 투기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주시는 장관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021년 5월 20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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