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여영국 대표·배진교 원내대표 외, '깨어진 약속, 문재인 정부 4년의 개혁을 평가하다' 토론회 축사 및 인사말
일시: 2021년 5월 7일(금) 14:00
장소: 국회 본관 223호
■ 여영국 대표
정의당 대표 여영국입니다. 토론회를 준비해주신 정의당 정책위원회 장혜영 의장님을 비롯한 정책위원회 위원들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발제와 토론을 맡아주시기 위해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저는 조금 전 평택항 컨테이너 부두에서 300킬로 철판에 깔려 사망한 청년노동자 빈소를 다녀오는 길입니다. 지난 4월 22일 자식의 죽음을 직접 목도한 아버지는 정부와 회사의 무책임함에 절규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노동자 생명을 대하는 태도는 촛불이전과 전혀 다를 바가 없음을 다시 한번 느끼고 왔습니다.
5년 전 온 국민이 촛불을 들어서 국정농단 세력을 퇴출시켰습니다.
노동존중사회, 포용국가, 한반도 평화 등을 기대했습니다.
정의당도 ‘촛불의 성공’을 위해 개혁 행보에 협력했습니다.
그러나 요란한 빈 수레였습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혔습니다.
정치개혁은 위성정당으로 파국을 맞았습니다.
법무검찰개혁의 핵심과제인 합법적·민주적 통제의 제도화를 진영대결로 전락시켰습니다.
다수 국민은 더 가난해졌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집값은 폭등했고, 자산 격차는 역대 최악이며 불평등은 최대로 심화되었습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저임금노동자들의 명목임금마저 정체되었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를 위해 단식을 해야 했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이마저도 중대재해기업보호법으로 후퇴시켜 버렸습니다.
저희 당 류호정 의원이 당면한 최대 민생현안인 코로나 손실보상법 처리를 정부와 민주당에 촉구하면서 농성하고 있습니다. 이게 먹고 사는 문제를 대하는 문재인 정부의 태도입니다. 4.7보궐선거를 앞두고 가덕신공항 특별법 처리때와는 너무나 다른 태도입니다.
지금 당장의 개혁과 지금 당장의 민생을 침몰시켰을 뿐만 아니라, 다양성과 인권의 싹도 더 자라지 못했습니다.
이미 발등의 불이 된 기후위기에 대한 대처도 한가롭고,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개혁의 좌절과 민생의 결핍, 그리고 상실된 미래는 권력욕의 과잉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정치 행위의 목적이 오직 집권, 정치 권력 그 자체였기 때문입니다.
정치가 정치인의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것이고, 정치가 정치인의 욕망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을 담아야 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잊어버리고 멀리한 탓입니다.
오늘 토론회에서 여러분이 주시는 소중한 의견에 귀 기울여서 정치를 시민들의 것으로, 정치가 시민들의 삶을 담아내도록 만들겠습니다.
과잉된 권력욕을 누르고 결핍된 정치를 복원하는데 정의당이 더 뛰겠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정의당의 길을 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배진교 원내대표
반갑습니다. 정의당 원내대표 배진교입니다.
2016년 겨울, 촛불을 들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연 인원 수천만의 국민들은 분명 하나였습니다. 전례 없는 국정 농단을 심판하기 위해 국민들은 똘똘 뭉쳤었습니다.
'이게 나라냐'라고 묻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분노하고, 절규한 이면에는 결국 국가, 정치의 정상화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문재인 정부는 촛불 정신을 이어나가겠다며 탄생했습니다.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며 만들어졌습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주권재민의 원칙을 되새기며, 권력은 사유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국민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약속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 집권 4년이 지난 지금, 정말 우리가 나라다운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말 지금 2021년 대한민국의 국가, 정치권력은 '모든' 국민들을 위해 존재합니까, 아니면 '일부' 국민들을 위해 존재합니까.
그 답은 무엇이 늘어나고 줄었는지 확인하면 저절로 알 수 있습니다.
2020년 산재사고 사망은 그전 해보다 27명이 증가했습니다.
2017년 5분위의 자산은 1분위의 99배였으나 2019년에는 125배로, 자산 격차는 매년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은행권 가계 대출 잔액은 988조로 1년 만에 100조 원이 넘게 늘어나는 등 가계 빚도 늘었습니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집값은 굳이 부연할 것도 없습니다.
갈등을 해소해야 할 정치권은 혐오를 장사 수단으로 사용하는 등 혐오의 정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줄어든 것은 무엇입니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까지 더해지며 작년 사라진 일자리가 22만 개입니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 수는 점점 줄어들어 임시, 일용직은 40만 명이 감소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9년 10.9%, 2020년 2.9%, 2021년은 1.5%로 매년 줄어들고 있습니다.
서울 벚꽃 개화시기가 100년 만에 가장 일러지는 등 기후 위기가 얼마나 코앞까지 닥쳐왔는지 섬뜩하기까지 합니다.
촛불 개혁의 의미가 대체 무엇인지 다시금 새겨야 합니다. 국가가, 정치가 국민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 답은 이미 나와있습니다. 정의당은 오늘 토론회를 바탕으로 민주주의가 2016년 그 겨울보다 후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불평등과 차별이 극심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기후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의지가 정말 이 정부에 있는 것인지를 평가해보고자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촛불 개혁의 이면에 있던 국민들의 열망을 받아안겠습니다. 촛불 개혁의 본질이자 정의당의 정체성이었던 사회 기득권 카르텔을 해체하고, 그 기득권으로 인해 피해 입고 있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이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장혜영 정책위의장
정의당 정책위의장 장혜영입니다.
인사 말씀을 드리기에 앞서서, 지난 4월 22일 평택항 부두에 화물 컨테이너에서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작업을 하다가 300kg 철판에 깔려서 사망하신 故이선호 님의 명복을 빕니다.
학비를 벌기 위해서 일터에 나간 청년 노동자가 사고를 당해서 피를 철철 흘리면서 죽어가는데 회사 관계자는 119가 아니라 윗선에 먼저 보고를 하는 나라, 그 나라가 문재인 정부 4년 차의 대한민국입니다.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은 산산이 깨어진 지 오래입니다.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하며, 결과는 부정의한 나라. 그 부정의함에 대한 비판조차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라가 오늘 우리가 마주한 문재인 정부 4년의 대한민국입니다.
4년 전 광장을 가득 채웠던 촛불의 요구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었습니다. 국정농단을 엄벌하고 썩어빠진 공직자들의 부패를 척결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날로 심해져가는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일상의 위험과 차별로부터 모든 시민들의 안전과 존엄을 보장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라는 것이었습니다.
4년 전의 이 약속, 지켜졌습니까? 문재인 정부 4년, 나라는 나라다워졌습니까? 대한민국의 시민들은 행복해졌습니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더 성숙해졌습니까?
오늘 정의당은 4년 전 촛불의 준엄한 요구로 다시 돌아가 문재인 정부 4년의 개혁을 평가합니다. 정치 개혁·권력기관 개혁·노동·불평등·차별·기후 위기의 6개 영역에서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을 돌아볼 것입니다. 적폐청산과 반부패 개혁을 외쳤지만 이제는 오히려 많은 시민들에게 낡은 기득권이자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한 정부 여당의 실정을 낱낱이 살피고 냉정히 평가할 것입니다.
그러나 평가 그 자체가 오늘 토론회의 목적은 아닙니다. 오늘의 토론회는 우리가 마주한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 사회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정의당은 여영국 당대표 선출 이후 불평등과 차별, 기후위기에 맞서서 모든 시민들의 안전과 존엄을 지키기 위한 '반기득권 정치 노선'을 천명했습니다. 오늘의 이 토론회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정의당이 단호히 맞서 싸워야 할 기득권의 실체를 확인하고, 그 싸움을 위한 생생한 과제를 도출하는 자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다시 한 번 오늘 귀한 시간 내주신 김준우 변호사님, 한상희 교수님, 김성달 국장님, 권영국 변호사님, 미류 활동가님, 구준모 연구위원님. 그리고 함께 지켜봐 주시는 당원 여러분, 시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21년 5월 7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