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진씨가 오늘 페이스북에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이라는 위치는 모욕죄가 성립되어선 안되는 대상입니다.'라고 대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자유로운 표현은 허용돼야 마땅하고 배포된 내용이 어떤 것이었든, 문대통령이 고소를 즉각 취하해달라고 하셨더군요.

강민진씨 때문에 형법 교과서를 다시 찾아봤습니다. 모욕죄의 객체에서 대통령이 제외되는가? 아닙니다 모욕죄의 객체는 '사람'입니다. 대통령도 사람입니다. 당연히 모욕죄의 객체가 됩니다. 대통령도 외적 명예라는 보호법익을 침해당하면 모욕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도 '모든 공직자는 국가에 대하여 자신의 기본권을 주장할 수 있는 국민이자 기본권의 주체이고 마찬가지로, 대통령의 경우에도 사인으로서의 지위와 국민 모두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대통령의 지위는 개념적으로 구분되어야 한다'고 결정한 바 있습니다(헌재 2004.05.14. 2004헌나1)(법대 학부생도 다아는 결정례임).

일단 대통령으로서의 지위와 사인으로서의 지위가 구분되어야 된다는 사실 자체를 공부가 안되어 있어서 모르신거 같네요. 사인으로서의 대통령의 외적명예는 왜 보호되지 않아도 되나요? 독재국가랑 민주국가랑 비교하면서 페북에 글쓰신거 보니까 30여년 전에 폐지된 국가원수모독죄랑 헷갈리신건가 싶기도 하네요.

한가지 더, 대통령에 대해서는 모욕죄가 성립되어선 안된다고 했는데 국회의원과 같은 다른 선출직 공무원에게도 같은 잣대이신가요? 김종철씨의 장혜영씨에 대한 성범죄에 대해서 무슨 말만 하면 2차 가해라고 법적조치한다고 으름장을 놓던 배복주씨, 비서 면직 관련해서 페이스북에 글을 쓰고 비판한 신모 당원을 고발한 류호정씨는 뭔가요? 대통령에 대해서는 무한한 표현의 자유(보호할 가치가 있는지 의문스러운 모욕적 욕설을 포함한)가 보장되어야 하고 정의당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말가려가면서 비판해야되나요? 

정의당 국회의원에 대해서도 어떤 내용이든지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고 해주신다면 정말 모욕적으로 비판해드릴 자신은 있습니다. 강민진씨, 꼭 대답 좀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