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생이라는 사람 보시오.
싫은 소리하면 민주당이고 좋은 소리하면 정의당이오?
그럼 나같이 당적은 없지만 심정적으론 민주당에 기울어 있어서, 지역구표는 민주당 비례표는 정의당 준 사람은 뭐요? 내나이 40평생 정의당 찍었소. 지역구표 줘야지만 말할 자격 생기는 거요?
비단 나만 이렇게 표를 나눠주는 것이 아니오. 지난 총선 때 보면 알겠지만, 나같은 사람이 민주당에 몰아주니 어땠소. 정의당 비례 2석만 가져갈 수 있었소. 이래도 정의당이 민주당에게 진 빚이 없소? 민주당에서 진작 나서서 비례표도 달라고 했으면 어땠을 것 같소? (그리고 나같은 사람이 정의당 주던 비례표를 민주당에게 준 이유 중 하나가 심상정이 노회찬 버린 것과 국짐당과 연정 가능하다고 해서 불안감이 생긴 때문이오.)
솔직히 정의당이, 민주당 위성정당 때문에 섭섭한 건 아오. 그런데 민주당이 왜 그랬겠소? 첫째, 정의당이 연동형 비례제에 비현실적인 쌩이질을 해서요. 당시 1당은 국짐당이었소. 모든 진보계의 도움을 받아도 아슬아슬한데 정의당은 조금이라도 비례표 더 가져가려고 원칙적인 안을 계속 고집했소. 정의당이 국짐당을 설득해오지도 않으면서 말이오. 둘째, 정의당 내 노동계의 위축이오. 노회찬 사망 전부터 조짐은 있었는데 사망 후 노골화 되더이다. 민주당도 친페미 느낌이 있지만 그보단 노동 쪽 법안이 많이 공유되었잖소. 정의당에서 심상정 계로 세력재편 하면서, 민주당과 힘을 합칠 공통분모가 너무 줄었소. 한 마디로 같이 힘합쳐 법안 통과시킬 일이 적어졌는데 굳이 왜 정의당에 목매야 하오? 마지막으로 총선 직전 정의당의 친국짐당적 워딩이오. 한 번이라도 SBS의 조국파일 오보에 대해 언론개혁을 외쳐봤소? 검찰의 먼지털이식 수사의 문제점을 규탄해 봤소? 1심에서 이유없이 재판장이 한 차례 바뀐 것은 비판해봤소? 앞선 것들은 조국의 유무죄와 상관없이 엄연히 언론 검찰 사법이 잘못한 부분들이오. 근데 정의당은 삼심이 끝나기도 전에 조국비판만 했소. 그런 정의당의 어떤 부분을 믿고 비례표를 정의당에게 몰빵해달라고 시민들을 설득하겠소? 시민들부터가 미쳤나고 하겠소. 그리고 이 사태의 원인인 국짐당 위성정당은 비판 거의 안하고 만만한 민주당만 까는 정의당은 내부총질 전문가인가 싶소.
그후 정의당은 자멸의 길을 걸으면서까지 ㅡ 평소 내지도 않던 모든 지역구에 다 후보 내시고 결국 선거비보전도 못받고 진보표가 쪼개져서 박빙인 곳은 모두 국짐당이 가져갔소. ㅡ 민주당과 한치도 협상하지 않았소. 결국 국짐당이 소멸 못된 것은 정의당 ㅡ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180석을 시민들에게 허락받았소. 어떻게 더 하란 말이오? ㅡ 탓이 커요. 이해찬이 심상정과 협상하려 할 땐 왜 캡을 더 많이 씌워야 한다며 결렬시킨 거요? 그래놓고도 국짐건재의 이유가 민주당이오?
그래요. 민주당도 개혁법안에 미적대고 늘공들의 비리(LH사태의 그 부동산비리가 2007년에 저질러졌지만)를 미처 못 파악한 잘못도 있소. 근데 개혁법안에 정의당이 뭘 지원했는데요? 그나마 있는 두 표를 개혁법안 반대에 던졌잖소? 이유야 어쨌든 국짐당과 같은 스탠스를 취했어요. 그래놓고 반성하라구요? 팍팍 밀어준 시민들은 그런 말 하셔도 다 맞는데 정의당은 아니잖소.
게다가 정의당 국회의원들은 계속 국짐스런 모습으로 물의를 일으키며 거기에 선택적 비난을 통해 민주당 총질을 하잖소. 김학의의 연쇄강간은 묻고 박원순의 성희롱만 비판하며 나경원의 대학입시비리는 묻고 조국 표창장만 비난하며 박형준의 엘시티는 묻고 비서관의 첫 내집마련만 비판하고 오세훈의 내곡동은 묻고 문통의 사저만 비판하고 전광훈과 태극기집회는 묻고 진보계 인물의 제사만 비판하잖소. 당신 말대로 소설에서도 모두까기를 해야한다면,정의당은 왜 이리 편파적으로 까는 거요? 그리고 두 비례의원들은 왜 계속 물의를 일으키고 민주당은 말 한 마디마다 ㅡ 그러면서 국짐당 여성의원 비하는 침묵 ㅡ 꼭 걸고 넘어지는 거요? 그런 그들의 모습이 중도로 하여금 진보는 편파적 페미판이란 생각을 들게 하여 결국 국짐당이 유리해지게 만드는데도 말이오. 비례의원께서 조선일보에 제사지내러 간 일과 관계있는 일인가 의심스러울 지경이오.
이번 보선도, 사실 권당원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3당의 후보를 지원해주자는 여론이 있었소. 근데 힘을 얻기도 전에 정의당이 반성을 명목으로 빠져버렸잖소. 그럼 민주당이 무슨 선택권이 있겠소? 신생인 열린당? 인지도가 저바닥인 녹색당? 대체 무슨 생각으로 빅딜의 기회를 차신 거요? 평소 페미 챙겨 얻은 이미지를 이런 데 써야지 본인당도 아닌 민주당 인사에 대해 사과한다며 도덕적 이미지와 명분만 챙기고 결국 국짐 좋은 짓만 시켰잖소? 정치력을 발휘해서 민주당에게 승산없으니 사과성명 내고 우릴 밀어라 우린 니네 개혁법안 밀어주고 지역구에서 니네 홍보해준다고 했으면 좋았잖소. 민주당 내부에선 그런 말이 나오고 있었는데 생각도 없이 찬물 뿌려놓고 뭐라고 말하는 거요. 이러니 당신네들이 정치동아리란 소리를 듣는 거요. 둘이 같이 실리와 도덕을 다 챙길 수 있었는데 혼자만 고고하게 도덕적 이미지만 챙긴 결과가 어떻소?당신네들이 지켜줘야 할 노동자의 몰락이오.(오세훈의 용산참사 망언을 가만 놔둔 면에서 이미 정의당은 노동자를 버린 것 같소.)
끝으로.
일본놈들도 사과는 많이 했소. 고노 담화도 했고. 하지만 한국에선 반성이 없다고 한 이유가 뭐겠소. 그 뒤의 행동이 안 맞아서 아니겠소. 당신은 정의당은 스스로 반성 많이 했다고 하는데, 그게 일본놈들 것과 썩 다르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민주당 비난하기에 바빠 비유법 하나 못알아먹는 ㅡ 척하는 것일 수도 ㅡ 비례대표들의 행동들 때문일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