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청년정의당 오승재 대변인, 성소수자 정책 요구 기자회견 발언문
[보도자료] 청년정의당 오승재 대변인, 성소수자 정책 요구 기자회견 발언문

 

안녕하세요. 청년정의당 대변인 오승재입니다. 


먼저 오세훈 시장 당선과 함께 곧바로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 시위, 농성, 기자회견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모든 동료 시민에게 연대의 인사를 전합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서울시장 재보궐선거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당선으로 끝이 났습니다. 언론과 정치권은 이번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각종 정치적 분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분석 못지않게 중요한 분석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는 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관심을 가졌는가, 그리고 우리는 왜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투표했는가에 대한 분석입니다. 

 

서울시민이 서울시장이 누가 되는가, 그의 소속 정당은 어디인가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는 시민의 삶을 지키고 바꿀 수 있는 계획과 비전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입니다. 성소수자 시민이라고 다르겠습니까. 내가 서울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저 사람이 시장이 된다면 시민인 나의 삶을 지키고 바꿀 수 있을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이번 재보궐선거는 성소수자 시민, 특별히 청년 성소수자 시민에게 큰 무력감과 좌절감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당선이 유력하다는 거대양당의 후보들은 성소수자 시민의 삶을 지키고 바꾸는 일에 의지가 없다는 사실과 그러한 서울의 미래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앞에 두고 절망하는 것밖에는 다른 방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거대양당 후보들은 청년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유세 때마다 청년의 이름을 호명했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청년 시민 발언자와 함께 자신의 유세차에 올라 그들에게 마이크를 주며 분노를 표출하도록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도 찍어내듯 청년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청년, 그들이 말하는 시민 중에 청년 성소수자 서울시민은 없었습니다. 오세훈 시장과 박영선 후보 모두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기존의 차별·혐오 발언을 사과하거나 철회하지 않았습니다. 언급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모면했을 뿐입니다. 그렇게 다시 청년 성소수자 서울시민의 존재는 다시 지워지고 부정당했습니다. 

 

청년정의당은 어김 없이 반복된 무의미한 1과 2의 싸움 가운데 끼어 유의미한 정치적 선택의 권리를 박탈당한 청년 성소수자 시민과 같은 감정을 느낍니다. 청년의 삶을 둘러싼 문제는 ‘먹고사니즘’, 의식주를 해결하며 존엄하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에 관한 내용입니다. 청년 성소수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에서 청년으로 살면서 같은 어려움을 느낍니다. 

 

다만 청년 성소수자에게 특히 인권은 ‘먹고사니즘’의 문제를 넘어 ‘사니즘’, 즉 생존의 문제입니다.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당하거나 위협당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면, 청년 성소수자 서울시민에게 일상이란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결혼한 배우자나 동거 중인 파트너가 있어도 서울시에서 공급하는 공공주택에는 신청서조차 낼 수 없고, 그들이 아파 시립 의료기관을 찾아간다고 하더라도 보호자로서 필요한 권리를 필요에 맞게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일 년에 한 번 시민으로서 시청 광장에서 자긍심을 드러내는 축제에 참여하는 것조차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되는 현실을 앞에 두고 저는 다시 이 구호를 외칩니다. 성소수자에게 인권은 목숨입니다. 오세훈 시장이 지난날의 성소수자 혐오 발언에 대한 사과의 입장을 내놓고, 시정 운영 과정에서 성소수자 인권 보장을 약속과 실천에 나서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 있습니다. 목숨을 지키고 살아야, 존엄한 존재로 존중과 대우를 받아야, 비로소 서울시민으로서 정책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공적 영역의 책임자로서, 지역의 주요한 정치인으로서 성소수자 청년 시민의 삶을 지키고 바꿀 의무가 있습니다. 그것이 후보와 시장의 차이입니다. 서울시장은 모든 서울시민의 삶을 지키고 바꿔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겠다고 한다면 그는 서울시장으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꼴밖에는 안 될 것입니다. 

 

청년정의당은 단호히 요구합니다. 서울시 정책 전반에 걸쳐 있는 성소수자 차별과 배제를 중단하고, 성소수자 청년 시민을 청년과 시민의 이름으로 호명하십시오. 그러기 위해서는 시민결합·파트너십 제도를 도입하여 SH 공급 공공주택 사업 참여 및 시립 의료기관 이용을 포함한 공공서비스 전반에서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서울연구원을 비롯한 관련 기관을 통해 성소수자 시민에 대한 시 차원의 연구 및 조사를 공식적으로 실시하여 관련 정책과 제도를 입안하고 실천에 나서야 합니다.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청년 성소수자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호명하기도 전에 세상의 차별과 혐오, 편견에 떠밀려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많습니다. 서울시가 나서 차별과 편견 없이 쓸 수 있는 청소년 성소수자 쉼터, 상담소, 여가·복지시설을 만들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경고합니다. 20대 남성 시민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은 이유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지, 반페미니즘의 강조 때문이 아닙니다. 여성과 성소수자 인권을 제물로 삼아 정치적 생명줄을 늘이는 작태는 더 보고 싶지 않습니다. 청년 시민은 언제든지 부정의한 정치세력을 몰아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청년정의당은 성소수자 혐오 선동으로 연명하는 구태 정치를 끝내고, 모두가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으로 존중받으며 공존할 수 있는 한국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1년 4월 7일

청년정의당 대변인 오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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