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강은미 비대위원장, ‘정유엽과 내딛는 공공의료 한걸음 더’ 도보행진 마무리 기자회견 발언
일시 : 2021년 3월 18일(목) 10:30
장소 : 청와대 앞
마음이 무겁습니다.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강은미입니다. 경산부터 이곳 청와대까지 직장암 투병 와중에도 고 정유엽 군 아버지 정성재 님은 천리길을 걸으셨습니다. 공공의료의 허술함과 공백으로 다시는 고 정유엽 군 같은 비극적인 죽음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절박한 마음이 그 걸음걸음마다에 묻어있었습니다.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전합니다. 공공의료의 확대를 염원하는 걸음을 함께 하신 분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고 정유엽 군의 죽음은 정부가 자화자찬하는 K-방역 뒤에 숨겨진 대한민국 공공의료의 허술한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전체 의료기관 중 5.7%에 불과한 공공 의료기관이 폭증하는 확진자를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고 정유엽 군은 코로나 검사만 14번을 받아야 했고, 13번의 검사에서 코로나 음성이라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당했습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는 시기에 대구, 경산에서 공공의료기관은 현저히 부족했고, 코로나는 아니지만 유사한 일반 병증의 환자들은 의료 공백을 온전히 감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공공의료의 허술함은 ‘적절하게 치료받을 권리, 죽지 않을 권리’마저 빼앗아 갔습니다.
정부는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했을 때 공공의료 확대와 감염병 전담병원의 설립 등으로 코로나로 생긴 의료공백에 대한 대안을 세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조금도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1차, 2차 대유행 때 이미 공공 의료기관들이 병상 부족 사태를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코로나 전담병원이란 이름으로 내몰린 지방의료원, 공공병원 노동자들은 인력 부족과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 코로나로 죽기 전에 과로로 죽는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언제든지 다가올 수 있는 감염병 위기를 이런 허술하고 부족한 공공의료 현실로는 감당할 수 없음이 자명합니다.
정의당은 제대로 된 공공의료 확대 대책을 내고 반드시 관철하도록 하겠습니다.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감염병 관리체계를 위한 감염병 전담 공공병원의 설립과 감염병 위기에도 일반병증 환자들의 치료 공백이 없도록 거점병원 역할을 하는 지방의료원을 촘촘히 만들어나가겠습니다. 또한 병상 규모도 확대하겠습니다. 헌법 36조 3항은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공의료의 공백을 메우고 국가의 보호가 좀 더 강화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공공의료 확대를 위한 걸음을 함께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공공의료의 공백 속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고 정유엽 군의 명복을 빕니다.
2021년 3월 18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