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의 모든 것을 향한 복수
박원순 시장. 난 그를 상당히 존경했다. 때문에 갑자기 그가 유명을 달리 했으며 그 이유가 성폭력 사건 이라는 것이 뉴스에 떴을 때. 피해자를 조금도 믿을수 없었다. 허망한 마음에 눈물도 흘렸고, 일터 동료들과 박시장 이야기를 하다 언쟁을 하고 속상한 심정에 술도 많이 마셨었다.
 그러다 예전에 본 애니메이션. 그러니까 일본불매 운동중이라서 관람 유무에 상당히 많은 고민을 했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만든 날씨의 아이를 보고 느꼈던 교훈이 떠올랐다. 그것으로 난 피해자 옹호논리를 만들고 마음을 잡았었다. 참고로 날씨의 아이는 소수의 희생으로 다수에게 이득이 가는 것을, 개인의 희생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현대 인류 사회의 부조리를, 효율이 나빠도 개인에게 집중될 피해를 다수가 나누어 가지면 안될까 하는 의견을 관람객에게 던진다.
 당시 난. 내가 날씨의 아이 등장인물 처럼 피해자를 희생양으로 몰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필 김재련이 상담소 있었을 뿐이고 그래서 정치적으로 이용 당했을 뿐이다. 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겨우 박원순의 가해를 어느정도 인정해 보는 입장으로 넘어올수 있었다.
 그런데 몇 달 후 피해자의 동생결혼식 축하글 부탁, 누가봐도 피해자가 스스로 시장에게 스킨쉽 한 사진을 본후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정말 불편한 감정 다시 들었다. 이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동안 그녀를 다시 의심했다. 그러다 스톡홀룸 증후군이 생각났고, 생사여탈권을 쥔 인물에게 잘 보이려고 경쟁을 하고 서로 살인까지 했던 일본의 살인사건이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또 그녀를 위한 논리를 만들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은 피해자를 위한 논리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피해자가 했다는 발언 때문이다. "민주당 찍으면 안된다" "죽은 박원순의 영향력이 자신을 힘들게 한다."
 피해자가 개인적으로 SNS에 민주당 뽑으면 안된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공적영역으로 들어와 한 말이다.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그녀는 이야기 했지만 선거기간 이란 시기와 장소 때문에 그녀는 영원히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녀는 몰랐을까. 난 아니라고 본다. 이 생각을 하는 순간 나는 피해자를 위한 논리 생성을 포기했다.

 피해자는 박원순이 살았던 흔적들 자체를 없애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의 이름 그가 해왔던 일, 좋았던 일이든 나쁜 일이든 가리지 않고 모든 일들을 지우개로 완전히 지우고 싶어 하는 듯 하다. 그를 그리워 하고 있는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아있는 아름답게 다듬어진 기억들 조차도 억지로 지워버리고 싶어하는 듯 하다.

 이번 인터뷰로 동정심이 사라젔다. 대신에 그 자리에 공포가 자리 잡았다. 복수극이 떠올랐다. 그것도 철저하게 복수에 성공하지만 복수를 위해 괴물이 되어버린 주인공이 있는 복수극이.

다들 착하게 살자. 오해조차 만들지 않을 정도로. 이번의 교훈이다.

 
참여댓글 (1)
  • 망상대리자

    2021.03.18 06:54:49
    이렇게 적었지만 늘 그렇듯 난 피해자를 옹호하는 논리를 찾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