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정호진 수석대변인, 울산 중구 국공립 어린이집 아동 학대 재수사 관련/해양수산부 1차 수족관 관리 종합계획 관련
■ 울산 중구 국공립 어린이집 아동 학대 재수사 관련
정인이 사건의 아픔이 여전한데 하루가 멀다 하고 아동 학대 사건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2019년 발생한 울산 중구 국공립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의 재수사 결과가 일파만파 입니다. 관할 울산 남부경찰서와 관리·감독을 담당하는 울산 남구청의 총체적인 부실수사와 뒷북 대처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아동 학대 사건 수사 등을 방기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습니다.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 학대 사건인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 입니다. 경찰이 수개월 동안 찾지 못했던 아동 학대 정황을 피해 아동의 부모가 CCTV를 통해 찾아낸 것도 그렇거니와, 피해 아동 부모가 경찰에 관련 CCTV 열람을 요구했더니 모자이크 처리 등을 해야 한다면 수 천만 원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결국 법원으로부터 받은 CCTV를 통해 아동 학대 추가 정황을 확인한 것입니다.
주객전도입니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경찰이 아닙니다. 그런데 왜 경찰이 해야 할 일을 피해 아동의 부모가 해야 합니까. 경찰은 증거 영상을 확인조차 하지 않고 뭘 하고 있었던 것입니까. 아동 학대를 가릴 증거물인 CCTV는 경찰의 신줏단지가 아닙니다. CCTV만 봤더라도 아동 학대의 정황을 확인했을 터인데, 수개월 동안 고이 보관만 하고 있었다니, 어떠한 압력이 있지 않고서는 이런 식의 직무 태만, 직무유기는 있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경찰만이 아닙니다. 관리. 감독 기관인 울산 남구청은 가해 교사에 대해 자격정지 2개월 처분이라는 가장 약한 수위의 행정처분을 내렸습니다. 최장 2년까지 교사 자격을 정지할 수 있지만 재수사로 추가 정황이 드러나고서야 자격정지 2년을 결정할 것이란 뒷북 조치를 밝혔습니다. 심지어 울산 남구청은 아동 학대 사건이 발생한 지 1년 4개월이 경과 됐지만 피해 아동의 구제 등에 대해 재판 중이라는 것을 이유로 뒷짐을 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동 학대가 발생하면 피해 아동에 대한 구제는 이유 불문하고 가장 최우선해야 합니다. 그런데 재판을 이유로 들었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조치입니다. 아동 학대 어디까지 방치할 것입니까.
이번 사건은 가해 교사뿐 아니라 울산 남부 경찰서와 남구청 등이 피해 당사자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긴 사건입니다. 관련해 정부 당국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당한 조치와 함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합니다.
■ 해양수산부 1차 수족관 관리 종합계획 관련
앞으로 국내 신규 수족관에서 고래 사육과 전시가 전면 금지됩니다. 해양수산부가 어제 발표한 1차 수족관 관리 종합계획에 따르면 이제까지 누구든 신고만 하면 수족관을 운영할 수 있었던 등록제도 허가제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생태관광을 요구하는 시대적 요구에 적합한 방향입니다. 환영합니다.
다만 돌고래를 전시, 사육하고 있는 기존 수족관에 대한 조치는 없다는 점은 안타깝습니다. 이미 수족관에서 지내고 있는 돌고래는 앞으로도 감옥 같은 좁은 수조 안에서 삶을 지속해야 합니다. 국내 돌고래 수족관들은 돌고래의 연이은 폐사로 죽음의 수족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지 오래입니다. 수족관에서 태어난 많은 새끼고래들이 수조 환경 부적응으로 연달아 죽었지만, 수입에 눈이 먼 수족관은 반복되는 돌고래의 탄생과 죽음을 나 몰라라 지켜볼 뿐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킬로미터를 움직이는 돌고래가 살 수 있는 곳은 감옥처럼 좁은 수조가 아니라 바다입니다. 기존, 신규 수족관을 나누어 조치를 취할 것이 아니라, 해양포유류를 전시, 사육하는 시설을 모두 폐쇄하고 동물들을 바다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진짜 생태 학습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정의당은 해양포유류 동물복지를 위한 입법활동과 대안 마련에 노력해왔습니다. 이정미 전 의원이 돌고래보호법을 발의하고 국내 고래사육시설에 대한 민관공동조사를 진행하는 등 국내 고래 사육시설이 기본 매뉴얼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로 부실 관리되고 있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동물을 생명이 아니라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풍토가 종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1년 1월 22일
정의당 수석대변인 정 호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