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강민진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 제16차 대표단회의 모두발언
인공지능으로 발생하는 사회 문제가 어느덧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최근 이슈가 된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의 이야기입니다. 이루다는 우리 사회가 젊은 여성에 대해 가지는 편견을 기반으로 캐릭터화되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 곁에 더 친숙해지고 가까워질 인공지능이 차별과 혐오를 확산하는 도구가 되지 않도록, 더 늦지 않게 선제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이루다는 불특정다수 사용자와의 대화 과정에서 성별, 성정체성, 인종, 장애에 대한 편견을 드러냈습니다. 실제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인공지능인만큼, 우리사회의 차별과 혐오가 여과없이 내재화된 결과입니다. 또한 제작사는 이루다를 20대 여성으로 설정했는데, '애교', 칭얼거림, 정치에 무관심한 모습 등 젊은 여성에 대한 편견을 그대로 캐릭터에 반영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아니기에 성폭력 피해자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대화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특성상, 사용자의 성희롱적 언동은 시시각각 업데이트되는 인공지능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영향을 받는 것은 인공지능 뿐만이 아닙니다. 인공지능은 본래 성별이 없지만, 마치 인공지능이 인격체 여성인 것처럼 간주하고 행하는 성희롱적 행위의 확산은 여성을 성희롱하는 가상경험을 보편화시킴으로써 현실 인간들의 태도와 인식에도 악영향을 미칩니다.
이미 우리 실생활에 인공지능이 도입되고 있는 시점입니다. 정치는 인공지능을 둘러싼 새로운 윤리적 쟁점들을 숙고하고 선제적인 대책을 내야 합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그 첫 단계이며,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혐오와 차별, 성폭력이 반영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할 기업의 책임이 규정돼야 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발달하고 있는 새로운 기술이 차별과 혐오를 확산하는 데 활용될 것이냐, 또는 인간을 더 평등하고 존엄하게 하는 도구로 쓰일 것인가의 갈림길에서 정치의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2021년 1월 11일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 강 민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