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정호진 수석대변인, 일터의 죽음을 막는 것보다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통과가 더 중요한 것입니까/‘벤처기업 복수의결권’ 국무회의 의결 관련
일시 : 2020년 12월 23일(수) 15:30
장소 : 국회 소통관
■ 일터의 죽음을 막는 것보다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통과가 더 중요한 것입니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 13일째입니다. 그리고 임시국회가 소집된 지 14일이 경과 됐습니다. 오늘 고 이한빛 PD의 아버님이신 이용관 님께서 ‘단식 13일 차, 임시국회 14일째, 놀고 있는 여.야, 유가족은 분노한다’라는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고 단식을 이어가고 계십니다.
오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노웅래 최고위원이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과거 언행에 다소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집값을 잡을 부동산전문가’라고 밝혔습니다. 집값, 잡아야 합니다. 부동산 시장 조속히 안정화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과거 언행에 다소 논란’이라니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은 들끓는 민심이 다소 논란으로만 보이십니까. 노웅래 최고위원 마냥 ‘다소 논란’이라는 식으로 치부하고 넘어갔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지금의 산재공화국이 된 것입니다.
사람이 먼저라는 정부의 집권여당이라면 국민의 생명과 존엄을 최우선 가치를 내세워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진작에 제정됐어야 하는 법이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집권여당은 말만 할 뿐입니다. 도리어 산재를 개인의 실수로 치부한 발언을 두고 다소 논란이라 넘어가겠다고 하니 심히 유감입니다. 일터의 죽음의 행렬을 멈추는 것보다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통과가 더 중요한 것입니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은 여전히 국민의 생명과 존엄에 대한 박약한 인식이 정치권 저변에 널려 있기 때문입니다. 내일 법사위 법안심사소위가 개최된다고는 하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대한 본회의 일정은 언급이 없습니다. 이번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내년 1월 8일까지 끌고 가겠다는, 끝내 단식을 하시는 분들이 쓰러져 지치길 바라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말만 하지 마시고 본회의 일정을 먼저 잡고 역순으로 의사 일정이 처리될 수 있도록 로드맵을 제시하십시오.
■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국무회의 의결 관련
정부는 어제 비상장 벤처기업 복수의결권을 허용하는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습니다. 이 법은 재벌세습에 고속도로를 깔아주는 것으로,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함께 문재인정부의 친재벌 3법이 완성된 것입니다. 강한 유감을 표합니다.
이 법안은 비상장 벤처기업 1주당 최대 10주의 복수의결권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되면 재벌 4세가 벤처기업을 창업하고 복수의결권을 발행한 후 재벌의 지주회사나 대표회사의 3세 지분을 이 벤처기업의 보통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상속·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세습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또한 복수의결권을 10년 이후에 보통주로 전환하게 한다고 할지라도 새로운 벤처기업을 만들어 복수의결권을 발행하고, 이 새 기업이 보통주로 전환하는 벤처기업을 합병하면 사실상 10년 일몰규정 역시 무의미해집니다.
결과적으로 복수의결권 주식 허용은 필연적으로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저하와 수많은 일반 투자자들의 손해를 초래할 것이 자명합니다. 매우 무책임하고 노골적인 친재벌 정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당 배진교 의원 등은 지난 본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 분명하게 지적한 바 있습니다. 어제 국무회의에서 법안이 의결되었다고는 하나 정의당은 공정거래법 등 관련 법안 발의를 통해 친재벌 3법을 바로잡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2020년 12월 23일
정의당 수석대변인 정 호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