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김종철 대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현대중공업 연대 기자회견문
[보도자료] 김종철 대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현대중공업 연대 기자회견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전태일 3법이 현대중공업의 갑질과 살인을 멈출 수 있을 것”

일시: 2020년 11월 30일 14시
장소: 울산 현대중공업 앞 교차로(현대예술공원 앞)


■ 모두발언 

제가 사실은 현대중공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인 정몽준 씨와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습니다. 서울 동작구에서 정몽준 회장이 울산에서 서울로 와서 국회의원을 하려고 할 때 제가 경쟁자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인간적인 모습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사업체에서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에 대해 이렇게 무관심할 수 있는 것입니까. 

또한 정몽준 대주주의 사실상 지배 아래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대표 이사들도 과연 제대로 노동자들의 생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방금 수석지부장님께서 말씀 하셨지만, 올해만 현대중공업에서 벌써 6명의 노동자가 돌아가셨는데 앞으로 조선 경기가 살아난다면, 아마 지금과 같은 상태로는 더 많은 노동자들이 돌아가시거나 큰 부상을 입고 영구적 장애를 갖고 살아갈 것입니다. 이런 것 막기 위해서라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꼭 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더 나아가 현대중공업의 갑질, 하청에 대한 갑질 피해를 막기 위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도록 하겠습니다.


■ 기자회견문

1974년 현대중공업 창사 이후 지금까지 현대중공업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가 467명입니다. 매달 0.85명의 노동자가 현대중공업에서 일을 하다 목숨을 잃은 셈이다. 2016년 노동자 11명의 사망으로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현대중공업의 오명은 2020년에도 끝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에만 두 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고 심지어 두 번째 죽음은 노동부의 특별감독이 끝난 다음 날 발생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타이틀’은 ‘살인기업’ 뿐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현대중공업은 갑질 공화국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갑질기업입니다. 단가 후려치기와 하청업체에 대한 임금 체불은 거의 매달·매일 반복되는 일이고, 불법파견에 대해서는 철저한 외면과 시간 끌기 등 전형적인 대기업·재벌의 횡포가 현대중공업에서 벌어지는 일상입니다. 이러한 범죄행위를 막기 위한 정규직 노동자의 정당한 행위는 대규모 징계로, 하청업체소속 노동자에 대해서는 노조 파괴행위로 일관하는 현대중공업입니다.

매일같이 떨어져 죽고, 끼어 죽고, 깔려 죽는 노동자의 불안한 오늘, 그리고 그 죽음이 하청업체 소속 불안정 노동자에게 먼저 찾아오는 잔인함에 대해 고용노동부와 검찰 그리고 사법당국의 태도는 사측과 다를 게 없습니다. 고용노동부의 소극적인 조사와 형식적인 작업중지는 특별근로감독 바로 다음 날 노동자의 죽음을 낳았습니다. 유독 산업재해에 대해서는 불기소만을 고집하는 검찰, 산업재해 사고에 대해 형사처벌은 고사하고 무혐의 또는 평균 450만원의 목숨값을 매기는 법원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 중대재해와 관련하여 2004년 연이은 사고로 회사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 한 명이 구속됐을 뿐이고, 사업주에게 내려진 처벌은 대부분 무혐의거나 벌금 몇 푼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더이상 죽을 수 없다는 절규가, 하청업체에 대한 부당행위를 중단하라는 것이 귀족노조의 배부른 소리입니까.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기업과 원청에게 최소한의 책임을 묻고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도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게 하자는 것이 대기업의 단가 후려치기와 같은 하도급 불공정보다 중소기업에게 부담일 리 없습니다. 특수고용노동자와 간접고용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비정규직 작가의 허망한 죽음은 계속될 것이며, 불안한 대한민국은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일하다 죽는 사회를 끝내겠다며 정부여당이 내놓은 것은 과징금을 조금 올린 ‘산업안전법 개정안’과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적용 4년 유예일 뿐입니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 통과 이후에도 계속되는 죽음을 심각하게 보고 있지 않다는 반증입니다. 심지어는 ILO 기본협약 비준을 구실로 오히려 근로기준법을 후퇴시키려는 정부여당입니다. 이 개악안에는 결사의 자유나 강제노동 금지와 관련한 협약은 사라지고, 국제노동기준인 특수고용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교섭권 보장도 없습니다. ILO 기본협약은 국제적 노동기준을 준수해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하라는 취지인데, 그 ‘최소한’의 기준조차 맞추지 못한 안을 어떻게 비준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마저도 내놓지 않고 있는 국민의힘은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게 경고합니다. 12월 9일이면 2020년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나게 됩니다. 그 때까지 거대양당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 바랍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연내 제정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정의당은 더욱 강력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며, ILO 기본협약 비준 또한 지금의 개악안으로는 절대 통과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정의당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조건 없는 ILO 기본협약 비준 등 ‘전태일 3법’의 통과를 위해 일하는 모든 국민과 함께 더욱 비상한 각오로 투쟁할 것입니다. ‘갔다 오겠다’는 당연한 약속, 정의당이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


2020년 11월 30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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