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기자회견
[보도자료]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기자회견 

-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2020년이 지나기 전, 반드시 차별금지법 제정해야”
- 장혜영 공동본부장“코로나19가 새로운 차별을 만들어내는 시기, 기독교가 가진 사랑의 힘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

일시 : 2020년 11월 16일(월) 오전 11시 20분
장소 : 국회 소통관


■ 장혜영 의원 (차별금지법제정운동본부 공동본부장)

정의당 국회의원 장혜영입니다.

먼저 오늘 이렇게 귀한 시간을 내어, 한국 교회 내에 뚜렷하게 존재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염원하는 목소리를 국회에 전하기 위해 와주신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에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합니다. 

이웃에 대한 대가 없는 무한한 사랑을 실천하는 기독교의 정신은, 모든 인간의 평등한 존엄을 법에 아로새기고자 하는 차별금지법의 정신과 깊이 통해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함"을 분명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이 높은 가치 앞에서 좌절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사회 누군가는 성별·종교·사회적 신분, 그밖의 무수한 이유들로 부당하게 차별받으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부정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성 상실의 시대에 종교의 역할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지난 2020년 7월에 진행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응답자의 절반이 ‘힘들고 지친 현실에서 종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조사에서 ‘코로나19라는 중차대한 시국에 종교가 한 역할이 없는 것 같다’고 대답한 비율은 72%에 달했고, ‘앞으로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서 종교계의 위상이 더 낮아질 것’이라 예측한 비율 역시 57%로 상당히 높았습니다. 이 조사에 참여한 국민이 코로나19 이후 개신교에 대해 떠올리는 이미지는 '배타적인' '이기적인' '거리를 두고 싶은' 등의 단어들이라고 합니다. 너무나 안타까운 결과입니다. 

이 결과에 대해 그 누구보다 안타까워하고 계실 분들은, 다름 아닌 진실로 기독교를 삶의 근본 가치로 믿으며 일상에서 박애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계신 평범한 기독교도 여러분 그리고 목회자 여러분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판데믹은 일상이 재난이던 삶을 더욱 빈곤하고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코로나19는 제일 먼저 열악함 속에 무관심하게 방치되어있던 장애인들을 덮쳤고, 노인들을 덮쳤고, 일용직 노동자들과 가난한 이들, 거리를 두고 싶어도 살기 위해 쉴 수 없는 사람들부터 가혹하게 덮쳐왔습니다. 

또 코로나19는 새로운 차별을 만들어냈습니다. 치료와 위로가 필요한 코로나19 감염자들은 비난과 혐오 또 배척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약한 사람들이 더 취약해졌고 취약한 것은 이제 악한 취급마저 받고 있습니다. 바로 지금이야말로 기독교가 가진 사랑의 힘, 이웃을 돌보고 정의를 구하며 학대받는 자를 돕는 힘이 절실히 필요한 순간입니다. 

교인 여러분 가운데에는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해야 한다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에는 기본적으로 공감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성서가 긍정하는 사회적 소수자에 성소수자가 포함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이 법에 대한 지지를 망설이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서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여러 관점 가운데 저는 성서를 문자 그대로 대로 해석해야 하는 절대적인 의미를 가진 고대 문헌이라는 관점이 아니라, 현재의 역사적 맥락 속에 그 의미를 끊임없이 재해석하고 실천해야 하는 책이라는 관점으로 바라봐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너희가 정의와 공의를 행하여 탈취당한 자를 압박하는 자의 손에서 건지고 이방인과 고아와 과부를 압제하거나 학대하지 말며 이곳에서 무죄한 피를 흘리지 말라. (예레미야서 22:3)”
“선행을 배우며 정의를 구하며 학대받는 자를 도와주며 고아를 위하여 신원하며 과부를 위하여 변호하라 하셨느니라. (이사야 1:17)”
이러한 아름다운 성서의 구절들은 예로부터 전해진 기독교의 성서와 그 전통이 사회적 약자를 차별로부터 보호하고 그 권리를 회복시키는 것을 중요한 신앙적 실천으로 보았다는 것을 가늠하게 합니다. 

지금 이 순간 부당한 차별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세상 속에서 마음 둘 곳을 찾고, 자신의 억울함을 소리 내어 말할 수 있도록, 언제나 소외받는 이들의 곁을 지키셨던 예수님의 모습을 닮은 교회의 모습을 지금 이곳에서 보여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립니다. 

모든 차이를 녹이는 급진적인 사랑의 정신으로 오늘 이 자리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와 연대의 마음을 드립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평등하게 울려 퍼지는 이 귀한 마음을 모아, 저와 정의당은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모두를 위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만들어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희룡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 

안녕하십니까? 저는 성문밖교회의 담임목사로 일하면서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김희룡 목사입니다. 

어떤 존재도 그 존재의 속성을 이유로,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의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2007년 처음 발의된 이후 여러 번의 발의가 있었지만, 아직도 우리의 법으로 제정되지 못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또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못하고 있는 결정적인 원인이 성경의 문자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믿는 근본주의적인 신앙을 견지하는 기독교인들의 극렬한 반대 때문이라는 사실에 대해 저 자신이 한국 교회에 속한 기독교인으로서 미안함과 부끄러움 그리고 책임감을 느낍니다.

어떤 기독교인도 기독교 신앙이 차별을 정당화한다고 믿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기독교인 대부분은 기독교 신앙이 인류 역사에 존재하는 많은 종류의 차별을 반대하고 폐지하는 전거로 사용되어 왔다고 믿습니다. 또한, 그러한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기독교인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규정하고 있는,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금지는 성경이 죄라고 규정하고 있는 동성애를 옹호하고 조장한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가 모든 기독교인의 신앙을 대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독교인 대부분은 이성과 신앙의 일치와 조화를 추구합니다.

신앙과 이성의 일치와 조화를 추구하는 신앙인들은 성적지향에 따른 동성애가 정신질환도 아니고 반사회적 일탈이나 범죄도 아니라는 학문적인 결론을 수용합니다. 그리고 성경의 문자를 쓰인 그대로 하나님 말씀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비추어 성경에 쓰인 문자를 하나님 말씀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그 어디에서도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이 가능하다고 가르치신 적이 없습니다.

한국 교회에는 이와 같은 이성과 신앙의 일치와 조화를 추구하는 기독교인 더 많습니다. 그 증거로서 약 한 달 전에 실시된 ‘2020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만 보더라도 차별금지법 제정에 42.1%가 ‘찬성한다’고 답했고, 반대는 38.2%로, 반대보다 찬성이 많았다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현재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해 극렬한 반대를 주장하는 기독교인들의 목소리는 결코 기독교인 대다수의 목소리를 대표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사실에 근거하여 법을 제정하는 국회의원들에게 호소합니다. 대다수 그리스도인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신앙과 이성의 이름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시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대한민국 공동체가 모든 국민에게 더 안전하고 더 평등한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하루라도 빨리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노력에 동참해 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기자회견문 
- 2020년이 지나기 전, 반드시 차별금지법은 제정되어야 합니다.

이미 우리사회는 차별과 혐오가 심각합니다.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난민, 이주민, 아동, 노인, 타종교인 등 그 대상은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모두를 위한 인권”을 지향하는 차별금지법 제정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요구입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법 제정 반대의 최전선에는 일부 개신교가 있습니다. 허나 그들의 주장은 한국 교회 전체의 목소리가 아닙니다. 바로 한 달 전 1,000명의 그리스도인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2020년 주요 사회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조사’만 보더라도 차별금지법 제정에 42.1%가 ‘찬성한다’고 답했고, 반대는 38.2%로, 반대보다 찬성이 많았습니다. 법 제정에 반대하는 일부 개신교의 목소리는 과잉 대표 되었습니다. 이에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에 소속된 모든 단체와 그리스도인들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하는 뜻을 모아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일부 개신교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모든 행위를 즉각 멈추십시오. 
법 제정에 반대하는 일부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의 주장이 신앙, 성서에 입각해 있다고 말합니다. 정녕 이들이 믿는 하나님, 이들이 보는 성서는, 법 제정에 찬성하는 그리스도인이 믿는 하나님, 그들이 보는 성서와 다른 것입니까? 성서의 첫 장은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다”고 선언합니다. 그러므로 누구도 다른 사람을 차별하거나 혐오할 수 없습니다. 내 안에 있는 하나님이 다른 사람 안에 있는 하나님을 공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에 대한 공격은 하나님에 대한 폭력입니다. 그렇기에 교회가 앞장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이기를 거부하는 것이며, 신앙인이기를 포기하는 일입니다. 차별은 폭력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것은 폭력을 조장하는 행위입니다. 일부 개신교는 폭력을 조장하는 세력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국회에 요구합니다. 국회는 2020년이 지나기 전에 반드시 차별금지법을 통과시켜야 합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교훈은 ‘누구나 차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6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국민인식조사에서는 국민 10명 중 9명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법과 제도가 국민의 인식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재의 상황에서, 국회는 차별금지법 입법에 대해 책임성 있게 나서야 합니다. 특히 집권 여당의 책임이 막중합니다. 촛불 혁명으로 탄생된 정부라 자임하면서도 차별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는 언제나 ‘사회적 합의’라는 단어 뒤에 숨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사회적 합의’는 오직,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모든 차별이 사라진 성숙한 사회를 만들 것인가?” 고민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차별은 폭력입니다. 그렇기에 차별금지법 제정에 미온적인 국회는 폭력을 묵인하는 세력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국회,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을 안고 올해가 가기 전 반드시 차별금지법 통과에 앞장서야 합니다. 

한국 교회에 호소합니다.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았다는 성서의 증언은 ‘인권’에 대한 가장 강력한 옹호입니다. 성서는 인간 존엄, 이성, 양심, 자유, 평등이 모든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 가치라고 말해줍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믿는 ‘신앙’과 ‘인권’은 분리될 수 없습니다. 인권은 신앙의 사회적 표현입니다. 한국 교회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을 모음으로써 인권의 옹호자가 되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 일에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가 앞장서겠습니다. 

기독교사회연대회의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 모임,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독여민회, 생명선교연대, 새시대목회자모임, 영등포산업선교회, 생명평화기독연대, 일하는예수회, 평화교회연구소,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한국기독청년협의회,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 [붙임] 기자회견 참석자 및 식순 

1. 주최 :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 모임,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
의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독여민회, 생명선교연대, 새시대목회자모임, 영등포산
업선교회, 생명평화기독연대, 일하는예수회, 평화교회연구소, 한국기독청년학생연
합회, 한국기독청년협의회,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 정의당 차별금지법제정운동본부
2. 일시 : 2020년 11월 16일(월), 오전 11시 20분
3. 장소 :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4. 참석자 : 김희룡(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 김민아(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간사),
이영분(기독여민회 총무), 이진형(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전남병(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집행위원장), 장혜영 의원
5. 순서(15분)
- 기자회견 취지 설명(2분) :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 발언 1(4분) : 김희룡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
- 발언 2(4분) : 장혜영 의원
- 기자회견문 낭독(5분) : 이영분 기독여민회 총무

2020년 11월 16일
정의당 차별금지법제정운동본부 (본부장 장혜영·배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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