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조혜민 대변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발언/폭염 속 건설노동자의 쉴 권리 관련

일시: 2020년 8월 20일 오후 4시
장소: 국회 소통관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발언 관련, 노동자의 현실 ‘관심없음’을 표현해 망신스러울 따름.. 오늘도 거리에는 ‘노조할 권리’ 외침 이어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망언이 이어졌다. 유럽연합 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조가 사용자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한국의 노동관계 법규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에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 것이다. 노동자들의 일상에 ‘관심없음’을 이렇게 직접적으로 표현하다니 당황스러움을 넘어 망신스럽기 그지없다.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은 이제야 11%를 넘었다. 20%에 달하는 영국부터 5-60%인 노르웨이와 핀란드에 비교해볼 때 형편없는 수준이다. 단체협약 적용률 역시 12%에 불과해 노동자들이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든 현실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국제노총에서 발표한 ‘2020 세계 노동권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사실상 최하위 5등급으로 노동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은 나라로 지정되었으며,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유급병가·상병급여 제도가 없어 아프면 충분히 쉬고 회복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오늘도 거리에서는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라’는 노동자들의 외침이 이어졌다. 강력한 노조는 커녕 노조조차도 만들지 못하는 현실인 것이다.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다. 손경식 회장은 지금이라도 이같은 현실에 관심부터 갖고 말을 이어가길 바란다. 


■ 폭염 속 건설노동자의 쉴 권리, 속도전과 갑질문화에 외면되고 있어...지침 이행될 수 있도록 정부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할 때 

폭염이 날로 심해지는 가운데 건설 노동자의 쉴 권리는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건설현장의 속도전과 갑질문화에 쉴 권리는 땅 바닥으로 내팽겨쳐진 것이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노동자가 폭염에 직접 노출되는 옥외 장소에서 작업하는 경우,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그늘진 장소를 제공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휴식 공간은커녕 작업 중지조차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폭염 지침에 따라 매시간 10~15분씩 규칙적으로 쉬고 무더위 시간대를 피하고 있는 건설현장은 흔치 않다. 

허공에 떠도는 지침으로 남지 않을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한 때이다. 폭염 속에 고강도 중노동을 잘 견뎌낼 수 있도록 잇따른 기후 위기를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해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 

적정 공사기간과 공사비를 보장해 건설노동자 역시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이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야 하며, 열사병 예방 기본 수칙 및 폭염 지침 관리 감독 강화 동반 등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슬라브 밑이나 작업장 주변에 그늘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쉰다.” 한 건설노동자의 씁쓸한 말이다. 정의당은 건설 노동자들이 쉴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2020년 8월 20일
정의당 대변인 조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