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리핑] 김종철 선임대변인, 부동산과 현찰에 무슨 차이가 있냐는 제1야당 원내대표 / 윤희숙 의원의 발언이 사이다? 주거안정성 핵심을 잘못 짚은 발언
[브리핑] 김종철 선임대변인, 부동산과 현찰에 무슨 차이가 있냐는 제1야당 원내대표 / 윤희숙 의원의 발언이 사이다? 주거안정성 핵심을 잘못 짚은 발언

일시: 2020년 8월 3일 오후 1시 45분
장소: 국회 소통관

■ 부동산과 현찰에 무슨 차이가 있냐는 제1야당 원내대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어제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이 무너져 내린다’며 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 관련 입법에 날을 세웠다. 부동산 역시 개인의 사유재산인데 부동산 투자를 통한 수익창출의 자유를 왜 통제하느냐는 것이 주 원내대표 주장의 핵심 요지다.

동시에 주호영 원내대표는 부동산과 현찰에 무슨 차이가 있냐고 주장한다. 부동산을 통제할 거면 현찰 부자, 주식부자도 통제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 대목이 미래통합당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가진 인식의 근본적인 한계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주 원내대표가 부동산과 현찰이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다음에 추경을 편성할 때 부동산을 찍어내 보라고 말이다. 시중에 현금 유동성이 부족하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으로 유동성을 늘리거나,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부동산이 그렇게 마음대로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는 물건인가. 좁은 국토에 서울-수도권과 대도시에 대다수 시민들이 사는 조건에서 불가능에 가까운 얘기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한정된 재화로서 토지와 주택이 가진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 없다. 토지와 주택의 제한성, 그로 인해 불로소득을 노리는 투기가 만연하여 겪게 되는 서민의 고통에 이해가 없는 것이다. 미래통합당의 지난 총선 공약에 서민 주거안정에 관한 내용이 하나도 없는 것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서민주거안정보다 투기의 자유와 불로소득이 더 헌법적 가치라고 믿는 미래통합당에 미래는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아두기 바란다.

■ 윤희숙 의원의 발언이 사이다? 주거안정성 핵심을 잘못 짚은 발언

지난주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윤희숙 의원이 이번에 통과된 임대차법으로 인해 전세가 훨씬 빠른 속도로 사라질 것이며, 결국 매물이 사라지거나 월세 전환을 통해 임차인들의 고통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사이다 발언으로 불리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윤 의원이 이번 임대차법을 두고 심사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 지적은 옳다. 그러나 윤 의원의 발언은 주거안정성의 핵심을 잘못 짚은 발언이다.

윤희숙 의원 본인도 인정했지만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느는 현상은 이미 지속적으로 관찰된 현상이다. 국토교통부의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세가구는 1995년 29.7%, 2010년 21.7%에 이어 2019년에는 15.1%로 줄었고, 월세가구(반전세+월세포함)는 1995년 14.5%에서 2019년 23%로 증가했다. 즉 지난해 순전세는 전체 가구의 15.1%에 지나지 않았고 이미 월세 또는 ‘반전세+월세’가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해 잠시 전세 감소가 주춤했는데 이는 갭투자의 성행과 관련이 있다. 갭투자를 하려면 전세를 안고 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갭투자가 성행하지 않았다면 전세 감소는 계속 이어져 왔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임대차법이 마치 전세소멸의 상당한 근거인 것처럼 말하는 것은 통계와도 맞지 않는다. 향후 순전세의 소멸은 집값의 등락으로 이득을 보느냐 마느냐와 관계가 있을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윤 의원이 주거안정성의 핵심을 짚지 못했다는 것이다. 주거안정성의 핵심은 ‘한 집에서 얼마나 오래 거주할 수 있느냐’이다. 우리나라 임차인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3.4년에 불과하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한 집에 2년 미만 거주한 임차인이 무려 40%가 넘는다. 이들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2년 남짓의 기간마다 이사를 가야 하는 것이다. 이사를 할 때마다 들어가는 이사 비용과 그때마다 들어가는 만만치 않은 복비는 이번에 임대차법이 통과되지 않았으면 훨씬 더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숨겨진 월세’에 다름 아니다. 임대차법의 통과로 인해 서민들은 숨겨진 월세를 아끼는 효과를 거두게 된 셈이다.

윤 의원의 발언대로 임대차법은 더 치열한 토론을 거쳐야 했다. 그러나 그 방향은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계약갱신청구권 기간을 늘리고, 임대료 상승률을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연동하여 통제하는 방향이었다. 우리보다 월세가 비싸지만 주거만족도는 더 높은 유럽 복지국가들은 한 집에서 오래 거주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높고, 세입자들의 계약갱신청구권을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길게 보장하기 때문이다. 서민주거안정에 관한 토론이 이제 제자리를 찾아가기를 바란다.

2020년 8월 3일
정의당 선임대변인 김종철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