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제주항공의 부당행위 규탄·이스타항공 인수 촉구·이스타항공 노동자 고용안정을 위한 정의당-공공운수노조 기자회견 모두발언
일시: 2020년 7월 21일 오전 11시 30분
장소: 국회 소통관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사실상 파기 수순에 돌입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국토부에도 확인을 해보니 "7월 15일까지 결론을 내려고 한 것을 7월 말까지 미루는 상태다." 이런 답을 받았습니다. 인수합병이 진행되는 동안 제주항공은 노선 배분 특혜를 받았으며, 1,700억 원의 공적지원을 약속받았습니다. 수많은 혜택을 받고, 인수합병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이스타항공 경영에도 개입해왔습니다. 그러다 하루 아침에 입장을 뒤집어 체불임금 등을 빌미로 인수를 무산시키고 발을 빼려 하고 있습니다. 제주항공이 이제와서 이스타항공 인수를 거부하는 것은 사회적 지탄을 받을 전형적인 ‘먹튀’ 행위입니다. 코로나19 시대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스타항공 인수합병 문제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둘 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노동자 1,600여 명의 생존 문제와 함께 이스타항공이 연고를 가진 전북지역 여행사, 전세버스업, 숙박업, 음식업, 기념품 판매업, 관광객 이용시설업, 지역사회 등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건입니다. 오죽하면 전라북도 관광협회가 인수합병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전라북도에 지원책을 촉구했겠습니까?
제가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보다 인수를 무산시키려는 제주항공의 주장이 정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주항공은 양해각서 체결 이후 올 1월부터 이스타항공에 직원도 파견하고, 실사하고, 전면 운행중단, 인력 감축, 임금체불 등 구조조정 전반과 경영에 대해 지휘 감독 해 왔습니다. 사실상 이스타항공의 모든 사업부진의 책임이 제주항공에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제주항공 스스로 3월 주식매매계약 당시에 “코로나19로 인한 사업부진은 그 자체만으로는 ‘중대한 부정적 영향’으로서 제주항공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둔 사실까지 인정했습니다. 그럼에도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채무 1,700억 원을 해결하는 것이 계약이행의 선결조건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유리한 지위를 이용해 계약 이후 추가조건을 덧붙였다는 합리적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봅니다.
더구나 제주항공이 노선 배분을 특혜 받고, 1,700억 원의 공적자금 지원을 약속 받는 등 수많은 혜택을 받는 동안 이스타항공은 인수과정이 지연되면서 고용유지지원금조차 신청할 기회를 상실했습니다. 제주항공 때문에 사실상의 자력 회생이 어려워지게 되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는 것입니다. 이제 와서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한다면 이스타항공의 파산을 유도하고 경쟁업체를 누르기 위한 모략으로 인수합병을 이용했다는 비난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제주항공에 이제라도, 상생을 위한 정부지원의 취지를 새겨서 이스타항공 인수에 적극적으로 임해주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또 국토부에 공식적으로 요청합니다. 만약 제주항공이 끝까지 이스타항공의 인수를 거부한다면 그동안 정부가 지원한 특혜를 전부 회수해야 할 것입니다. 국토부가 1,600여 명의 항공 노동자들과, 이에 연관된 전주 시민 등 관련 시민들이 길거리에 나앉지 않도록 모든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바랍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정의당은 1,6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안정적인 삶을 이어가고, 제주항공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까지 이 문제를 끝까지 지켜볼 것입니다.
2020년 7월 21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