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위기의 남북관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정책토론회 모두발언
[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위기의 남북관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정책토론회 모두발언

일시: 2020년 6월 25일 오후 2시
장소: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

안녕하세요. 심상정 정의당 대표입니다.

오늘 6.25 발발 70주년이 되는 날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토론회를 열게 된 것에 대해 뜻깊게 생각합니다. 특히 제가 평소 존경하는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자문위원님,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님, 이우탁 연합뉴스 북한뉴스 에디터님 그리고 우리 정의당에서 한반도 평화 본부장을 맡고 계신 김종대, 이병록 두 분께도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북한 총참모부가 준비한 대남 군사행동을 김정은 위원장이 보류시켰습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전방에서 대북 확성기가 철거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립니다. 북한도 파국을 원치 않는 유연함을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파국의 시나리오는 잘 아시다시피 일시 정지된 것에 불과합니다. 언제든 재생 버튼만 누르면 다시 고강도 긴장으로 악화될 수 있는 구조적인 교착상태로 보입니다. 8월의 한미연합군사훈련이 또 한 번의 시험대가 될 수 있습니다. 한반도에 미국의 전략자산이 전개되고 북한 정권을 궤멸하는 특수부대가 공격훈련을 하면 북한은 이를 빌미로 해서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안보를 위해 시행하는 군사훈련이 거꾸로 우리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소위 ‘안보 딜레마’가 출현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유보 국면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북 전단이나 한미연합훈련 중지와 같은 상황 관리와 함께 이제는 대북전략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노선을 전환하는 그런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힘과 힘이 충돌하고 의지와 의지가 충돌하는 한반도에서 파국을 막으려면 보다 담대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지난 2년간 북미 협상만 기다리는 ‘소극적 평화외교’로 일관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볼턴의 회고록을 보면 평화를 위한 철학도 없고 체계적인 대북 정책도 준비하지 못한 트럼프 정부의 정략적이고 단기적인 성과에만 집착하는 정상외교가 결국 북미 협상을 좌절시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북한도 핵을 포기하려는 확고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미국의 셈법을 바꾸라는 동어반복만을 지금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평화의 문제를 시간을 갖고 하나하나 문제를 풀어나가는 자세가 아니라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판을 깨버리는 행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북한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제는 헛바퀴를 도는 북미 회담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평화의 주도자가 되어 교착상태를 돌파하는 ‘적극적 평화외교’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당시의 햇볕정책의 핵심은 우리가 남북 관계를 주도하고 미국이 그 뒤를 따라오는 말하자면 한반도 주변 정세를 우리가 주도하겠다는 적극적 의지가 바로 본질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핵 문제는 미국과 북한 간의 문제라 하더라도 한반도 평화문제는 당사자인 우리의 문제입니다. 평화의 문제를 핵 협상에 종속시킴으로써 대한민국의 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우리 스스로 운명을 개척할 수 없는 딜레마에 갇혀버리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성찰을 해야 합니다.

지금의 한반도 평화외교의 핵심은 군사적 긴장완화라고 생각합니다. 북미 간의 비핵화 협상이 완료될 때를 기다리지 말고 2년 전의 9·19 군사합의의 후속조치를 이행하는 남북 군사회담을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고 봅니다. 여기서 한미군사훈련과 군비통제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열린 자세로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미국의 뒤에 서 있을 때가 아니라 미국의 앞에 서서 자주적으로 긴장완화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더 뒤로 밀어서는 안 됩니다. 외교 안보 라인의 총체적인 교체를 통해서 대북 전략을 성찰하고 문재인 정부 집권 후반기에 평화 전략을 새롭게 정비해 나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들께서 토론회에 임해주신 만큼 향후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정의당의 역할에 대한 귀한 말씀 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말씀 경청하고 정의당도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는 약속드립니다.

2020년 6월 25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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