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김종철 선임대변인, 미 국방부의 주한미군 노동자 임금 한국 정부 대리 지급 수용 입장 관련
미 국방부가 주한미군 노동자들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임금 대리 지급을 ‘수용’했다고 한다. 기가 막히는 일이다.
미국 측이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강압적으로 요구하면서 주한미군에 근무하는 국내 노동자들이 대거 무급휴직 사태를 맞은 지 두 달이 넘었다.
미국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수천 노동자들의 생계를 볼모로 잡고 우리 정부를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생계의 절벽에 내몰린 노동자들을 보다 못한 우리 정부가 미군 대신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하니 이를 마지못해 수용한다고 밝힌 것이다.
어거지도 이런 어거지가 없다. 도대체 동맹에 대한 예의는 어디에 갖다 버렸나. 난데없이 주둔비용을 폭등시키겠다고 나서더니 이제는 자신들을 위해 일하는 우리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을 우리 정부가 대신 내는 것을 선심이라도 쓰는 양 행세하고 있다.
주한 미군 주둔은 우리나라에 대한 시혜가 아니라 미국의 이해관계에 따른 결정이다. 이미 미 조야에서는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한미 상호 간의 존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불거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어떻게든 주한미군 노동자들의 생계를 지키겠다는 우리 정부의 결정은 마땅히 반겨야 할 일이다. 그러나 미국의 말도 안 되는 요구에 결코 물러서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정부의 굳건한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20년 6월 3일
정의당 선임대변인 김종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