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외, 제75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
[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외, 제75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

일시: 2020년 5월 14일 오전 9시 30분
장소: 국회 본관 223호

■ 심상정 대표

( 고 최희석 경비 노동자 관련 )

아파트 입주민에 의한 갑질과 폭행을 견디다 끝내 세상을 등진 고 최희석 경비 노동자의 발인이 오늘 새벽 진행됐습니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무너져내리는 모멸감을 겪고 안타까운 선택으로 내몰렸던 고인의 고통이 얼마나 극심했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평화로운 세상에서 영면하시길 바랍니다.

경비 노동자에 대한 폭언과 폭행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오죽하면 경비원을 “인간임을 포기해야 근무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표현까지 나왔겠습니까. 입주민의 갑질·폭행을 예방하고 경비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도 마련되지 않아 안타까운 비극만 반복되고 있습니다.

경비 노동자의 노동권은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52시간 근무제도 경비 노동자에게는 예외라는 점이 대표적입니다. 경비 노동자에게 아파트 입주민은 사용자의 지위를 가진 것이나 다름없지만 입주민에 의한 갑질과 폭력으로부터 경비 노동자를 지켜주기 위한 안전장치는 현행법에 부재한 상황입니다. 경비 노동자가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파트 입주민과 경비 노동자의 관계를 사용자와 노동자의 관계로 인정하고, 이번 사건과 같은 갑질·폭행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과 사용자의 폭행에 대한 가중처벌을 적용해야 합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지금의 현실과는 동떨어진 말입니다. 하지만 직업에 귀천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은 자명합니다. 경비 노동자라는 이유로 노동자의 권리로부터 소외되어선 안 되고, 고령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도 안 됩니다. 정의당은 전국의 30만 경비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을 적용받고 인간답게 존중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 개선과 대책 마련에 나서겠습니다. 다시는 이러한 비극적인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인 앞에 엄숙히 약속드립니다.

( 대통령 그린뉴딜 합동보고 지시 관련 )

문재인 대통령께서 그린뉴딜 관련 4개 부처 합동 보고를 지시하셨습니다. 대통령께서 그린뉴딜을 주목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입니다.

정의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한국판 뉴딜은 그린뉴딜이어야 하고, 그린뉴딜은 한국판 뉴딜의 일부분이 아니라,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해왔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 이전부터 그린뉴딜정책을 심도 있게 준비해서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우리 사회, 아니 지구가 마주한 가장 중대한 위기는 바로 기후변화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그린뉴딜의 일자리 창출의 측면에서 강조하셨습니다. 그린뉴딜은 당연히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린뉴딜의 핵심 취지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불평등을 해소하는 탈탄소사회로의 경제대전환이라는 점을 정부가 중심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닥친 코로나19는 기후위기로 인해 발생할 수많은 재난의 예고편입니다. 탈탄소사회로의 경제대전환에 조속히 돌입하지 않으면 재난은 반복될 것입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재난 앞에서는 일자리 경제도 살아날 수 없습니다. 21세기의 뉴딜은 필수적으로 그린뉴딜이어야만 하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이제껏 정부가 발표했던 한국판 뉴딜의 밑그림에서는 그린뉴딜이 거의 언급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뒤늦게나마 대통령이 직접 그린뉴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4개 부처에 그린뉴딜 추진방안을 지시한 것은 다행입니다. 다만 기획재정부가 이미 디지털뉴딜과 규제완화를 중심으로 짜놓은 한국판 뉴딜의 골격에 대한 재검토 없이, 환경 관련 사업을 몇 개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그린뉴딜의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회색뉴딜에 그린뉴딜 요소를 몇 개 추가해서 무늬만 덧씌운다고 해서, 회색뉴딜이라는 본체가 변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코로나 방역의 선도국가가 되었습니다. 이제 그린뉴딜을 통해서 ‘기후악당’ 국가에서 기후 모범국가로 변모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세계의 미래를 주도하는 선도국가가 될 준비를 해야 합니다. 그 선도성이야말로 탈탄소경제로의 방향 전환을 명확히 선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가의 책임 있는 공공투자를 통한 녹색일자리 중심의 고용회복 계획을 세우는 것이 그린뉴딜의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그린뉴딜의 핵심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경제 극복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 이헌석 생태본부장

지난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그린뉴딜 업무 보고 지시가 있었습니다.

그린뉴딜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정의당 입장에서는 환영할 내용입니다. 자세한 그린뉴딜 내용은 4개부처 업무 보고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업무지시 직후 언론 보도는 우려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대기업에 전력판매를 허용한다거나 기존 환경부 업무 정도를 나열한 것에 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탄소 순배출 제로라는 명확한 목표가 없는 그린뉴딜은 허상입니다. 코로나19보다 더 큰 재난 상황에 앞서 한국 사회를 개조하는 것이 그린뉴딜의 핵심입니다.

공공부문이 주도하는 에너지전환을 통해 기후악당국가를 벗어나고 혼란을 겪을 노동자와 중소상공인, 지역사회에 정의로운 전환 원칙을 적용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번 4개 부처에서 빠진 기재부와 농림부, 행안부까지를 아우르는 범 부처 계획으로 제대로 된 그린뉴딜 정책이 수립될 수 있기를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2020년 5월 14일
정의당 대변인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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