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표 외, 제74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
일시: 2020년 5월 11일 오전 9시 30분
장소: 국회 본관 223호
■ 심상정 대표
( 코로나19 신규감염 관련 )
이태원 클럽 이용자를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고, 확진자가 75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를 마무리하고 생활 방역에 들어간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우려했던 상황이 다시 발생한 것입니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실감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생활 속 거리두기를 통해 코로나19 종식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되돌아갈 것인지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생활 방역으로 전환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중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모든 판단은 방역을 제1의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지금은 지역 확산 방지를 위해 당국과 국민들이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생활 방역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유흥업소에서의 감염 확산 가능성은 이미 방역 당국에서도 제기됐던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몇몇 지자체에서 내린 집합 금지명령을 더 확대해야 합니다. 유흥업소를 비롯해 마스크 착용이 사실상 지켜지기 어려운 모든 시설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집합 금지를 실시해야 합니다. 또 이런 가운데 지금 모레 13일에 고3 등교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뒤이어서 일주일 간격으로 다른 학년들도 등교합니다. 정의당은 연휴에 잠복기 2주일이 끝나지 않은 시점에 등교 일정을 잡은 것은 입시가 방역을 이긴 결정일 수 있다는 우려를 해왔습니다. 지금 연휴 기간의 일로 집단 감염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당국은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등교 일정과 수업 방식을 신중하게 재검토할 것을 요청드립니다.
현재 지자체별로 발표하고 있는 확진자 동선 공개 방식은 개인정보 보호와 방역의 효율성을 조율해서 전국적인 기준으로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생활 방역의 틀 안에서 최대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이번 신규 감염 사태를 조기에 진정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방역 단계의 제고까지 나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이 진정세를 보이던 와중에 다시 신규 감염이 급증해서 국민들도 허탈감이 클 것입니다. 코로나19 종식은 방역 당국의 헌신과 국민 여러분의 절제와 인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유념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정의당도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전국민 고용보험제 관련 )
어제 문재인 대통령께서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의 기초를 놓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세계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 보편복지 도입이 시작된 것처럼, 오늘날 코로나19로 인한 대규모 실업과 소득 상실을 겪으면서 이제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도입은 절박한 시대적 과제가 되었음을 확인한 것입니다. 대통령의 선언을 환영합니다만, 문제는 ‘어떻게’입니다. 전 국민 고용보험제 도입의 중요성과 절박성을 고려할 때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 것인가가 핵심 논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는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고 하면서도, 영세 자영업자들의 고용보험 적용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자영업자를 포함하는 전 국민 고용보험제 추진은 어렵다던 여당 내부의 결론과 맞닿아 있습니다. 지금 정부와 여당이 말하는 단계적인 방식이라고 하는 것은, 정부 재정 부담이 크게 요구되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뒤로 미루고,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경우는 산재보험 확대 방식처럼 직종별로 단계적으로 가입을 확대시키겠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이렇게 소극적인 방식은 사실상 1200만 명에 달하는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인 시민들을 상당 기간 방치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우리 고용보험 제도의 사각지대가 취업자의 절반 가까이에 이르고, 고용과 소득이 모두 불안정한 저소득층일수록 고용보험에서조차 배제된 현실을 감안할 때 이런 단계적 접근은 매우 안이하기 그지없는 대책입니다. 지금 고용보험제도의 핵심 문제는 잘 알려진 것처럼 제도적으로조차 배제되어 있는 특수고용노동자와 자영업자 문제입니다. 특수고용노동자는 고용관계가 특정되어야 하고, 자영업자의 경우 정부가 사용자의 역할을 대신하는 책임을 감당해야만 실업 안전망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현재의 임금 기반 구조의 현 고용보험제의 틀을 그대로 유지한 채 단계적으로 대상을 확대해나가는 방식으로는 고용보험제도의 사각지대를 온전하게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미 학계에서도 노동의 형태와 무관하게 국세청 신고 소득에 따라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의 고용보험 구조 전환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임금이 아닌 소득을 기반으로 하는 전환 등 고용보험의 틀 자체를 전면 재구성하는 전격적인 방식을 택할 때만이 진정으로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대통령께서도 당부하셨지만 국민취업제도 법안은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돼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현재 발의되어 있는 법안은 까다로운 자격조건에다가 50만원씩 6개월 이내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이 정도 안으로는 고용보험 바깥의 실업자들에게 충분한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 청년 구직자나 초단기 시간 노동자 등 이 제도의 당사자들이 밀려나지 않도록 지원의 자격요건은 완화하고, 금액은 적어도 실업 급여의 절반 수준으로 강화되어야 하며, 수급기간도 6개월이 아니라 1년 정도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정의당의 입장입니다.
대통령의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 선언은 앞으로 반복될 재난위기 대응과 고용구조의 근본적 변화를 야기할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비책으로, 실제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동안 시급하고 중요한 사회경제적 이슈를 제기하는 데만 급급하고 결국 용두사미 되었던 여당의 행태가 또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확고한 정책의지 없이 정부여당 내에서조차 엇박자를 반복하다가 결국 을과 을의 싸움으로 훼손돼버린 소득주도성장 실패의 교훈을 정부여당이 잘 새겨주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도입은 현행 고용보험제도의 부분적 손질, 단계적 확대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임금이 아닌 소득을 기반으로 제도의 틀을 전격 재구성하는 적극적 방식으로만 진짜 전 국민 고용보험제 도입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 드리면서 여당이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실현에 앞장서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정의당이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것입니다.
■ 박원석 정책위원회 의장
( 집단감염과 등교수업 관련 )
만약을 대비하여 등교수업 플랜B를 준비하기 바랍니다.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확진자는 50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방문자는 5천명이라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모레 13일에 고3 등교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뒤이어 일주일 간격으로 다른 학년들도 등교합니다. 교육당국에 묻겠습니다. 학교에 가도 됩니까? 집단감염으로 환자 늘어나고 있는데, 등교해도 되는지 우려의 목소리 있습니다.
우리 당은 교육부의 등교 결정에서 염려되는 점 있다고 밝혀왔습니다. 정부는 연휴의 잠복기 2주일이 끝나지 않았는데 고3 학생들을 등교시킵니다. 입시 때문이라고 합니다. 자칫 ‘입시가 방역을 이긴 결정’일 수 있습니다.
등교수업에 대한 교육부 설문조사를 보면, ‘생활방역 전환하고 2주일 후부터’ 하자는 교원은 30.7%였습니다. ‘3주일 후부터’는 14.2%, ‘한 달 이상 지켜본 후 결정’은 28.8%였습니다. 총 73.7%의 교원이 최소 2주일 지나 등교시키자고 했습니다. 학부모는 59.2%였습니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입시 급하다고 ‘잠복기 중이지만 고3 등교’를 결정했습니다. 안전이 최우선인데, 입시를 택했습니다.
염려하던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연휴 기간의 일로 집단감염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교육당국은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학생 안전에 만전을 기하기 바랍니다. 만약을 대비하여 등교수업 플랜 B까지 준비하십시오. 조속한 시간 내에 등교수업을 예정대로 할 것인지, 다르게 할 것인지 발표하십시오. 과밀학급 대책도 내놓으십시오. 교육부 장관과 교육감들은 당분간 다른 일정을 잡지 말고, 여기에만 매진하시길 당부합니다.
■ 조혜민 여성본부장
( 텔레그램 N번방 개설자 갓갓 체포 관련 )
‘텔레그램 N번방’을 처음 만든 인물로 알려진 ‘갓갓’이란 닉네임의 운영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지난 9일, A씨는 다수 여성의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배포한 혐의 등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으며 수사 과정에서 본인이 갓갓이라는 자백을 받고 긴급체포했습니다.
갓갓에 대한 강력한 수사를 촉구합니다. 또한 처벌할 수 있는 최대한의 형량을 구형하고 선고하길 바랍니다. 수사가 이어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성착취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상에서 성차별적인 상황에 노출되어 있는 여성들은 신고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 낙담하고 있습니다.
갓갓에 대한 책임 있는 수사로 성범죄가 만연한 작금의 현실을 만들어낸 무거운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발판이 되길 바랍니다. 정의당 역시 좌시하지 않겠습니다.
2020년 5월 11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