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부터 진보정당을 지지해왔습니다. 백분토론에서 노회찬 당시 민노당 사무총장님을 보고 관심을 갖기시작했죠. 그후 통진당 사태와 정의당 결성에 이르기까지 오랜시간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정의당을 지지해왔습니다. 이번에도 비례위성정당 사태를 지켜보며 당연히 정의당을 지지할 생각이었습니다. 지역구는 아무도 지지하지 않을생각입니다. 우리지역 민주당 후보가 별로거든요. 그런데 정말 아무리 찍고싶어도 도저히 찍을 수가 없습니다. 정의당을요. 현재까지 저는 무당층입니다. 왠줄아십니까? 당신네 일부 비례대표들 때문입니다.
저는 여기와서 매우 극단적으로 조국 옹호하거나 반페미구호 외치고 이자스민후보님 욕하는 쓰레기들은 대깨문=일베충이라 생각합니다. 애초에 그런인간들은 정의당을 찍지도 않습니다. 오늘도 강남에서 고공농성중인 노동자를 격려하는 심대표님 모습보며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런데요...
도저히 정의당 못찍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대학시절 등록금, 월세, 용돈에 허리가 휘어 한가롭게 게임을 즐길 새도 없었습니다. 게임을 좋아하지만 취업준비때문에 일부러 끊었죠. 장학금을 위해 수업끝나면 공강시간 복습하고 과제했지 여러분네 비례1번님처럼 pc방으로 달려가는건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지방잡대출신이거든요. 비례1번님 해명글 쭉 봤습니다. 이해합니다. 서울 명문대 출신에 유명게임 bj출신, 20대 해고노동자. 그리고 올해나이 29세... 그런데요, 저분 아직 20대잖아요. 자녀부양해야하는 3~40대 해직노동자와 비교했을때 그 타이틀이 지니는 무게가 같다고 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명문대출신이라 우리같은 지잡대출신보다 사회적 기회도 훨씬 많잖아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리게임이나 방플같은 반칙행위들에 분노합니다. 저처럼 게임을 안하는 사람들은 저런 비례1번님의 짧은 이력에 도저히 공감을 할 수가 없는것입니다. 노조결성, 해직으로 인한 피눈물을 저분이 얼마나 흘렸을까요. 대학수업 끝나자마자 pc방으로 달려갔던 저분이 학벌과 인맥없이 스스로 치열하게 일어서야하는 대다수의 청년들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요.
정의당의 주요 지지층은 바로 20~40대 젊은 흙수저, 약자에게 공감하는 진보적 시민들입니다. 비례투표 19등한 분이 순식간에 1등으로 올라서는걸 아는 사람들이 과연 표를 줄수있을까요? 청년정치인이 필요하면 당원들의 필요에따라 선택하도록 하면 되는것이지 이런식으로 인위적으로 올려놓으면 특정집단이 얼마든지 순위를 좌우할수있는지는 통진당사태때 뼈저리게 겪지않으셨습니까? 얼마나 오만하면 당지도부는 끝까지 버티는겁니까?
게다가 정의당을 지지할 수 있는 사람들은 조국사태에 대해 정의당의 스탠스가 크게 문제있다 여기지 않습니다. 그분들 지금 다 열린민주당 찍는다고하네요. 그래서 비례2번님의 그런 협소한 정치력과 안목에 동의할수 없는겁니다. 조국이 싫든좋든간에요.
너무 안타깝습니다. 박창진, 이자스민, 한창민, 양경규님같은분들이 속절없이 스러질까봐. 당지지율이 엉망이니 지역구에서 충분히 승산있는 심상정, 김종대, 이정미, 윤소하, 추혜선의원도 전멸하게 생겼습니다. 이분들 정당지지율 15%만 넘어도 충분히 자력당선 가능할거라 보거든요.
저까짓 흙수저 직장인이 높으신 지도부에 의견전달할 가능성이 그나마 있는 방법이 이거다 싶어 일부러 회원가입하고 글 남깁니다. 장애있는분들 대변하는건 장애가 없는 장혜영님 아니어도 정의당의 모든후보들이 그리하실거구요, 청년대변은 비례1번님같은분이 안하셔도 됩니다.
부디 비례1,2번 아니 최소한 1번이라도 교체하시고 대국민 사과하고 다시 시작해주시길 바랍니다.
(ps. 청년정치인이 필요하시면요, 24시간 운영하는 지방대학의 어느 자습실을 밤 12시에 찾아가보세요. 새벽 3시에 택배알바를 하는 젊은 쿠팡맨을 찾아가세요. 치열한 삶의 현장, 청년의 열정과 두려움, 좌절이 거기 꽃피고있으니까요. 그게 더 정의당 다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