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이번에도 그들이다. 정체성에 맞지 않는 이름을 붙여가며 철 지나면 또 다른 이름으로 변장하는 저 적을 그들 본연의 모습에 알맞게 부패매국당이라고 부르겠다.
다가오는 전쟁은 많은 사람들의 예상으로 보나 치밀한 계산으로 따져 보나 패색이 완연하다. 이러한 형국에 정의당은 명분과 신사도를 앞세우고 있다.
원칙과 도리를 지키는 것은 앞으로 누구든 그것을 깨뜨리지 않게 하는 데 의미가 있다. 합의와 다수결을 원리로 하는 입법의 결과가 자기들의 뜻과 다르므로 지키지 않겠다는 부패매국당과의 싸움에서 원칙과 도리만을 고수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없다. 국민 개개인도 마음에 들지 않는 법은 안 지켜도 되는 것인가? 게다가 저들의 행태를 용인하는 선관위는 역시나 예전의 모습 대로 힘 있는 자의 눈치나 보는 버러지들이다. 부패매국당을 처절하게 분쇄하는 것이 최대, 최고의 정의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정의당이 지켜야 할 정의는 무엇인가. 선전포고도 없이 침략해와서 약탈과 살육을 일삼는 부패매국당 왜구들과의 싸움에서 눈에 훤히 보이는 뻔한 전술로 맞설 것인가? 강 건너편에 도착한 구원군은 공언한 바와 달리 정도를 지키지 않고 계략을 써가며 당도했으니 외면하고 그들이 건너올 다리를 끊어버릴 것인가? 점령당한 성 안에서, 신사적으로 싸운 상대에게 존중은커녕 비웃음만 날릴 적들의 발길에 채이는 해골 바가지로 남으려는가?
겁탈당한 부녀자와 골이 으스러진 아군들의 시체 위에서 찬란하게 빛날지어다, 당신들의 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