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진 후보께서 저와 있었던 토론에 대해 유감 의견을 남겨주셨네요. 저는 그 토론이 우리 두 후보에게도, 그리고 그 자리에 있었던 배심원단에게도, 또 토론을 시청한 모든 분께도 긍정적인 토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양 후보님께서 유감이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잘 납득이 되지는 않습니다. 아마 시간이 부족했기에 하실 말씀을 다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궁금하신 당원 및 시민선거인단 분들께서는 유튜브 '정말NEWS'에 올라와 있는 2차 정책검증토론회 2조 토론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먼저, 수도권에 있는 후보라고 해서 지방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단정하시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는 이번 선거에서 양은진 후보님을 제외하고는 거의 유일하게 지방분권에 관심을 가지고 정책을 발표한 후보로 압니다. 이번 토론도 마찬가지이고, 저는 페이스북 등에 제 정견발표를 하면서 소위 ‘권역대도시권을 중심으로 한 지역발전전략’이 지방균형발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선택이라는 점 등을 말했습니다. 더 나아가 그것만으로도 부족하니 대한민국의 지리 중심인 세종-대전으로 수도를 이전하는 것이 ‘권역대도시권을 중심으로 한 국토 균형발전’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될 때, 부산-울산-창원 라인의 동남대도시권역과 광주 중심의 서남대도시권역, 대구를 중심으로 하는 대구경북대도시권역도 모두 발전할 수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강원과 제주는 특별권역으로 발전전략을 짜고 지원해야 함을 모든 균형발전론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고, 저도 동의합니다.
토론에서 저는 “양은진 후보님이 재정분권을 강조하셨는데, 그 핵심방안으로 지방세를 늘려야 한다는 것인지, 즉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 조정‘을 말씀하시는 것인지”와 “지자체에 돈은 있는데 자치권이 없다는 말씀이신지”를 물었습니다. 저는 재정분권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정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지자체에 무슨 지방분권이 가능하겠습니까. 그건 당연하다고 전제하는 것이고요. 그러나, 재정분권이 필요하다면서 강조하시는 게,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현재 대략 8:2에서 7:3이나 6:4로 지방세 비율을 늘려가는 것을 생각하시느냐고 여쭤본 것입니다.
실제로 양 후보님은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 조정, 지방재정조정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시간이 부족하여 지방재정조정제도는 다루지 못했으나, 저는 양 후보님 말씀대로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을 현재의 대략 8:2 구조에서 7:3이나 6:4로 조정하면 의도치 않게 그 가장 큰 수혜자는 서울-수도권이라는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왜냐하면 지방세의 핵심구성 항목이 바로 취득세, 재산세, 지방소비세, 지방소득세인데 이것이 가장 큰 규모로 걷히는 것이 서울-수도권이기 때문이지요. 만약 지방소비세, 지방소득세 비율을 더 늘리게 되면 국세로 걷히는 부분이 적어지고, 서울-수도권은 훨씬 더 막대한 세원을 확보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내국세의 약 20%를 열악한 지방에 대폭 교부하여 그나마 지방재정이 유지돼 온 것인데 국세 비율이 적어지게 되면 이러한 조정여력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그렇게 교부세를 통해 각 지역의 격차를 줄인 결과가 아래 예시에 나오는 ‘2020년 각 지자체별 인구와 예산규모’입니다.
‘서울 동작구 40만명. 6400억원 / 전북 진안군 2만 3천명. 4300억원 / 정선군 3만 7천명. 4500억/ 울진군 4만 9천명. 6200억원 / 제천시 13만 5천명. 8200억원 / 해남군 7만 1천명. 7390억원’
위에서 보시다시피 현재의 지자체에 인구 대비 예산이 적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저는 위와 같이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에 많은 재원이 배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지방이 활성화되지 않는가를 면밀히 분석해야 하고, 그 결과로 ‘권역대도시권을 통한 지역균형발전’ 전략, 그리고 그에 따르는 행정구역 개편이 전제되어야 위와 같이 지방에 교부되는 재원이 그 진가를 발휘한다고 본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보다 지방자치 수준이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는 OECD 많은 국가들이 그 나라의 전체 조세에서 국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국세 비중이 대체로 76%인데, 영국은 94%, 노르웨이 86%, 뉴질랜드 93%, 네덜란드 94%이며, 덴마크가 우리와 비슷한 75%입니다. 우리보다 국세 비중이 낮은 나라들은 대부분 연방제에서 출발한 나라들로 캐나다, 독일, 스위스, 미국 등입니다.
여하튼 양은진 후보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저와 양 후보님이 강조한 핀트가 좀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부족해서 저도 좀 아쉬웠습니다. 저는 그 토론을 통해서 양 후보님의 전문성을 보았고, 그 토론이 우리가 속해 있던 2조 토론에서 가장 치열하면서도 의미 있는 토론이었다고 자부하는 입장입니다. 지방균형발전이라는 대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다음에 같이 머리를 맞댈 기회가 있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