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심상정 대표·윤소하 원내대표 외, 제 60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
일시: 2020년 2월 10일 오전 9시 30분
장소: 국회 본청 223호
■ 심상정 대표
(삼성 공소장 비공개 관련)
법무부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공소장을 비공개한 데 이어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의혹' 공소장도 비공개하겠다고 했습니다. 법무부의 이런 방침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고, 권력과 재벌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는 국민적 의심을 키우는 일입니다. 특히 법률에 근거한 국회의 요청을 법무부 훈령으로 거부하는 것은 체계상으로도 맞지 않는 일입니다. 법무부가 이런 월권을 행사하는 것이 시대적 소명인 검찰개혁의 정당성을 흠집내는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저항이 많은 개혁일수록 법과 원칙을 철저히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무부는 독단적 비공개 방침을 철회하기 바랍니다.
특히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의혹' 사건을 비공개하는 것은 권력형 재벌비리를 옹호하는 행위에 다름 아닙니다. 이 사건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를 위해 국민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을 동원하고 분식회계를 저지르고 공장 바닥을 뜯어 증거를 은폐했던 희대의 정경유착 범죄입니다. 이 사건은 국민과 국회가 수사결과를 제대로 들여다봐야 합니다. 엄정하게 단죄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정치사회적 노력을 절충해서 건전한 자본시장 발전과 재벌개혁의 이정표로 삼아야 할 사건입니다. 저는 2016년 국정감사를 통해서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사건의 전면적 수사를 처음 촉구한 사람으로서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 사건이 기소되는 즉시 공소장 제출을 요청할 생각입니다.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만든 공소장 공개제도는 수사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도입한 것입니다. 형사재판의 시작을 알리는 ‘제1의 증거’인 공소장의 공개는 법무부가 공소장 비공개의 근거규정으로 든 법무부 훈령상의 인권침해나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미국은 국가안보와 관련이 있는 사건이 아닌 한 국회가 요청하지 않아도 기소와 함께 법무부 홈페이지에 공소장을 공개해서 국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불필요한 오해를 키우는 공소장 비공개 방침을 철회하고 국회의 공개 요청에 성실히 응하기 바랍니다.
(전국위 결정사항 관련)
정의당은 어제 전국위원회에서 총선방침을 마무리했습니다. 지난 전국위원회 때 청년정치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당사자정치의 원칙을 실현하는 청년, 장애인, 농어민 전략명부를 확정한 바 있습니다. 어제 전국위원회에서는 시민사회와의 선거연대를 위해 배복주 장애여성공감 대표와 조성실 정치하는 엄마들 전 대표에게 피선거권을 부여하고 농어민 전략명부를 당선가능권인 13번 또는 14번에 배정했으며 장애 여성 후보들의 경선 비용 및 기탁금 일체를 면제하기로 추가 결정했습니다.
총선방침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정의당의 훌륭한 비례대표 후보들이 3월 6일까지 경선에 돌입하게 됩니다. 2월20일까지 후보등록이 확정되면 시민배심원단의 철저한 사전 검증절차를 거치고 당원과 시민선거인단의 선택을 받기 위한 아름다운 무지개 경선이 펼쳐질 것입니다. 이를 통해 정의당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낡은 정치의 세대교체를 주도하며 불평등과 기후위기 극복을 책임지는 유능한 정책정당의 면모를 국민들께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번 총선은 여당, 야당만을 심판하는 선거가 아니라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면서도 극단적인 불평등을 만든 낡은 정치 세력을 심판하는 선거입니다. 정쟁으로 날을 새는 대결정치가 아니라 민생을 살리기 위한 협력정치를 선택하는 선거입니다. 불평등과 기후위기를 해결할 미래 세력을 선택하는 선거입니다.
저와 정의당은 ‘오로지 민생’을 기조로 지역과 현장 간담회를 연이어 계속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정쟁으로 얼룩진, 미세먼지 자욱한 여의도 정치를 벗어나서 국민들의 삶의 현장 속으로 달려가 신종코로나 사건 등으로 인한 민생 위기 대책을 깊이 있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수요일에는 그 동안 미뤄뒀던 그린 뉴딜 경제비전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정의당은 불평등과 차별을 넘고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힘차게 열어가겠습니다.
■ 윤소하 원내대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영세상인 대책 촉구 관련)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중 일부는 다행스럽게도 퇴원을 하고 있지만 또 다시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한시도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국민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한편 돌아볼 것이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길어지면서 중소상공인등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당장 정부는 약 2조원 규모의 추가적인 정책금융을 공급하고, 기존 대출과 보증의 만기를 연장한다고 발표했고, 각 지자체도 앞 다퉈 지역사랑 상품권 할인율 확대나 피해자 긴급자금 대출 등의 정책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상인들의 어려움은 절망적이라고까지 말하고 있습니다.
대다수 영세 상가에서 이미 매출액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데다 이번 사태가 최소 3월까지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좀처럼 경기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때입니다. 영세 상인들에 대한 긴급 운영-생계 자금 지원을 최대한 확대하고 소비 촉진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남 목포의 경우 안강망 어선들이 중국인 노동자를 구하지 못해 조업을 포기하고 출어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춘절에 중국으로 간 중국인 노동자들이 제 때에 귀국하지 못하면서, 일손이 필요한 농어촌에 피해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 피해는 제대로 확인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또 하나 이 과정에서 경제적 피해를 입는 국민들의 삶을 세세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특히 영세 상인들과 농어민들이 입는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정부의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합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어린이 돌봄 대책 촉구 관련)
교육부에 따르면 7일 현재, 개학연기나 휴업에 들어간 교육기관이 유치원 459곳, 초등학교 106곳 등 무려 647곳에 이르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고,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휴업이나 개학연기는 불가피한 결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우리 아이들의 돌봄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유치원과 학교가 휴원과 휴교를 하게 되면, 직장인의 경우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행법은 노동자가 입원 또는 격리되는 경우 사업주로 하여금 노동자 본인에게 유급휴가를 줄 수 있도록 하고, 유급휴가를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의 자녀가 감염되거나 노동자가 자녀를 보살펴야 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원조치가 없습니다.
저는 지난 2016년 11월, 12세 이하의 아동이 감염되거나 감염이 의심되거나 감염될 우려가 있어 등교 중지 또는 격리된 경우에도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유급휴가를 줄 수 있도록 하는 ‘감염 예방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2월 국회가 곧 시작됩니다. 시급히 열어야 합니다. 정의당은 이번 국회에서 검역 체계 전반을 개편하는 검역법 개정안과 함께, 우리 아이들의 돌봄을 위한 감염 예방법 개정안도 반드시 통과시켜 아이들과 직장인 부모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 추혜선 민생본부장
(심재철 의원의 유권자 무시 발언 관련)
“선거에서 눈물만큼 효과적인 게 없다. 불쌍해 보이면 표를 준다. 제가 초선할 때, 선거 마지막 날 차타고 돌아다니면서 징징 울었다. 그래가지고 됐다.”
이 말은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월 31일 열린 ‘자유한국당 광역·기초의원 워크숍’에서 총선 필승전략이라며 내놓은 ‘팁’입니다. 철저한 유권자 무시였습니다.
절망을 넘어 분노를 느낍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유권자들을 만나 인사를 건네며 속으로는 ‘내가 불쌍한 척 연기하면 표를 주는 우매한 존재’라고 생각하며 비웃고 있었던 것입니까? 심재철 원내대표를 5선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준 안양 동안을 지역의 유권자들을 얼마나 무시해야 이런 발언을 당당하게 떠벌릴 수 있는 것입니까?
심재철 원내대표는 “매번 눈물을 흘릴 수 없으니 죽는 소리를 하는 수밖에 없다”며 “이번에 개헌저지선을 지켜주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망한다, 사회주의로 넘어간다, 김정은에게 넘어간다” 등의 말을 하라고도 했습니다.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비전이 아니라 분열과 공포를 조장하며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만 혈안인 제1야당의 실체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발언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유권자를 무시하고 권력을 위한 수단으로 보는 정치인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습니다. 국민 앞에 겸허하게 나서지 않는 정치인과 그런 정치인들이 모인 정당은 21대 국회에는 존재해선 안 됩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지금 당장 안양 동안을 지역의 유권자들과 국민에게 사과하십시오. 그리고 총선 불출마를 포함해 모든 기득권을 즉각 내려놓길 촉구합니다.
(故 이재학 PD 사망 관련)
또 한 명의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가 스러졌습니다. 故 이재학 PD는 CJB청주방송에서 14년간 임금 인상도 없이 일했습니다. 그러다 딱 한 번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회사에서 쫓겨나고,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패소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선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함께 응원의 말씀을 드립니다.
절망스럽습니다. ‘사회정의’를 말하는 많은 언론사가 정작 내부의 ‘기울어진 운동장’은 방치한 것이 이런 비극을 낳았습니다.
故 이재학 PD가 해고되기 전 CJB청주방송이 받은 노무컨설팅에서 고인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방송사가 이를 묵살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과정에서 법원에 진술서를 제출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재판 출석을 막으려 회사 측이 부당한 압력이 가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CJB청주방송은 이에 대해 진실을 밝히고 문제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고용노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도 나서야 합니다. CJB청주방송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CJB청주방송의 비정규직 인력사용 실태와 프로그램 공급 과정 전반을 점검해 그 결과를 재허가에 반영해야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게 없다. 모두 알고 있지 않을까? 억울하다.” 故 이재학 PD가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말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카메라 뒤에서 묵묵히 일해 온 방송 노동자들이 권리를 찾기 위한 노력마저 배신당하는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합니다. 유사·동일업무에 대한 차별금지와 동일임금 지급 원칙을 제대로 실현하고, 노동권이 보장되는 방송 제작 현장을 만들기 위해 저와 정의당이 앞장서겠습니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김영훈 노동본부장
(한국마사회 관련)
한국마사회의 부정경마 의혹과 다단계 착취구조를 폭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문중원 기수 장례가 74일째 치러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한국마사회는 이 비극적 상황을 외면하고, 이제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위험까지 눈감은 채 매주 경마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전 국민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사투를 벌이는데, 마사회는 죽음의 베팅을 멈출 생각이 없습니다. 마사회는 열감지장치 설치, 마스크 지급 등 대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잇따릅니다. 심지어 전국 화상경마장은 아예 ‘무대책’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돈벌이에만 급급한 한국마사회를 더 이상 공기업으로 인정해야 하는지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문체부와 농림부 등 공기업 감시감독기관은 오히려 “그러면 전국 모든 축제를 취소하라는 거냐”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하니 한심할 따름입니다.
한국마사회가 롤모델로 삼는 '선진경마' 홍콩마사회는 현재 101곳에 이르는 마권판매소를 잠정 운영 중단하는 등 코로나바이러스 확산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동일한 이유로 7명의 노동자가 목숨 끊도록 방치하고, 이윤과 실리만 좇아 국민 건강은 내팽개치는 한국마사회는 코로나바이러스 만큼 위험한 존재입니다. 정부는 매주 수만 명이 모이는 전국 화상경마장을 비롯한 경마공원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고 마사회 부정경마 의혹 등 진상조사와 책임자처벌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2020년 2월 10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