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박예휘 부대표, 성북 네 모녀 추모위원회 기자회견 발언
일시: 2019년 11월 21일 오전 11시
장소: 시민 분향소 (한성대 입구역 2번 출구) 분수마루
"우리 사회 모두가 연고자"
지난 2일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 자택에서 네 명의 식구가 돌아가신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우편함 속에서 발견되었다는 은행, 카드사 등으로부터의 각종 채무이행통지서, 월세 살이, 쥬얼리 노동자. 밝혀진 단편적인 사실들을 보며 감히, 내일을 꿈꿀 수 없게 만들었던 원인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았으리라고 짐작해봅니다.
소득이 적을 수록 주거비용을 포함한 생활필수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대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가계부채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생긴 것이겠습니까. 살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땀흘려 일만 해서는 도저히 삶을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빈곤을 보이지 않는 곳에 치워버렸습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가 있지만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해 심각한 복지 사각지대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빈곤실태조사가 이뤄진 2010년 기준으로 수급자수는 155만명이지만 117만명은 절대빈곤층임에도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지원대상에서 탈락했습니다.
빈곤은 빈곤을 겪고있는 사람들의 탓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사회가 책임져야 합니다.
현재까지 고인들의 장례를 치를 수 있는 연고자가 없어 공영장례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물론 제도적으론 무연고자가 맞습니다.
그러나 고인들이 유서와 함께 발견되기 전에 이 분들의 생활고와 생의 절박함을 먼저 발견하지 못한 우리 사회 모두가 이 가족의 연고자입니다.
잔혹한 사회가 하늘로 떠나보낸 고인들을 추모하며, 정의당은 지금도 어딘가에 칸칸이 숨겨지고 치워져버린 가난을 비추고 발견할 수 있도록, 부양의무제 폐지와 저소득층 건강보험료 부담 경감을 포함해 탄탄한 복지제도를 마련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 하겠습니다.
2019년 11월 21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