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정의당 농어민 위원회, WTO 개도국 지위 포기는 농업포기 선언이다
[논평] 정의당 농어민 위원회, WTO 개도국 지위 포기는 농업포기 선언이다

WTO 개도국 지위 포기는 농업포기 선언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우리나라의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발언했다. 이는 미국이 지난 7월 26일 한국 등을 거론하며, 90일을 시한으로 WTO가 개도국 지위에 대한 진전된 안을 내놓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개도국 대우를 중단하겠다고 압력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사실상 ‘개도국 지위 유지는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포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는 95년 UR(우루과이 라운드)를 통해 농업분야에서만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았다. 즉 개도국 지위 포기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농업계에 돌아간다. 쌀 등 민감품목, 특별품목 농산물의 관세 감축 폭 확대, 농업 소득 보조 역할을 해왔던 각종 보조금 축소로 이어진다. 특히 민감성 작물들은 생산기반 자체가 무너질 위기에 놓이게 된다. 통상 부처에서 언론을 통해 밝히기 전에, 농업계와 진지하게 이 문제를 상의하고 입장을 결정해야 하는 것이나, 그러한 진정성있는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주무 부처인 농식품부 또한 ‘당장은 피해가 없을 것이다’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지만, 국가의 기반인 농업정책이 당장의 피해만 계산하며 세울 수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장 내년에는 문제가 없으니 계속 안심하고 농사지어도 됩니다. 라고 할 것인가. 스스로 포기한 지위는 3년 후, 5년 후 농업협상에서 분명히 발목을 잡을 것이다. ‘쌀은 반드시 지키겠다. 공언하고 있지만, 다음 협상에서는 어려울 것이며, 무리하게 쌀을 지키려다가는 결국 대다수 다른 품목들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그때 가서는 선진국이 되려면 농업계의 양보는 불가피하다고 이야기 할 것인가?

농업은 나라의 근간이 되는 산업이며, 한번 무너지면 복구하기 힘든 산업이다. 세계 어디에도 농업을 포기하고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나라가 없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2019년 9월 20일
정의당 농어민위원회
(위원장 박웅두)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