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강민진 청년대변인, 생리공결제 이용현황 공개한 카이스트 총학, 생리공결제 확대돼야
학생들의 생리공결제 이용현황을 공개한 카이스트(KAIST) 학부 총학생회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총학이 공개한 자료는, 생리공결 1일 평균 신청 인원은 7.3명인데 연휴기간 전후에 최대 30회 및 월요일 최대 47회의 신청 건수가 있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또한 총학은 생리공결제의 오남용 경향이 유추된다고 주장하면서, 이러한 현상이 지속될 시 “필요한 학생들이 제도를 이용하는 데 제한받을 수 있다”고 생리공결제 폐지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사실상 공개된 통계만으로는 전체 비연휴기간에 비해 연휴기간 생리공결 신청 횟수가 증가했는지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또한 학생들의 신체와 관련한 정보를 학교에서 수집하고 이를 총학생회에 제공해 대중에 공개한 점도 인권침해 소지가 다분했다.
학내 생리공결제는 여성에게 특혜를 주는 제도가 아니다. 여성이 남성과 동등하게 학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신체적 특성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제도다. 월경으로 인한 고통은 사람에 따라 실신에 이를 정도로 극심한 경우도 있기에, 여성의 건강권을 위해 필수적인 제도이기도 하다. 값비싼 대학 수업을 빠지면 그만큼 개인이 감당해야할 몫이 큰데,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여학생들이 생리공결제를 사용하는 것은 그만큼 월경으로 인한 고통이 크기 때문이다. 여학생들의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생리공결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부추긴 카이스트 총학의 성인지감수성 수준이 개탄스럽다.
그러나 아직도 생리공결제가 없는 학교가 다수 있고, 제도가 있더라도 눈치가 보여 이용하기 어렵다는 학생들도 많다. 최근 한국외대 등은 생리공결제 오남용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학생들로 하여금 생리시작일을 전산 입력하도록 해 인권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생리공결제가 유명무실한 제도가 되지 않으려면, 이를 이용하는 학생들을 ‘오남용자’로 의심하고 낙인찍는 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 정부는 모든 초·중·고와 대학에서 생리공결제를 실시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여성의 월경과 건강권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2019년 9월 19일
정의당 청년대변인 강 민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