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퇴임 기자회견문 및 질의응답
일시: 2019년 7월 11일 오전 10시 30분
장소: 국회 본청 223호
■ 정의당 이정미 대표 퇴임 기자회견문
정의당 대표 이정미입니다.
이제 이틀 뒤에는 새로운 대표가 선출될 예정이고, 제 임기는 마무리 됩니다.
지난 2년 동안 지켜봐 주신 국민여러분과 각별히 저를 아끼고 응원해주신 기자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당원여러분께 마지막 인사를 드리고자 오늘 자리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정의당엔 이제 더 이상 선거 패배주의는 없습니다.
지난 2년을 회고해보면 언제나 그렇듯이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나눠드린 정의당 4기 활동기록에도 나와 있지만, 공동원내교섭단체 구성으로 국회 특수활동비를 폐지하고 진보정당 역사상 첫 상임위원장을 배출했던 일, 지방선거에서 10%가까운 득표를 하며 11개 지역에 광역의원을 배출한 일, 그리고 그 후 정당지지율 두 자리 수를 넘겼던 일,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단식농성을 시작으로 패스트트랙을 결국 성사시켰던 일, 각 정당의 모든 당대표들이 총력을 다 했던 창원성산 재보궐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던 일. 그 길목마다 당원들의 피땀 어린 노력과 국민들의 성원으로 정의당을 차곡차곡 성장시켜 왔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런 가운데 저는 변화된 정의당 내부를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 중에 가장 의미 있게 평가할 것이 있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찾아오던 정의당 내부의 패배주의가 상당부분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사실 창당 이후 고된 시간을 보내면서, ‘과연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나아질 수 있을까’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정의당의 생존이 달려있다’는 식의 예단이 많았고, 그런 패배의식은 대선을 성과 있게 치른 이후에도 계속됐었습니다. 제가 당대표가 되기 전 ‘다음 당 대표는 지방선거가 무덤이 될 것이다’는 말이 떠돌았었습니다. 굳이 그 짐을 져야할 필요는 없지 않냐는 조언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도전을 피하지 않았던 우리에게 이제 패배주의는 더 이상 정의당의 고민이 아니게 됐습니다. 아직도 부족하고 갈 길이 멀지만, 당과 당원들은 그 다음의 정의당, 또 그 다음의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고 준비하는 것에 훨씬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정치 안의 유리천장 ‘50대, 초선비례, 여성’
대한민국 여성 국회의원이라면 한국사회의 유리천장을 뚫고 나온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 번쩍번쩍한 금배지 안에서도 또 다른 유리천장은 늘 존재했습니다. 국회에서도 그랬고, 공직사회에서도 그랬고, 진보정당 내에서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어정쩡한 50대 초반의 나이, 초선에 그것도 비례대표면서 당대표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못내 불편해 하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또한, 여성은 ‘쎈언니’가 되지 않으면 여성국회의원일뿐 그냥 국회의원이 아니라는 현실과 마주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 정치안의 편견과 정면대결을 선택했습니다. 이후 정치를 도전하는 수많은 후배들에게 난관은 겪을 수 있지만 깰 수 없는 일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꼬박 2년, 그 도전을 단 하루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정치의 결과를 국민들에게 평가받는 것이지만, 저는 앞으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난 2년의 경험을 밑거름 삼아 청년정치인들을 돕고 그들과 함께할 생각입니다.
노회찬, 심상정을 이어가겠습니다.
권영길, 강기갑으로 대표되는 진보정치가 있었습니다. 그 이후 오랫동안, 그리고 지금도 노회찬, 심상정으로 대표되는 한국사회 진보정치가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 노회찬 대표가 황망히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노회찬이 없었으면 이 심상정도 없었습니다.’고 울먹이던 심상정 의원의 조사를 들으며, 늘 강한 것처럼 보였지만 이제 나 밖에 없다는 외로움과 서러움, 두려움이 그에게는 왜 없었겠나 생각했습니다.
저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정치인입니다. 어쩌면 홀연히 사라져갈 수밖에 없었던 진보정당의 비례대표 의원들과 아직까지는 같은 처지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심상정 곁에 이제 노회찬은 없지만, 그의 뒤에 이정미도 있고 이정미보다 더 훌륭하게 칼을 다듬어 온 저력 있는 당의 인재들이 든든히 버티고 있다는 것을. 5만 당원을 믿고 든든히 앞으로 걸어가자고."
정의당은 계속 성장하고 있습니다.
제 임기동안 저의 가장 든든한 선배정치인이었고, 대한민국 사회가 가장 절실히 필요로 했던 정치인, 노회찬 대표님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마주하고, 솔직히 많이 힘들고 외로웠습니다. 회의장을 들어서는 일도, 사진을 보는 일도, 당의 기쁨과 승리 앞에서도 그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이 제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그러나 저는 물론 정의당의 모든 당원들은 노회찬이 남겨준 6411의 정신, 그대로를 안고 앞으로의 길을 걸어 갈 것입니다. 내년 총선을 지나 정의당이 10살을 맞이하는 2022년,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라던 그 말씀 위에 당을 우뚝 세울 것입니다.
정의당이 다음 총선에서 제1야당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을 때, 여기 계신 기자분들은 물론 국민들도 손에 잡히는 현실로 생각하지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을 밀어내고 민주당과 정의당이 진짜경쟁을 하는 상상을 드렸을 때, 많은 공감을 해주셨습니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정치발전의 중심에는 정의당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자신감으로 당을 이끌어 왔습니다. 정의당은 성장판이 닫히지 않은 가능성의 정당입니다.
이제 평당원으로 돌아가 당의 계속 성장을 위해 뛰겠습니다.
어제 국회연설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반드시 2020년 원내교섭단체가 되어 돌아오겠습니다.
저 역시 당의 총선승리와 진보정치의 미래를 위해 지역에서 반드시 승리해 돌아오겠습니다. 그것이 당이 저에게 부여한 소임이자, 성취해야 할 다음 목표입니다.
그동안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신 국민여러분들과 기자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2019년 7월 11일
정의당 대표 이 정 미
■ 질의응답
-퇴임 후 당내에서 당직 맡아 활동할 계획인지?
=당 대표 아직 선출 되지 않았다. 당 구상은 새로운 차기 지도부가 할 것이다. 새로운 지도부 구상에 저는 적극적으로 정의당 국회의원으로, 열심히 일해 온 평당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협력하겠다.
-비교섭단체 연설에서 정개특위 관련
=어제 말씀드렸듯 정개특위를 제대로 굴려야, 정개특위 사개특위 공수처와 선거제개혁 두 가지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정개특위를 제대로 굴려나가지 못하면, 공수처도 선거제도 개혁도 다 잃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20대 국회는 철저한 빈손국회, 촛불개혁에 반하는 국회로 남게 될 것이다. 집권정당 입장에서 이 문제를 현명하게 판단하실 것을 오늘 다시 한 번 촉구드린다. 시간이 없다. 빨리 결정하셔야 한다. 연장한 지 며칠이 지났는데 아직 답을 안내놓고 있으면 어떡하나.
-인천 지역구 선거 준비는 잘 되어 가는지. 당선 가능성은?
=당선 가능성 100%로 보고 있다. 이 선거는 절대 제가 져서는 안 되는 선거다. 심상정, 노회찬으로 대표되어왔던 진보정치가 재선 국회의원을 반드시 만들어야 지속가능성, 확장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창원성산 선거를 이끌어 본 경험이 있다. 이 선거는 절대로 져서도 질 수도 없는 선거라는 각오를 가지고 뛰었고 그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와 같은 마음으로 인천 연수구 을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 꼭 승리의 기쁨을 안겨다 드리겠다.
-정의당 동시당직선거 진행 중, 당대표 선거보다 부대표 선거가 더 치열하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온다. 지금 상황 어떻게 보나.
=당직선거를 보며 우리 당이 한 뼘 더 성장했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창당 초기부터 지금까지 광역시도당 위원장들부터 시작해서, 당직을 맡아 당을 함께 이끌자고 사정을 하고, 사람들이 굉장히 받아들이기 힘들어할 때 결심하게 만들고 이런 과정들이 있었다. 이번에는 전국적인 광역시도당 위원장들부터 엄청난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그만큼 이 당에 대해 사람들이 가능성을 확신하게 되었다는 것이고, 이 당에서 훌륭한 정치인으로 역할을 한 번 해보겠다는 의지가 표출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의당의 훌륭한 정치인들이 발굴되기도 했고 검증되는 과정도 밟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다음 총선에서 훌륭한 도전자들, 출마자들을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보고 있다.
-‘금배지 안 유리천장’을 언급했는데, 2년간 대표 하시면서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사례가 있나. 작년 대표연설하며 김정은 위원장 국회연설 추진하자 제안했는데 아직 유효한 제안인가.
=아마 기자분들도 처음 이정미 당대표가 어떤 사람인가 보셨을 때 ‘이런 사람이 당대표가 됐어’이런 생각도 많이 하셨을 거 같다. 어떻게보면 2년을 꼬박 눈에 보이지 않는 편견을 뚫고 여기까지 왔던 것도 대한민국 정치사에 중요한 도전으로 평가받고 싶다는 말씀 드린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답방 시 국회 연설은 너무나 아직까지 유효한 제안이고, 어제 대표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문제라든가 그 외 여러 민생문제들을 말씀드리고 싶은 건 많았지만 제가 임기 말에 대한민국 정치에 꼭 던져야할 이야기들 중심으로 추리다보니까 그 부분은 빠졌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정말 이전에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지금 나아가고 있고, 그것을 단순히 행정부 뿐만 아니라 국회가 입법으로 든든히 뒷받침 해야 된다고 볼 때, 국무위원장 답방의 국회연설은 중요한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 2중대라는 프레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이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공동교섭단체 구성, 정계개편 과정에서 유야무야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되는지?
=저는 민주당 2중대라는 말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일각에서, 당 바깥에서 제기되는 이야기들이라고 생각을 하고, 그것이 아닌 것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줬던 것이 제 임기 동안 있었던 ‘데스노트’다. 무작정 민주당이 하는 일에 밀어주고 박수쳐주고, 제 머리 속에는 그런 기억이 하나도 없다.
모든 것을 꼼꼼히 살펴보고, 뜯어보고, 그것이 국민의 이익에 부합되는가 아닌가에 따라서 판단해 왔다. 그런데 이것이 지난 수십 년 동안 현재의 구도로 대한민국 정치가 형성이 돼 왔기 때문에 제 3당, 제4당이 어떤 입장을 내는가가 저 당에 가까우면 2중대, 다른 당에 가까우면 배신이고,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정말 옳지 않은 프레임이라고 본다.
이미 20대 국회가 국민들이 만들어준 다당제 국회다. 그래서 정의당은 이제까지 정의당의 길을 왔고, 민주당 2중대라는 프레임을 떨쳐내기 위한 2년이었다는 말씀도 함께 드린다.
그리고 공동교섭단체는, 20대 국회가 9개월 남았는데, 어제도 뉴스에 민주평화당 내부의 이야기들도 상당히 나왔고 바른미래당의 앞날에 대해서도 여러 변수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지금 조건에서는 민주평화당과의 공동교섭단체는 추진하기 어렵지 않을까, 더 중요한 것은 6석 정의당이라 할지라도 지금 정당 지지율로는 지난 2년 동안 제3당의 지위를 차지해왔고, 제3당의 지위에 걸맞는 우리의 목소리를 크게 내면서 20대 국회의 개혁을 성과 있게 마무리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생각한다. 다음 총선에는 반드시 공동교섭단체를 안 만들어도 독자적인 교섭단체로 우리의 몫을 제대로 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인천 연수구에서 당선이 되기 위해 민주당과 단일화 계획은 있는지?
=정의당의 이름으로 당선될 것이다.
2019년 7월 11일
정의당 대변인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