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방송작가 노동권보장을 위한 간담회 인사말
[보도자료] 이정미 대표, 방송작가 노동권보장을 위한 간담회 인사말

일시: 2019년 5월 30일 오후 3시
장소: 국회본청 223호 

오늘 정의당을 찾아주셔서 너무나 반갑습니다. 항상 일하는 현장에서 뵙다가 또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만났다는 것이 너무나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송사를 드나들 때 늘 뵙는 얼굴이지만, 오늘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밝고 당당한 모습을 보니 새로운 느낌입니다.
 
아시다시피 정의당과 방송작가유니온은 남다른 인연이 있습니다. 2년 전 고 노회찬 대표님이 수행 없이 홀몸으로 방송작가유니온 출범식에 참석해 축하해줬을 만큼 생전에 애틋하게 여겼던 노동조합이라는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인지 대표님 장례식에 방송작가님들께서 누구보다 많이 찾아주시고 조화를 보내주셨던 것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노회찬재단에서도 첫 후원금 지원 대상에 방송작가유니온을 포함시켰을 만큼, 양쪽이 누구보다 끈끈한 연을 이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특별한 인연 때문에라도, 정의당은 여러분의 노동권 확보에 강한 책임감을 갖고 있습니다. 

사실 작가들이야말로 프로그램 전반에 관여하면서 방송을 실질적으로 굴러가게 만드는 절대적 존재입니다. 차로 따지면 엔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유령 같은 존재에 머물러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일을 하다 보니 얼마나 고된 노동을 소화하는지 일반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프로그램이 잘 되면 공은 PD와 방송사 몫으로 돌려질 뿐입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업무량에 시달리지만 고용과 처우 역시 다른 방송계 직원들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특히 95% 수치에 달할 만큼 절대다수가 여성인 직업군이면서도 그에 합당한 법적 보호는 대단히 미비한 상황입니다. 본인이 원할 때 자유롭게 임신결정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설문에 '아니오'라고 답한 비율이 70%가 넘는다는 충격적 결과도 보았습니다. 셋 중 한 명(35%)은 ‘월 평균 4회 이상 밤을 샌다’고 답했습니다. 여초직업군이라 오래도록 법의 사각지대에 방치돼왔다고 봅니다. 

이번에 칸영화제 수상의 영광을 안은 영화 <기생충> 스탭이, 봉준호 감독과 표준근로계약서를 체결하고 작업을 진행했다는 점은 시사 하는 바가 큽니다. ‘인풋(Input)’이 좋아야 ‘아웃풋(output)’도 좋습니다.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직업일수록 안정적 업무환경이 중요합니다. 여러분의 업무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이름만 특수할 뿐, 전혀 특수하지 않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권 개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도 했습니다. 

방송작가유니온의 소중한 움직임이 문화부의 표준계약서 도입 권고로 이어졌습니다. 실천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부 현장에서는 3개월, 6개월짜리 방송작가를 양산하는 개악서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악용되지 못하도록 정책을 다듬고 문화부, 노동부, 방통위 등 관련부처의 전방위적 관리·감독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방송을 통해 공감을 불러오는 소중한 인재들이, 정작 자신의 고통에 숨죽여야 하는 부조리를 이제 끝내야 합니다. 정의당이 모자람 없도록, 여러분의 노동권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오늘 제 뼈를 때려주십시오. 열심히 듣고 실천으로 이어나가겠습니다.

2019년 5월 30일
정의당 대변인실 
참여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