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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육아하는 청년노동자가 신보라 청년의원께 드리는 편지, 고광용 연구위원
육아하는 청년노동자가 신보라 청년의원께 드리는 편지


고 광 용(정의정책연구소 연구위원)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님께!

신의원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신의원님과 비슷한 연배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연구원의 직업을 가진 ‘육아하는 청년노동자’입니다.

의원님께서 헌정 사상 처음으로 아이와 함께 국회 본회의장에 출석하시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사실 의원님의 의도가 무엇인지 짐작은 갑니다만,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신의원님이 본인의 아이를 데리고 국회 본회의장에 출석하는 것이 좋을 거 같습니다. 한국사회의 1명 미만의 극심한 저출산은 본인이 살아가든, 아이를 키우든, 아이가 커가는 과정에서도 국민들의 삶의 질이 별로 좋지 않다는 방증입니다. 한국사회가 주위에서 아이를 보고, 아이 울음소리를 듣기가 어려워져가는 가운데 국회 본회의장에 아이가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국회의원 중 혹시 계실지 모르는 고약한 할아버지 할머니도 아이 앞에서는 착해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더불어 보수적인 정치문화를 가진 국회가 조금이나마 여유를 갖고 웃음꽃도 피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째는, 아직 아이가 어리니 국회 본회의에 함께 출석하면서 직접 키우시다가, 좀 크면 국회에 어린이집이 3개나 있으니 그곳에 아이를 맡기고, 본인은 청년?여성(육아하는 청년노동자)들을 위한 국회의원 의정활동에 전념하시면 안 되겠습니까?
많은 부모들이 그러고 있습니다. 웬만해서 회사에 아이를 데리고 나와 일하기가 어렵습니다. 저의 경우는 10개월 정도를 키우다 어린이집에 보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일-가정 양립’은 ‘부모가 회사에 아이를 데리고 와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보육기관에 안심하고 맡기고 부모는 근무시간에 자기 일에 전념하는 것’입니다. 육아하는 청년노동자들은 출산휴가?육아휴직을 눈치 보지 않고 쓸 수 있는 사회분위기 조성, 회사의 직접 운영 혹은 회사인접에 경쟁과 오랜 대기 없는 보육시설이 잘 갖추어져 안심하고 근무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저는 직장어린이집이 없어서 집근처 국공립어린이집에 입소대기신청을 1년 반 전부터 걸어두었다가 경쟁이 심해서 결국 안 되고, 사립어린이집에 신청하여 6개월 만에 겨우 보냈습니다. 또한 보육을 위한 출퇴근 시간 조정 및 각종 탄력(유연)근무제[
근로자가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출퇴근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하여 근무하는 제도]를 모든 공공?민간 사업장에서 쓸 수 있었으면 합니다.

둘째는 평소 신의원님이 청년?여성문제, 출산보육 법안과 의정활동에 관심은 있었습니까?
신의원이 그러한 측면에서 의정활동을 활발히 활동하시는 것을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신의원님은 안희정 전 지사가 1심에서 무죄가 나오자 미투운동을 조롱한 바 있습니다. 사실상 주휴수당의 폐지, 탄력근로 기간 1년 확대, 최저임금 인상반대 및 각종 최저임금 개악(차등화, 산입범위 확대)와 같은 청년노동자들에 비수를 꽂는 내용의 법안 발의와 주장을 해오셨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신의원님이 아이를 국회 본회의장에 함께 출석하겠다는 말씀에 그 진정성이 의심되는 대목입니다. 자신과 같은 여성, 청년의 삶을 개선하는데 앞장서기는커녕 오히려 팍팍하게 만드는데 앞장서거나 일조를 해 오신 의원님이 내 아이는 소중해라고 하는 것은 아닌지, 혹시 금수저 만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려고 하시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럼에도 신의원님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고자 합니다. 아이가 아직 어리니 국회 본회의장에 아이를 데리고 와도 좋습니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으로서 육아휴직을 제대로 내기도 어려우니 좀 키우시다가 아이가 좀 크면, 국회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면서, 청년의 삶의 질 제고, 출산보육 관련 법안 및 정책 마련 및 의정활동에 더욱 집중해주시길 바랍니다. 보수정당의 청년비례의원인 줄은 알겠으나, 방법의 차이가 있지 청년문제와 출산보육지원에 관한 해법은 여야, 좌우가 따로 있겠습니까? 그것 말고도 할 일이 많습니다. 유치원?어린이집 지원 전달체계 효율화(유치원 3법 통과) 및 국공립 유치원?어린이집 확대, 아동?교육수당 확대, 청년수당과 청년주거 문제, 청년 일자리(취업?실업)문제, 비정규직의 고용안전성 제고 및 정규직 전환 문제, 등록금 및 학자금?생활비대출 문제, 입시위주 교육과 사교육비 문제 등입니다. 더욱더 이러한 측면에 의정활동의 초점을 맞춰서 역할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신보라 의원께서 극심한 불평등 해소와 국민 삶의 질 제고에 집중해주셔서 부디 아드님이 자라나고 또래들과 어울려 사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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